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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9회 아카데미 시상식] 스콜세지, 오스카상 숙원 풀다

'디파티드' 작품·감독·각색·편집상 '알짜배기 4관왕'<br>남녀주연상 포레스트 휘태커·헬렌 미렌<br>멕시코계 '판의 미로'선전 "개방 흐름 뚜렷"


보스톤 갱단을 배경으로 신분을 숨긴 채 살아가는 두 남자의 엇갈린 운명을 다룬 제79회 아카데미 작품상 수상작 ‘디파티드’의 한장면.


오스카상 시상식에서 거장 마틴 스콜세지의 손이 올랐다. 25일(현지시각) 미국 로스앤잴레스 코닥극장에서 열린 제 79회 아카데미 시장식에서 마틴 스콜세지 감독의 '디파티드(Departed)'가 작품상, 감독상, 각색상, 편집상 등 주요 4개 부분을 수상했다. 당초 멕시코계, 흑인계의 선전이 예상됐던 올해 시상식에선 멕시코계 기예르모 델 토로 감독이 만든 '판의 미로'가 선전했고 흑인계 배우들이 남우조연상과 여우조연상을 수상, 눈길을 끌었다. ◇마틴 스콜세지 작품, 감독 등 주요부문 수상= 5개 부문 후보에 오르며 다관왕 수상이 점쳐졌던 '디파티드'는 작품상, 감독상 등 알짜배기 상들을 대부분 가져갔다. '디파티드'는 유위강 감독의 2002년작 홍콩 영화 '무간도'의 할리우드 리메이크 영화. 단순한 리메이크에 그치지 않고 마틴 스콜세지만의 독특한 영상문법으로 영화를 완전히 새롭게 해석하며 평단의 높은 지지를 받았다. 한편 지난 2005년 '밀리언 달러 베이비'로 마틴 스콜세지 감독의 '애비에이터'와 맞대결, 작품상 및 감독상을 수상하며 스콜세지에게 좌절을 안긴바 있었던 클린트 이스트우드 감독은 '이오지마로부터 온 편지'로 음향효과상 1개 부분을 수상하는 데에 그쳤다. 또한 강력한 작품상 후보로 지목되던 알레한드로 곤잘레스 이냐리투 감독의 '바벨'도 작곡상 1개 부문만을 수상, 당초 기대에 못미쳤다. 남우주연상은 '라스트 킹'에서 우간다의 독재자 이디아민을 실감나게 연기한 흑인배우 포레스트 휘태커가 수상했으며, 여우 조연상 역시 뮤지컬영화 '드림걸즈'에서 뛰어난 노래실력과 함께 좋은 연기를 선보인 흑인여배우 제니퍼 허드슨이 선정됐다. 여우주연상은 '더 퀸'에서 다이애나 황태자비의 죽음을 통해 드러난 여왕의 고뇌를 훌륭하게 연기한 헬렌 미렌이 수상했고, 남우 조연상은 '미스 리틀 선샤인'에서 괴짜 할아버지 역할을 연기한 알란 아킨에게 돌아갔다. 저예산 영화 '미스 리틀 선샤인'은 남우 조연상 이외에도 각본상을 차지했고, 기예르모 델 토로 감독이 만든 '판의 미로:오필리아와 세개의 열쇠'는 미술상, 분장상, 촬영상 등 세 개 부분을 수상하며 영화의 미학적 완성도를 증명했다. 장편 애니메이션 부문에선 워너 브러더스 제작의 '해피 피트'가 수상하며 디즈니와 드림웍스가 양분해온 3D애니메이션 시장의 지각변동을 예고했다. ◇ 거장과의 화해, 다양한 인종에게의 개방 흐름 계속= 아카데미는 올해는 할리우드 최고 거장 마틴 스콜세지에게 주요상을 쓸어 담아주며 그의 오랜 불운에 마침표를 찍어 주었다. 그 동안 '성난 황소', '택시 드라이버', '갱스 오브 뉴욕'등 숱한 명작을 만들고도 유독 아카데미와 인연을 맺지 못하던 마틴 스콜세지 감독은 여섯번의 도전 끝에 마침내 아카데미상을 수상한 것. 지난해 아시아계 리안 감독이 만든 동성애 영화 '브로크백 마운틴'에게 감독상을 안겨줬던 아카데미는 다양한 인종으로의 개방 흐름을 올해도 이어가며 남우주연상과 여우 조연상을 흑인계 배우에게 안겨줬다. 이밖에도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일색이었던 기술 분야에서 멕시코계 영화 '판의 미로'에 상이 가는 등 변화의 조짐이 뚜렷했다. 이는 오랫동안 지나치게 보수적이라는 비판을 받아온 아카데미가 새 흐름을 타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또한 지난해 주요상 수상작인 '크래시'와 '브로크백 마운틴'에 이어 올해도 저예산 영화에 대한 관심이 이어지며 '미스 리틀 선샤인'에게 주요 상중 하나인 각본상과 남우조연상이 돌아간 것도 두드러진 특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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