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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금보험] 기고.. 예금보험제의 바람직한 방향

金大植(한양대 경영학부 교수)통합 예금보험공사가 출범한 지 1년이 됐다. 예금보험공사는 짧은 역사에도 불구하고 지난 1월말까지 94개의 부실 금융기관에 총 29조원에 달하는 자금을 공급했다. 예금공사는 전대미문의 금융기관 부실화와 퇴출 속에서도 예금자 신뢰를 유지함으로써 외환위기가 금융붕괴로 연결되는 것을 방지하는데 주된 역할을 했다. 예금보험제도는 개별 기관의 실패가 전체 산업에 영향없이 독립적인 사건으로 끝나게 함으로써 경쟁을 통한 효율성 제고와 산업의 안전성을 동시에 유지시키는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자율화가 진전되고 금융불안을 야기하는 요인이 많아질수록 그 기능의 중요성은 더욱 커질 것이다. 그러나 현재 우리나라 예금보험제도는 그 기능의 중요성에 비추어 볼 때 몇가지 한계를 보이고 있다. 향후의 시장경제 환경에서 본연의 기능을 좀더 충실히 수행하기 위해서 개선되어야 할 부분을 살펴보는 것이 필요하다. 첫째, 예금공사의 독자적인 의사결정 과정이 부족하다. 공사는 올해말까지만 봐도 50조원에 달할 보험기금의 조달과 관리를 책임지도 있으면서도 지금까지의 운영을 보면 제 목소리를 낸 적이 없이 재경부의 금고 역할에 그치고 있다. 우리는 한 기관의 독단적 결정에 따른 폐해가 얼마나 큰가를 오랫동안 보아왔다. 금융개혁법의 기본 취지인 금융 기능간의 견제와 균형을 위해서도 중립성 확보가 전제되어야 한다. 경제적 논리에 의한 기금의 안정적 관리가 향후 금융 안전성 유지에 중요한 만큼 예금공사는 다른 기관에 종속되지 않고 주어진 목적에 기초하여 다른 기관과의 이견을 조정해 나갈 수 있는 여건을 확보해야 한다. 둘째, 예금보험의 존재로 인한 부보기관의 도덕적 위험행위에 대처할 수 있어야 한다. 예금자의 금융기관 감시동기를 제거시키는 이 제도는 예금자 불안에 의한 외생위험을 없애는 대신, 금융기관 위험추구 동기를 부추겨 내생적 위험을 증가시킬 수 있다. 이를 위해 가장 중요한 요소는 건전 금융감독의 강화이다. 금융감독의 중요한 목적은 금융기관의 건전한 경영을 유도하여 부실을 예방하는 것이지만, 아직도 금융감독이 건전경영보다는 국가정책의 수행수단으로 인식되는 경우가 흔하다. 부분보험이나 변동요율제도 등을 우리시장에 맞게 도입해 적정 수준의 시장원리를 도입해야 한다. 셋째, 금융감독당국과 예금보험당국이 금융안정성 유지에 상호보완적인 역할을 수행하지만, 두 당국의 이해상충으로 인한 폐해를 줄이는 장치가 필요하다. 부실 기관이 초래한 손실의 국민부담 가능성과 규모는 부실 금융기관을 언제 영업정지시키느냐에 달려있지만, 영업정지 시점에 대해서는 감독당국과 보험당국이 서로 다른 동기를 가지고 있다. 감독당국은 정치적인 기준을 고려해야 할 뿐 아니라 부실기관의 발생 자체가 감독 불충분의 결과라고 평가받기 쉽기 때문에 문제의 노출을 지연시키려는 동기를 갖는다. 반면 보험당국은 부실기관 발생에 따른 손실을 극소화하는 것이 주된 평가기준이 되므로 가능한 한 조기조치를 취하려는 속성을 갖는다. 부실선언의 지연이 더 큰 손실로 연결되므로 국민부담을 최소화시키는 금융안정성 유지를 위해서는 감독당국보다는 보험당국이 영업정지결정의 주도권을 갖는 것이 타당하다. 넷째, 금융감독 및 예금보험 기능이 제대로 작동하는 전제는 대상기관에 과도한 부담을 주지 않으면서도 수시로 상황을 파악할 수 있고, 이에 따른 조치를 취할 수 있는 여건이 형성되어야 한다. 금융기관의 정보가 자동화되고 금융당국에 상시 제공되는 체제의 구축은 향후 환경에서 금융 안전성 유지에 필수적인 사회간접자본이며 이에 대한 투자가 필요하다. 이제부터라도 예금보험공사가 금융 안전성 유지에 주된 역할 담당자로서 자신을 인식하고 이에 따른 권한과 책임을 천명하면서 소신있는 목소리를 내야만 우리의 금융발전에 큰 기여를 할 것이다. 예금보험공사의 역할에 거는 기대가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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