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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 닭고기 팔았는데 이번같은 불황은 처음”
입력2004-01-29 00:00:00
수정
2004.01.29 00:00:00
이재철 기자
광우병과 조류독감 파동이 길어지면서 육류를 취급하는 재래시장과 음식점이 극심한 불경기에 시달리는 등 육류유통망이 큰 위기를 맞고 있다.
◇닭고기 매출 80% 이상 급감= 서울 구로구 구로시장에서 닭고기를 도산매로 판매하는 이모(45)씨는 “20년 동안 닭고기 판매를 했는데 이런 불황은 처음 겪는다”고 한숨지었다. 하루 평균 200kg의 닭을 판매했던 이씨의 가게 매출은 조류독감 파동 후 90% 가까이 줄어 최근에는 30kg 정도가 고작이다. K정육점의 김모(29)씨는 “언론이 조류독감을 연일 확대보도하며 전염의 위험성을 알리고 있는 상태에서 사람들이 겁나서 오겠느냐”며 “하루 평균 20여마리 정도 닭을 팔았는데 어제는 겨우 딱 1마리 팔았다”고 언론에 분통을 터뜨리기도 했다.
◇마장동 우시장도 썰렁한 분위기= 1,000여개의 한우, 수입쇠고기 도매상이 몰려 있는 서울 성동구 마장동 축산물 시장. 서울 시내 쇠고기 거래량의 60%를 차지하는 이곳은 광우병 파동 여파로 손님들의 모습은 찾아볼 수도 없고 상인들만 군데군데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모여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S축산 김모(34)씨는 “몇 달째 장사가 안되다 보니 일부 가게는 문을 닫았다는 얘기도 들린다”며 “광우병 때문에 엄청난 손해를 보고 있는데 부르셀라병 얘기까지 나돌아 이제는 그나마 팔렸던 한우조차 안 팔릴까 걱정”이라고 말했다.
정육점은 운영하는 한모(57ㆍ여)씨는 “1달 동안 사골은 단 한 개도 팔지 못했다. 한우는 공급이 줄어든 데다 가격이 비싸 팔리지도 않는다”고 울상을 지었다.
◇육류 전문 음식점 개점휴업 상태= 서울 양천구 신정동에서 쇠고기 전문 음식점을 운영하는 조모(58)씨는 “광우병 보도 뒤 손님이 거의 없어 돼지갈비와 삽겹살을 메뉴로 추가했다”며 “등심을 찾는 손님은 거의 없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오리 고기 음식점에서 종업원으로 일하는 박모(28ㆍ여)씨는 “조류독감 파동 뒤 매출이 80~90% 줄어 10명이었던 직원도 6명으로 줄었다”고 한숨지었다.
<이재철기자 humming@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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