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홈쇼핑은 홈쇼핑업계의 해외시장 진출 측면에서 보면 ‘늦깎이’에 해당된다. 선발사들이 이미 중국 시장에 터를 잡은 마당에 뒤늦게 해외로 발을 뻗게 된 우리홈쇼핑은 그래서 경쟁이 치열한 중국 대신 타이완으로 눈길을 돌렸다. 우리홈쇼핑은 2004년 타이완 최대의 금융 지주 회사인 푸방(富邦)그룹과 함께 ‘FMT(Fubon Multimedia Technology)’를 설립해 12월 타이완 전역 400만 가구를 대상으로 시험방송을 시작한 데 이어 올 1월에는 방송 채널명을 ‘모모홈쇼핑’으로 정하고 본격적인 방송을 내보냄으로써 타이완 시장에 대한 적극 공략에 나섰다. 첫 진출지를 타이완으로 잡은 것은 우리홈쇼핑의 경영 상황에 플러스 작용을 하고 있다. 타이완은 카드 보급이나 물류 시스템 등 홈쇼핑 산업 인프라가 어느정도 구축돼 있는 시장으로, 시장 환경이 국내 홈쇼핑 산업 초기 상황과 비슷하기 때문에 단기간에 매출이 급신장하고 있다는 것. 방송 개국한 올해 1월에 약 41억원의 매출을 기록한 모모홈쇼핑은 지난 6월에 약 90억원의 매출을 기록, 반년 만에 매출이 두 배 이상 뛰는 기염을 토하며 가파른 상승곡선을 타고 있다. 우리홈쇼핑에서 파견된 모모홈쇼핑의 안일환 부사장은 “모모홈쇼핑의 인지도가 상승하면서 고객수도 늘어나고 방송도 안정화되는 등 출범 몇 개월만에 순조로운 출발을 보이고 있다”며 “7월에는 처음으로 월 매출 100억원을 돌파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정도면 성숙기에 접어든 국내 홈쇼핑의 제2의 성장 동력으로서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는 셈. 장기적인 경기 불황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홈쇼핑 업체들은 중장기 성장 기반 확보를 위해 해외 시장에서 돌파구를 찾으려 노력하고 있다. 우리홈쇼핑의 정대종 사장도 “케이블 TV 가입자가 정체 상태에 머무르고 오프라인 유통 업체가 온라인 쇼핑몰 육성에 나서는 등 제반 여건이 어려워지는 마당에 새로운 해외시장 개척을 통한 시장 확대는 향후 TV홈쇼핑의 성장 모맨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돌파구 마련을 위한 우리홈쇼핑의 노력은 타이완 외 지역으로의 시장 다변화로 이어지고 있다. 회사측은 올 들어 말레이시아에 홈쇼핑 합작법인 설립을 추진중이다. 중국 시장의 경우 물류 시스템 미비와 카드 보급률 저조 등 아직은 전반적인 인프라 부족으로 인해 시장이 활성화되기 어려울 것이라는게 우리홈쇼핑의 입장. 이에 따라 ‘직접 진출’보다는 홈쇼핑 관련 방송 기술이나 경영 노하우 등 ‘토털 솔루션’을 수출함으로써 이익을 확보하는 ‘간접진출’ 방식을 채택해 올 하반기에는 가시적인 성과를 낼 계획이다. 물론 다른 업체들과 마찬가지로, 중장기적으로는 중국시장에도 직접 뛰어들 계획이라고 우리홈쇼핑은 밝히고 있다. 우리홈쇼핑 관계자는 “엔터테인먼트 요소를 적절히 가미해 쇼핑의 색다른 즐거움을 제공하고 있는 국내 TV홈쇼핑 산업은 이미 세계 2위의 시장 규모를 갖추고 있다”며 “유럽, 중국 및 동남 아시아 각국의 벤치마킹 대상으로도 떠오르고 있어 올해 하반기 이후에는 국내 TV홈쇼핑 업체들의 해외 시장 공략이 더욱 가속화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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