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족집게 과외교사' 사칭해 3억 챙겨

서울 광화문 일대에서 활동하는 이른바 `족집게과외교사'라고 속여 수년간 한 학부모로부터 거액의 과외비를 받아 챙긴 20대 남성이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 강남경찰서는 20일 2001년 12월 말 대전 중구 유천동 H아파트 인근에서 중3 아들을 둔 김모(44ㆍ여)씨에게 자신을 `족집게 과외교사'라고 소개하고 과외비 명목으로 40여차례에 걸쳐 3억원 상당을 받은 혐의(사기)로 이모(26)씨를 구속했다. 경찰에 따르면 지방 A대학 휴학생인 이씨는 2001년 말 당시 과외중인 다른 학부모로부터 김씨를 소개받고 자신을 "서울 소재 대학 기계공학부에 휴학중인 대학생으로 서울 광화문 일대에서 활동하는 과외교사 중 1명"이라고 속였다. 이씨는 또 "고2 때까지 놀다가 단 1년간 열심히 공부해 서울 소재 대학에 입학한 실력을 갖고 있으며, 그동안 족집게 과외를 통해 많은 학생을 명문대에 보냈고아들을 현재 다니는 학교에서 1등으로 만들어 주겠다"고 선전했다고 경찰은 전했다. 이 같은 이씨의 `감언이설'에 속은 김씨는 이후 이씨의 말을 믿고 이씨가 "아이를 서울 8학군에 보내 공부시켜야 한다"는 말에 강남지역에 2억원이 넘는 집까지 마련, 이씨가 아들과 함께 숙식하며 지낼 수 있도록 했다는 것. 대전에 있는 아이의 부모를 상대로 한 이씨의 사기 행각은 이때부터 본격적으로시작돼 이씨는 김씨에게 수시로 전화해 "학원의 족집게 과외프로그램에 등록하기 위해 학원 보증금이 필요하다"며 돈을 요구했다. 이에 남편이 건축업에 종사, 살림이 넉넉한 편인 김씨는 2002년 9월 학원보증금 명목으로 1억3천만원을 보내는가하면 학원비ㆍ논술 학원비ㆍ생활비 명목으로 매달 200만∼500만원을 보내는 등 3년여동안 3억원이 넘는 돈을 보냈다. 그러나 정작 김씨의 아들이 받은 `족집게 과외'라곤 한달 수강료 15만원의 일반학원 단과 수업뿐이었고, 아이의 성적도 향상되지 않은 채 하위권을 맴돌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김씨는 서울에 있는 이씨에게 매일 전화해 아들의 성적과 건강 등을 문의하기는했지만 아이가 부담을 느낄 수 있다는 생각에 아이와는 자주 연락을 취하지 않아 실상을 파악하지 못했다. 그동안 이씨는 김씨로부터 받은 돈으로 5차례나 외제차를 바꿨으며 유흥 생활을즐기며 살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씨의 거짓말은 김씨가 이씨가 다닌다는 대학에 학적관계를 문의하면서 들통이났지만 이미 김씨의 아들은 대학 3곳에 모두 낙방, 재수생활을 하고 있다고 경찰은 전했다. (서울=연합뉴스) 박상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