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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계기술, 몽골·베트남에 전수"
입력2002-11-24 00:00:00
수정
2002.11.24 00:00:00
오종남 통계청장통계는 정부가 경제계획을 수립하고, 정책방향을 결정하는 데 없어서는 안될 매우 중요한 수단이다.
일반국민들이 경제생활을 하는데 있어 나침반과 같은 것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우리들 대부분은 통계는 어렵고 재미없다며 통계를 등한히 하는 경우가 많다.
통계는 보기만 해도 머리가 아프다는 생각들이다. 그러나 요즘 통계는 재미있다. 통계청이 국민들이 실생활에 필요한 통계를 알기 쉽게 만드는데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오종남 통계청장은 "우리 사회는 지금 엄청난 변화를 겪고 있습니다. 경제구조적으로 농업사회에서 산업사회를 거쳐, 서비스사회로 변화하고 있고, 우리가 모르는 사회에서 고령화사회가 전개되고 있습니다.
저희 통계청은 이런 사회ㆍ경제적 변화를 통계로 잡아내 올바르고 효율적인 국가정책방향을 제시하는 나침반이 되도록 노력하고 있습니다"라며 통계의 중요성을 압축했다.
오 청장은 "지난 개발연대에 우리나라는 미국 등 선진국으로부터 통계기술을 수입했으나 지금은 통계를 수출할 정도로 통계선진국으로 발돋움했다"며 "그동안 우리가 입은 혜택을 앞으로 몽골ㆍ베트남 등 후발개도국들에게 전수해 그들이 효율적인 경제개발계획을 세우도록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통계를 수집하고 분석하는 건 중요한 일이지만 실제 일반인들은 그 중요성을 별로 인식하지 못해 애로사항도 많지요.
▲통계는 나침반과 같습니다. 나침반을 보면서 하는 항해와 나침반 없이 하는 항해는 분명 다릅니다. 많은 사람들이 통계를 단순히 수치의 집계로 생각해 통계업무의 중요성을 간과하곤 합니다. 하지만 일상적으로 통계는 참 많이 쓰입니다.
학교에서 평균점수를 따질 때, 1인당 국민소득을 언급할 때 통계를 쓰면서도 통계는 어렵고 재미없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평소 우리는 통계에 묻혀 산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하지만 통계가 현실을 반영하지 못한다는 지적도 적지 않은데요.
▲통계는 체감지수 등과 다릅니다. 통계는 전체에 대한 평균인 반면 체감은 개인이 느끼는 주관적인 값이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물가를 봅시다. 정부가 발표하는 물가지수는 전 도시 소비자들이 구입하는 대표적인 상품과 서비스 가격의 변동을 평균한 수치입니다. 반면 국민이 피부로 느끼는 물가는 최근 많이 오르거나 평소 자주 구입하는 품목의 가격변동입니다. 실업은 어떻습니까. 통계와 일반인이 느끼는 실업이 다른 것은 보통 일하지 않는 사람이나 직장 구하기를 포기한 사람, 고용상태가 불안정한 취업자까지 모두 실업자로 보는 경향이 있기 때문입니다.
-서울경제신문은 최근 고령화사회 기획시리즈를 마쳤습니다. 우리나라는 세계에 유래 없이 빠른 고령화가 진행되고 있는데, 어떻게 보십니까.
▲'고령화쇼크 무엇을 할 것인가'는 고령화 문제에 무감각한 우리 사회에 경각심을 일깨워준 기사였습니다. 우리나라는 지난 2000년 65세이상 인구가 총인구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7.2%로 이미 '고령화사회'에 진입했고 2019년에는 14%를 초과, '고령사회'에 이를 것으로 전망됩니다.
통계청은 고령화 문제에 대비해 지난 9월 사회통계조사에서 노인이 원하는 복지서비스, 정부가 할 일 등의 항목을 추가했으며 이 자료를 종합, 정책입안자에게 제공하려고 합니다.
-출산율이 낮아지고 있다는 통계를 제시해 사회적으로 큰 반향을 일으켰습니다. 고령화와 함께 출산율저하도 우리 경제가 극복해야 할 매우 중요한 과제라고 보이는데요.
▲지난 2001년 가임여성 1인당 1.30명으로 일본(1.33명)보다 낮았습니다. 지난 60년대엔 자녀수가 6명이던 것이 70년엔 4명으로, 지금은 1.3명으로 줄어든 겁니다.
현재의 인구증가는 출산율 증가 때문이 아니라 평균수명이 늘어났기 때문입니다. 이는 노동의 생산성을 떨어뜨리고 노인부양비 부담을 증가시킵니다.
우리나라가 선진국 대열에 서기 위해선 여성의 경제활동 참가율을 높여야 합니다.
대학진학률이 67.3%에 이르는 우리의 여성고급인력을 육아와 가사에만 묶어둔다는 건 국가적 낭비입니다. 출산과 육아에 대한 부담을 덜어주는 게 반드시 뒤따라야 합니다.
-최근 부동산 거품이 문제가 됐는데 부동산 매매가격 같은 우리 경제에 민감한 영향을 미치는 통계가 왜 정부기관에서 만들어지지 않습니까.
▲현재 통계청은 국민은행(옛 주택은행)이 발표하는 아파트매매가 통계생산을 협조ㆍ지원하고 있습니다. 국민은행은 본래 업무의 일환으로 지금까지 쌓아온 통계 노하우가 상당히 축적된 상태입니다. 그 내용을 지도하고 충실히 하도록 독려하는 게 우리의 역할입니다.
참고로 부동산 매매가격도 소비자 물가통계에 포함시켜야 하지 않냐는 질문 역시 많이 받습니다. 하지만 소비자물가지수는 소비생활을 위해 구입하는 상품과 서비스의 가격변동을 측정하는 지표이며 주택가격은 자산의 취득 가격이므로 포함되지 않는 것입니다. 이는 외국도 마찬가지입니다.
-통계가 급변하는 산업의 실상을 그때그때 반영하지 못한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얼마 전 한 민간연구소가 연구개발(R&D) 투자, 인적자본 등 지식기반경제 관련분야가 국내총생산(GDP) 등 국민계정에 반영되지 못해 정책오류를 가져올 위험이 있다고 지적했는데요.
▲우리나라 IT산업은 급신장하고 있습니다. 지난 2000년 정보통신산업의 성장률은 35.8%로 비정보통신산업 성장률 5.7%과 비교할 때 매우 높은 성장수준을 보였습니다.
통계청은 21세기 새로운 변화에 대비, 전자상거래 통계, 정보산업 통계 등 최근 개발한 IT통계를 지속적으로 개선해나가고 있습니다. 지난 2000년 기준 산업생산지수에서 IT산업 관련지수도 새로 작성할 계획입니다.
-최근 통계청은 정보처리기술이 발달하는 등 통계수요는 날로 늘어나고 있는데, 이를 담당한 인력은 선진국에 비해 크게 부족하다는 지적이 많습니다.
▲지난 7월1일 현재 114개 기관에서 5,038명이 424종의 정부승인통계를 작성하고 있습니다. 이는 10년 전인 92년에 비해 통계는 80종이 늘어났지만 인력은 오히려 275명이 감소한 것입니다. 통계인력의 전문성도 매우 취약합니다.
통계가 중요하다면 인력과 예산이 뒷받침해줘야 합니다. 통계청이 이렇게 어려운 환경에서 일하는 줄 타 부처에 있을 땐 몰랐습니다.
-최근 몽골, 태국, 베트남 등 후발개도국과 통계협력 관계를 넓히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들었습니다.
▲통계기법의 전수는 곧 우리 기준으로 통계를 만드는 나라가 늘어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통계협력은 나아가 경제진출의 교두보 역할을 합니다. 그 나라에 진출하는 전략을 세울 때 가장 먼저 확인하는 자료이기 때문입니다. 현재 한ㆍ몽골 통계협력 협정이 지난 6월 체결됐고 오는 11월 한ㆍ베트남, 한ㆍ태국 등과 통계협력협정을 체결할 계획입니다.
우리나라가 진출하는데 도움이 될 수 있는 나라라면 이 같은 협력을 넓혀갈 계획입니다.
-오 청장께서는 취임후 국민과 함께 하는 통계를 유달리 강조하고 계신데..
▲진정한 고객이 누구인지 뚜렷하게 인식해야 합니다. 바로 국민입니다. 국민은 자기생활에 유용한 통계를 원합니다.
경제성장률이 왜 중요합니까. 바로 나 혹은 내 자식의 취업여부가 달려있기 때문입니다. 세계경제여건은 왜 주목해야 할까요.
우리나라 수출의 바로미터 역할을 하기 때문입니다. 나와 관련이 있다고 생각하면 주목하기 마련입니다. 유용한 통계, 유익한 통계를 만들기 위해 노력해야 합니다.
-외람되지만 통계청은 음지라는 생각이 듭니다. 그만큼 직원들의 고충도 많이 있지요.
▲그렇습니다. 단독가구가 늘어나고 개인 프라이버시가 강조되면서 통계조사는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습니다.
통계조사요원이 기업은 기업의 영업비밀이나 가구 살림살이를 조사합니다. 바로 옆집도 서로 모르고 사는 세상인데 통계청 공무원이 방문해 설득할 때까지 들이는 노력은 적지 않습니다.
이 같은 환경에서 일하는 통계조사원이 사업체나 가정을 방문했을 때 친절하게 맞아주고 성실하게 답변해주실 것을 부탁하고 싶습니다. 그 결과는 응답하신 바로 그 분께 돌아갑니다.
대담: 김희중 경제부장
이연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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