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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희 회장 '디자인 경영철학' 결실… 삼성 경쟁력 강화 중추로

■ 개교 20년 삼성 디자인학교를 가다

10대부터 30대까지 학생 다양

졸업생 삼성계열사 취업 이어 MS 등서 디자이너로 활약

패션대전 대통령상 배출하기도

삼성디자인학교(SADI) 제품디자인학과 학생들이 이윤동(사진 오른편 앞줄 왼쪽) 교수와 함께 스터디에 열중하고 있다. /사진=SADI 제공

"지난번 디자인 아주 예쁘던데 그걸로 작품 준비해보면 어떨까?"

지난 8일 3학기 개강을 맞은 삼성디자인학교(SADI)의 패션디자인과 학생과 교수들은 졸업 전시회를 앞두고 제품 구상에 여념이 없었다. 이웃한 제품디자인학과에서는 30년 가까이 삼성전자 노트북·PC 디자이너로 근무해온 이윤동 교수가 산업디자인의 기초를 강의 중이었다. 그의 칠판에는 "엔지니어링·비즈니스·디자인" "심미성과 서비스, 균형"과 같은 단어들이 도식 형태로 써 있었다. 학생들은 고등학교를 갓 졸업한 앳된 10대부터 해군사관학교를 나와 대위로 제대한 30대 학생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배경을 가졌지만 교수를 바라보는 눈빛만은 모두 진지해 보였다.

올해로 개교 20주년, 졸업생 1,047명을 배출한 SADI는 명실공히 삼성의 디자인 산실로 자리매김했다.

김영준 학장(전무)은 삼성전자에서 선행 제품 기획 담당을 맡고 있으며 매년 졸업생 가운데 30% 정도가 삼성전자를 비롯한 삼성 관계사로 취직하고 있다.

2000년 삼성전자 산하로 편입한 SADI가 삼성전자와 매년 진행하는 산학 디자인 협동 프로젝트는 20건 수준에 이른다. 안상옥 SADI 인사담당(차장)은 "SADI 출신 인력은 삼성의 디자인 경쟁력을 강화하는 중추로 역할을 다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컨설팅 업체 '프럼'을 운영하는 김명진 대표는 고졸 출신으로 SADI를 거쳐 간 삼성의 대표적 디자인 인재. 그는 2010년까지 삼성전자 글로벌마케팅실 브랜드전략팀에 근무하며 63개국의 삼성닷컴 비즈니스 전략을 수립했다. 특히 국내 기업 최초의 온라인 브랜드 전략을 주도하는 리더로 활약한 공로를 인정받아 '자랑스런 삼성인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SADI는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역설한 디자인 경영철학이 낳은 결실이다. 이 회장은 1993년 6월 '프랑크푸르트 선언'을 통해 "앞으로는 생산기술이 비슷해지는 대신 어떻게 개성을 살린 제품을 만들 것인가가 중요해진다"며 디자인 경영을 강조했다.



SADI는 이후 산업 현장에 바로 투입할 수 있는 창의적 디자이너 양성을 목표로 1995년 3월 정식 개교했다.

3년간 총 9학기를 이수하는 SADI 재학생들은 시각(CD)·패션(FD)·제품(PD) 디자인 3개 학과에 소속돼 장래 디자이너로서 기량을 갈고닦는다. 이 교수처럼 강사진의 상당수도 삼성과 외부 기업에서 풍부한 실무경력을 갖춘 인사들이다. 자유롭고 유연한 교육이 목표인 만큼 나이·학력·어학·미술경력 등은 입학시 큰 고려 대상이 아니다. SADI의 재학생은 고졸 이하가 절반이다. 최근 이 학교를 졸업한 장재영씨는 대학에서 물리학을 전공하고 6년간 직장생활을 하다 SADI에 입학한 경우다.

SADI는 전도유망한 디자이너 양성 외에도 삼성 임직원들의 디자인 교육을 맡고 있다.

연간 1,000여명에 이르는 삼성전자 및 계열사 임직원이 SADI에서 디자인 이론과 실습·체험활동으로 구성된 집중 교육을 받는다. 지난해 9월에는 재학생을 대상으로 사용자경험(UX) 트랙을 신설해 삼성전자가 주력하는 UX 전문인력 양성에도 힘을 보태고 있다.

SADI의 유연하면서도 실질적인 디자인 교육은 삼성뿐 아니라 국내외에서 인정을 받고 있다. SADI 출신으로 마이크로소프트(MS) 본사에서 근무하며 윈도8의 UX 디자인을 맡은 박동윤 디자이너나 세계적 광고회사 오길비앤드매더에서 코닥·구글의 프로젝트를 담당했던 염경섭 디자이너가 대표적인 경우다.

2013년·2014년에는 2년 연속 국내 최고 권위의 '대한민국 패션대전 대통령상(이두성·정구영)' 수상자를 배출하며 국내 패션 업계의 찬사를 받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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