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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가 전문가 한국경제 긴급진단

"강력한 내수부양등 선제 대응을"<br>IMF경험 불구 정부정책 대증요법에 그쳐<br>정신 바짝 차려야 '침체 쓰나미' 대처 가능<br>"바이 코리아 동력 완전상실은 아니다" 공감


“미국처럼 실기하지 말고 세금인하 등 강력한 내수부양책을 통해 선제적으로 대응해야 합니다.” 서울경제신문이 미 뉴욕 월가에서 한국 주식에 투자하는 ‘코리아 데스크’를 비롯한 전문가들과 긴급 인터뷰를 실시한 결과 이들은 한국 정부가 10년 전 IMF 외환위기 때의 경험을 되살려 보다 공격적이고 선제적인 시장 대응에 나서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들은 한국 경제의 펀더멘털(기초체력)이 다소 취약해진 것은 사실이지만 정부의 선제적 정책대응이 효과를 발휘한다면 점점 다가오는 글로벌 리세션 쓰나미에 성공적으로 대처할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특히 한국 정부가 환율방어 능력이 충분하다는 점을 확신할 수 있는 가시적인 조치들을 마련한다면 한국 경제에 대한 국내외 투자자들의 ‘실체 없는 불신’을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적극적이고 선제적인 내수 부양 필요=데이비드 전 아틀라스캐피털 대표는 “한국을 둘러싼 세계경제 환경은 외환위기 때보다 더 나쁘다”고 진단한 뒤 “원화가치 하락은 곧 한국경제 펀더멘털의 추락”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지금은 심각한 비상상황이라 이에 걸맞은 조치를 취해야 한다”면서 “정신차리지 않으면 글로벌 쓰나미에 한국도 휩쓸려 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전세계 32개국에 투자하는 헤지펀드를 운용하는 그는 “1년 전에 비해 원화가치가 50%가량 하락했다면 이는 부동산을 포함한 모든 자산가치가 절반으로 떨어졌음을 의미한다”며 “한국 정부가 이를 감내한다면 몰라도 그렇지 않다면 환율부터 안정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글로벌 리세션과 글로벌 신용경색은 한국으로서는 어쩔 수 없는 외적 변수이지만 내수시장은 대응하기 나름”이라며 “외수와 내수 모두를 잃지 않으려면 세금인하를 포함한 강력한 소비부양책을 동원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손성원 캘리포니아대 석좌교수도 “한국 정부가 다가오는 위기상황에 휩쓸리지 않기 위해서는 사후대응(reaction)보다 선제적으로 대응(fore-action)해 미국의 전철을 밟지 않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미국 정부는 7,000억달러의 구제금융을 발표하기 전까지 문제가 없다고 반복했고 그 뒤에도 위기에 사후적으로 대응하다 더 큰 화를 불렀다”고 진단했다. ◇환율상승으로 펀더멘털 추락 위험 증가=전문가들은 “한국 경제를 둘러싼 환경은 외환위기 때보다 더 어렵다“면서 주변상황이 점점 위험해지고 있다는 데 동감했다. 마이클 하트넷 메릴린치 이머징마켓 수석 투자전략가는 “최근 한국을 비롯한 이머징마켓의 통화가치 급락은 ‘위기(crisis)’ 상황”이라며 “외국인 투자가들의 이머징마켓 이탈이 해당국 통화가치 하락을 부추기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아시아 외환위기 당시에는 환율급등이 주식시장의 무차별적 투매를 낳았다면 지금은 반대로 주식시장이 환율시장에 선행해 폭락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또 “이머징마켓의 환율상승에 따른 수출 경쟁력 회복은 내년에 가서야 나타날 것”이라고 밝혀 당분간 경상수지 방어가 쉽지 않을 것임을 시사했다. 손 교수도 “최근 한국을 방문했는데 ‘금융위기가 미국과 선진국의 문제이고 한국은 준비를 잘하고 있다’는 식으로 안이하게 대처하고 있어 걱정스럽다”고 말했다. 손 교수는 “미국의 이번 경기침체는 과거 평균기간인 11개월보다 휠씬 길어질 것”이라며 “환율상승 덕에 한국의 수출이 얼마나 늘어날지는 의문”이라고 우려했다. 전 대표도 “이머징마켓이 최근 줄줄이 국가부도를 맞고 있고 동유럽은 떨어져 나가기 직전”이라며 “한국의 경우 과거 IMF에 비싼 수업료를 냈는데도 최근 정책대응은 대증요법에 그치고 있다”고 아쉬워했다. ◇‘바이 코리아’ 동력상실은 아니다=하지만 월가 전문가들은 한국 주식시장 등 금융시장이 바이 코리아의 동력을 완전히 상실한 것은 아니라는 데 공감했다. 헨리 셔그먼 국제투자자문(IIA) 대표는 “한국의 외환보유액은 위기를 방어할 만큼 충분하고 적정하다”면서 “부동산시장의 레버리지(차입투자)는 매우 낮고 은행의 단기 외화부채도 관리할 수 있는 수준”이라고 말해 일각의 위기설을 일축했다. 뉴욕에서 한국투자 전용 펀드를 운용하는 그는 한국은행의 은행채 지급보증 등 일련의 조치를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손 교수도 “최근 한국 증시 등 금융시장은 비이성적”이라면서 “은행들에 외채가 많기는 하나 신용관리를 잘해 미국 상황과는 다르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다만 원ㆍ달러 환율의 가파른 상승(원화가치 하락)으로 외국인 투자가의 인내심이 한계에 달했다고 지적했다. 셔그먼 대표는 “지난주 말 코스피의 주가수익비율(PER)은 8.5배로 기록적으로 낮아졌다”면서 “내년 글로벌 리세션에 따른 기업 수익악화를 감안한다면 한국 주식이 싸다는 평가를 내리기 어렵다”고 밝혔다. 손 교수도 “주가는 40% 하락하고 원화가치가 30% 빠졌다면 70%를 손해본 것인데 이 정도라면 누구나 견디기 어렵다”고 말했다. 전 대표 역시 “미국을 비롯한 선진시장에서도 폭탄 세일로 싼 주식이 널려 있는데 굳이 위험한 이머징마켓을 쳐다볼 이유가 없다”며 “투자지표는 밸류에이션이 아니라 리스크 회피”라고 설명했다. 하트넷 수석 투자전략가도 한국 주가 회복시기에 대해 “지난 3ㆍ4분기 중 이머징마켓의 평균 주가가 28% 하락해 최악의 상황에 빠졌지만 아직도 이들 주식을 살 때가 아니다”라며 “연말을 지나 내년께 회복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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