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그룹의 패션기업 한섬이 연 2조원대의 국내 핸드백 시장에 뛰어든다. 2012년 현대백화점 그룹에 인수된 후 이렇다할 성적을 내지 못했던 한섬이 신사업 진출을 통해 재기를 노리는 모습이다.
한섬은 다음달초 30대 여성을 겨냥한 핸드백, 쥬얼리 등 잡화브랜드 '덱케(DECKE·사진)'를 론칭하고 본격적으로 사업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9일 밝혔다.
독일어로 피부 또는 가죽을 뜻하는 덱케는 '타임'과 '마인' 등 의류 브랜드에 주력해 왔던 한섬이 지난 1987년 창립 이해 처음으로 도전하는 잡화 전문 브랜드다. 이 브랜드의 성공적인 론칭을 위해 한섬은 코오롱FnC 잡화브랜드 '쿠론' 출신의 윤현주 디자인실장을 잡화사업부장(상무)로 지난해 영입했다.
제품 라인업은 가격과 소재에 따라 프리스티지, 빈티지, 레이디 버그 등으로 구성된다.프리스티지 라인은 스페인 카이만 악어가죽과 이탈리아 파이톤 가죽 제품으로 가격은 100만∼300만원대다. 50만∼100만원대인 빈티지 라인에는 타슬 등 장식적 요소, 레이디버그 라인에는 그래픽 아트 등의 요소가 들어간다. 또한 전체 제품 가운데 클러치백을 25%로 구성해 틈새 시장을 노린다는 방침이다.
한섬은 덱케를 시장에 조기에 안착시키기 위해 올해 백화점과 편집숍 등에 10곳에 매장을 연다.
4월에는 한국어와 영어로 만들어진 자체 온라인몰(thedecke.com)도 개설해 온·오프라인 유통을 모두 공략하겠다는 전략이다. 한섬은 그룹 유통망을 적극 활용 사업이 본궤도에 오르면 MCM과 루이까또즈, 닥스, 메트로시티 등 국내 4대 잡화 브랜드와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한섬은 인수합병 직후 지방시와 셀린느 등 명품 브랜드 재계약에 잇달아 실패한데다 경기 불황의 영향으로 주력 브랜드까지 힘을 쓰지 못해 최근 2년간 고전을 면치 못했다. 한섬은 2011년 매출 4,970억원에 영업이익 983억원을 기록했으나 인수 직후인 2012년 4,963억원에 710억원으로 뒷걸음질쳤다. 2013년 매출은 4,689억원, 영업이익은 566억원대로 주저 앉았다.
한섬은 이번 신사업 진출로 그 동안 '타임'과 '마인' 등 여성복 중심의 사업 포트폴리오에 변화를 주고 안정적인 성장을 꾀한다는 복안이다. 아울러 모기업인 현대홈쇼핑과 함께 중국, 베트남 등 해외 진출도 모색하고 있어 덱케를 5년 내 매출 1,000억원 브랜드로 키운다는 계획이다.
윤현주 한섬 상무는 "고급스러우면서도 유니크한 덱케의 디자인과 라인업이 고객에게 어필할 경우 예상보다 더 빨리 시장에 안착할 수 있을 것"이라며 "특히 특피가방이 최근 주목받고 있다는 점에서 덱케는 한섬의 성장세를 이끌어나갈 신규 성장동력이 될 거라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한섬은 이번 봄여름 시즌에 덱케를 비롯해 발리, 발렌티노, 지미추 등 다수의 수입브랜드를 론칭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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