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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 새수익원 찾자] <1> 예대마진서 벗어나야

非이자수익 늘려야 "지속 성장"<br>작년이자수익비중73%, 美56%보다 '과도'<br>기업금융 등 새 수입원 강화위한 조직개편도<br>사모주식펀드 통한 수익 확보등 다각 모색을


우리 시중은행들은 전통적인 예대마진 수익에서 벗어나 새로운 사업영역을 개척, 수익원을 찾아야 한다. 은행인들의 새 수익원으로 ‘자산관리(asset management)’가 꼽히고 있다. 파생금융상품에서, 펀드, 인수 및 합병(M&A) 알선등이 그것이다. 본지는 국내 은행들이 부실을 극복하고 글로벌 뱅크로 지향하는 시점에서 새롭게 모색해야 할 자산관리 부문 수익처를 시리즈로 게재한다. “시중에 400조원가량의 부동자금이 떠돌고 있습니다. 정부는 부동자금이 부동산으로 흐르는 것을 막기 위해 각종 대책을 쏟아내고 있습니다. 은행 입장에서는 다양한 자산관리 기법과 투자대상 상품을 개발해 거대한 부동자금을 흡수, 고수익을 겨냥할 계기를 마련해야 할 때입니다.” 홍대희 우리은행 IB사업단장은 금융권이 새로운 자산시장을 확보할 기회를 맞고 있다고 말한다. 은행이 2년째 사상 최고 수익행진을 이어가며 증권가의 신데렐라로 부상하고 있는 것은 IMF 경제위기 이후 각종 부실자산에 대한 처리를 통해 자산건전성을 높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향후에도 이런 분위기를 이어갈지 여부는 비이자수익사업 확보 여부에 달려 있다. 이건범 한국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최근 보고서에서 “예대마진 하락이 진정될 기미를 보이고 있지만 은행들이 수익 안정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비은행업무 확대 등 사업다각화가 절실하다”고 진단했다. 지난해 말 기준 국내 은행들의 총이익에서 비이자수익이 차지하는 비중은 27%로 미국 은행들의 43.7%에 비해서는 여전히 낮은 수준을 나타내고 있다. 방카슈랑스 판매 호조와 적립식 펀드 판매 열풍으로 인한 수수료 수입 증가 등으로 과거에 비해 크게 늘어난 수치지만 여전히 신용카드 등 특정 분야에서 거둬들인 수입이 높다는 문제점을 안고 있다. 올 들어 은행들은 비이자수익을 확보하기 위해 경영전략을 수정하고 있다. 최근 국민은행의 조직개편을 보면 지난해에는 파생상품사업단을 신설했고 올 들어 기업금융 부문과 카드사업 부문을 대폭 강화했다. 이들 분야는 새로운 수익원이 가능한 성장 분야들이다. 김동원 국민은행 전략담당 부행장은 “기업금융과 카드사업 등은 향후 지속적인 수수료 수입을 늘려줄 수 있는 분야들이기 때문에 이 부문에 역량을 강화하는 차원에서 조직개편이 이뤄졌다”고 설명했다. 은행고객들의 자산관리 패턴도 빠른 속도로 변화하고 있다. 예ㆍ적금은 인기를 잃은 지 오래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5월 말 현재 예금은행의 정기적금 잔액은 18조8,201억원으로 2001년 1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으며 적금 잔액은 2003년 말(20조원) 이후 지속적으로 줄고 있다. 따라서 ‘은행=저축기관’이라는 명제가 ‘은행=투자기관’으로 바뀌고 있다. 전통적인 예금은 물가상승률을 감안할 때 역마진 위기에 놓이고 파생상품이 가미된 ‘퓨전 예금’이 이를 대체하고 있다. 주가지수연계예금(ELD) 상품이 바로 그 주인공. 푼돈 모아 목돈을 마련하는 창구였던 적금은 적립식 펀드에 자리를 넘겨주고 있다. ’펀드’의 개념도 바뀌고 있다. 과거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자금을 모아 주식과 채권에 투자하던 펀드의 투자대상은 금ㆍ원유 등 실물자산 투자펀드에 이어 사회간접자본(SOC)ㆍ부동산 등에 투자하는 펀드로 변하고 있다. 펀드 형태도 공모 일변도에서 탈피해 ‘사모펀드’ 시장이 형성되고 있다. 펀드의 진화가 은행과 증권사간의 경쟁을 부추기는 요인이 되고 있는 것이다. 구조조정을 마친 기업의 인수를 노리는 사모주식펀드(PEF)도 줄을 잇고 있다. 현대건설ㆍ대우인터내셔널ㆍ하이닉스반도체ㆍ우리금융 등 우량기업으로 거듭한 기업들이 타깃이다. 산업은행부터 농협ㆍ우리은행까지 굴지의 금융기관들이 이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투자를 준비하고 있다. 홍 단장은 “송도 신도시 개발을 놓고 1조5,000억원의 금융주선을 실시할 때 5조원 이상의 자금이 몰렸다”며 “PEF를 통한 자금모집 여건이 한층 좋아지고 있어 PEF가 대형기업 인수주체로 부상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은행들이 이 시장을 놓고 투자와 주간사업무 등을 통한 수입확보에 눈을 뜨고 있는 것이다. 기업금융 서비스의 진화도 지속되고 있다. 국민은행과 기업은행 등은 웹베이스를 기반으로 한 온라인 기업금융 서비스로 승부를 걸고 있다. 국민은행의 사이버브랜치 서비스는 기업금융 고객에게 사실상 지점 하나를 내주는 효과를 발휘하면서 인기를 끌어 GS홈쇼핑 등 120개 기업이 가입하는 개가를 올렸다. 기업은행도 인터넷 쇼핑몰에 사이버지점 ‘Fine e-브랜치’를 개설한 데 이어 올해 200개의 사이버지점을 열 계획이다. 하지만 아직까지 갈 길은 멀다. 은행들이 새 시장에 진입하기 위한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지만 선진 금융기관에 비해 아직까지 ‘금융 노하우’가 부족하다. 국내 기업 매각의 주체는 여전히 골드만삭스와 씨티 등 외국계가 독식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각종 파생상품?이용한 상품의 금융 노하우를 외국계가 과점하고 있는 것도 안타까운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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