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에서 생산되는 원유의 종류는 정확히 따지기 어렵지만 수백종이 넘는다. 하지만 하루 약 250억달러에 달하는 원유 선물 및 현물시장 거래에서 가격을 결정하는 원유의 종류는 단 세 가지. 세계 3대원유로 ‘대표유종’(marker crudes)으로 불리는 미국 서부텍사스산 중질유(WTI), 브렌트(Brent)유, 두바이(Dubai) 등이 그 주인공이다. WTI는 미국 텍사스주에서 생산되는 경질원유로 뉴욕상품거래소(NYMEX)에 상장돼 있다. 미국이 수입하는 대부분 원유의 가격을 결정하는 기준유종으로 국제유가에 가장 민감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브렌트유는 영국 북해에서 생산되는 원유로서 런던 국제석유거래소(IPE)에 상장돼 있다.유럽 및 아프리카 등에서 거래되는 원유의 기준유종이다. 두바이유는 아랍 토호국의 하나인 두바이에서 생산되는 중질원유로 선물시장은 존재하지 않으며 현물시장만이 있다. 한국, 중국, 일본 등 극동지역으로 수출되는 중동원유의 판매가격을 결정하는 기준 유종이다. 가격을 결정하는 기준유종이 되려면 기본적으로 거래를 위한 투명성과 유동성이 충족돼야 한다. WTI는 뉴욕선물거래소를 기반으로 투명성과 유동성을 갖추고 있으며 브렌트유는 런던석유거래소가 뒤를 받쳐 주고 있다. 선물시장이 없는 두바이유는 싱가포르시장을 기반으로 해 중동 현지에서 빈번하게 거래되고 있는 현물시장이 강점이다. 3대 유종의 가격은 품질, 구매시장 및 수송거리 등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정확하게 평균적인 가격차(스프레드)가 정해진 것은 없다. 최근엔 WTI가 두바이유보다 배럴당 6~7달러, 브렌트유가 두바이유보다 4~5달러 정도 높은 것이 일반적이다. 경질유인 WTI와 브렌트유가 황 함량이 많고 중질유인 두바이유보다 정제시 고부가제품인 휘발유, 경유 등을 더 많이 생산할 수 있어 비싼 편이다. 하지만 WTI, 브렌트, 두바이유간 스프레드가 최대 15달러까지 벌어지기도 하고 최소 2달러까지 좁혀진 적도 있어 스프레드는 당시의 수급상황 등 시장환경에 따라 다르다는 게 석유전문가들의 전언이다. 뉴욕시장(월~금 오전 10시~오후 2시30분, 현지시간)이 먼저 열리지만 런던시장(월~금 오전 10시2분~오후7시30분)이 오래 열려 NYMEX와 IPE의 장마감은 우리시간으로 따질 때 같다. 따라서 WTI와 브렌트유 가격은 전날 시세가 다음날 오전 곧바로 공시되지만 선물시장이 없는 두바이유는 시장전문기관의 평가 등을 거쳐 하루 늦게 시세가 고지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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