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그룹이 잇따라 해외 기업과 손잡고 성장성이 높은 사업에 투자하는 글로벌 합작펀드 조성을 통해 신성장동력을 마련하고 있다.
16일 재계에 따르면 SK그룹은 연내 중국 푸싱그룹과 1억달러(약 1,000억원) 규모의 펀드를 조성해 중국 헬스케어 분야에 공동으로 투자하기로 했다.
SK그룹 관계자는 "중국의 헬스케어 분야는 고성장이 예상되는 미래 먹거리 시장"이라며 "푸싱그룹과 공동투자하는 등 협력을 강화해나간다는 방침 아래 연내 1억달러 규모의 글로벌펀드를 만들 계획"이라고 밝혔다.
자산 규모가 31조원인 푸싱그룹은 간염진단 시약을 개발한 푸싱제약을 기반으로 성장한 업체다. SK그룹은 SK텔레콤이 지난 7월 중국 선전에 'SK텔레콤 헬스케어 연구개발(R&D) 센터'와 'SK선전 메디컬센터'를 개설해 헬스케어 사업을 벌이는 만큼 푸싱그룹과 함께 펀드를 만들어 헬스케어 분야에 투자하면 '윈-윈 게임'이 될 수 있다는 게 SK 측 판단이다. SK그룹은 특히 정보통신기술(ICT)과 건강관리를 결합한 헬스케어 시장은 앞으로 급성장이 예상되는 미래 유망사업으로 보고 관련 사업을 강화해나갈 계획이다.
SK그룹과 함께 공동펀드를 조성하기로 한 푸싱그룹은 올 초 포르투갈 현지 보험사인 피델리라데를 인수한 데 이어 미국 보험사 아이론쇼어의 지분을 사들이는 등 기업 규모를 계속 키워나가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LIG손해보험과 KDB생명 인수를 추진한 데 이어 최근에는 현대증권에 눈독을 들이고 있어 앞으로 SK그룹과 추가적인 업무협력도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앞서 SK그룹은 올 들어 콜롬비아 아발그룹과 1억달러 규모의 합작법인을 설립해 SK가 강점을 가진 글로벌 에너지와 인프라 분야에 투자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터키 최대 기업인 도우쉬 그룹과 1억달러 규모의 합작펀드를 조성해 높은 성장이 예상되는 유럽 소비재 분야에 투자하고 있다.
SK그룹이 이처럼 해외 현지기업과 공동으로 글로벌 펀드를 조성해 현지투자에 나서고 있는 것은 투자의 안정성을 높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현지 진출 및 시장확대도 용이하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이미 상당수 글로벌 기업들은 해외투자 펀드를 운용해 성과를 내고 있다. 제너럴일렉트릭(GE)은 현재 중동 국부펀드와 80억달러 규모의 합작회사를 설립해 중동과 아프리카에 투자하고 있고 구글도 약 14억달러 규모의 펀드를 조성해 인터넷과 소프트웨어·헬스케어 분야 기업들에 투자 중이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이와 관련, "최근 들어 해외뿐만 아니라 국내에서도 국민연금 같은 연기금을 중심으로 조성한 사모펀드에 KT&G나 KT·GS건설 같은 대기업들이 참여하고 있다"며 "SK그룹이 최근 해외 신사업 확대 및 새로운 성장동력 확보차원에서 다양한 글로벌펀드를 조성해 투자에 나서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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