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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속에서 20㎛ 이하의 미세한 산소 공기방울을 대량으로 발생시켜 하천 수질정화 등 다양한 산업 분야에 응용할 수 있는 기술을 국내 연구진이 개발했다.
한국기계연구원 환경기계시스템연구실 홍원석 박사팀은 기존보다 40% 낮은 에너지로 분당 최대 1톤 분량의 마이크로 나노기포를 균일하게 대량 생성하는 원천기술을 개발했다고 25일 밝혔다.
산소기포는 물속에서 얼마나 작게 만드는지에 따라 쓰임새가 달라진다. 덩치 큰 산소기포와 달리 나노 및 마이크로 크기의 기포는 부력의 영향을 거의 받지 않아 물속 깊은 곳에서 약 3개월 정도까지 유지된다. 이는 수중에 풍부한 산소환경을 조성해 여러 종류의 박테리아가 원활히 증식하게 되고 이 박테리아들로 오염물질 분해가 촉진되면서 수질정화 효과를 거둘 수 있다.
기존에도 이런 미세기포 발생장치가 있었지만 단위면적당 산소기포 생성에 필요한 압력이 5~7bar에 달하는 등 에너지소비효율이 매우 높으며 기포의 크기도 균일하지 못하다는 단점이 있었다.
반면 홍 박사팀은 펌프의 노즐 안에 별도의 충돌판을 삽입, 물과 기포에 자체적인 압력을 가하는 방식으로 단위면적당 운용압력을 2~3bar로 낮췄다. 또 충돌판이 지속적으로 작동하며 기포가 생성되기 때문에 기포의 안정성과 균일도가 높다. 대용량 노즐을 채용, 시스템 제작과 설치의 편의성도 향상됐다.
연구팀의 성능 테스트 결과에 따르면 기존 기기로 24시간이 걸렸던 1톤의 식품폐수 정화를 이 장치는 6시간 만에 완료했다. 더 적은 에너지로 더 빠른 효과를 낸 것이다.
홍 박사는 "미생물을 이용한 수처리공정용 산소공급 장치는 물론 물속의 미세 부유물질을 수면으로 부상시켜 제거하는 가압부상 시스템에도 효과적"이라며 "살균력이 높은 오존을 나노기포로 발생시킬 경우 오폐수 처리능력을 획기적으로 향상시킬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연구팀은 4건의 국내 특허출원을 완료하고 관련산업 분야의 시스템 특허와 국제특허도 출원한 상태다.
홍 박사는 "지금까지의 미세기포 발생기술은 기포의 크기가 크고 불균일한데다 에너지를 과다 소비하는 비경제적 장치로 인식돼 상용화에 어려움을 겪어왔다"며 "이번에 확보된 기술은 20㎛~1㎚의 기포를 발생시키고 산소전달 효율이 70~80%에 달해 산업적 효용성이 탁월하다"고 강조했다.
홍 박사는 또 "현재 환경업체 등 4개 업체에 관련기술을 이전한 상태로 골프장 연못, 소규모 저수지, 하천, 양식장 등 수질정화와 산소공급이 필요한 시설에 적용돼 있다"며 "반도체 인쇄회로기판(PCB) 등 정보기술(IT) 산업부품용 세정장비에도 이용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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