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의 웹ㆍ모바일 인터넷 환경이 구글과 마이크로스프트(MS)에 심각하게 종속된 상태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한국의 구글ㆍMS 의존도는 다른 나라에 비해서도 압도적으로 높아 독과점 구도 타파가 시급한 것으로 지적됐다.
미래창조과학부와 한국인터넷진흥원(KISA)은 지난 6월 한 달 간 국내 인터넷 이용환경 현황을 조사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밝혔다.
그동안 국내 인터넷 이용 통계는 해외 인터넷 통계 제공업체인 스탯카운터(Statcounter) 등에 의존해 왔으나 정부가 조사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정부 차원 첫 조사에 따르면 국내 PCㆍ모바일 웹브라우저 시장에서 MS사의 인터넷 익스플로러와 구글의 안드로이드 브라우저가 각각 88.05%, 76.47%의 점유율을 기록했다.
이는 양사 점유율이 각각 22.95%(PC), 22.71%(모바일)에 불과한 세계 평균에 비해서도 훨씬 높은 수준이다.
운영체제의 독과점은 더 심각한 것으로 조사됐다.
PC 운영체제의 경우 MS사 윈도우 점유율이 98.57%에 달했으며, 모바일 운영체제는 구글사의 안드로이드가 85.40%를 점유 중인 것으로 드러났다. 이 역시 세계 평균인 89.24%·47.65%를 한참 웃도는 수치다. 심지어 이미 지원이 끝난 윈도우XP 버전 사용자도 22.51%에 이르는 것으로 나왔다.
구글과 MS에 대한 높은 의존은 실제 여러 부작용을 낳고 있다.
웹 브라우저가 인터넷 익스플로러에 종속되면서 액티브X 기반 공인인증서 등 전자상거래 시장의 고립화가 가속화되고 있는 데다 구글의 영향력이 커지면서 삼성ㆍLG 등 모바일 제조업체의 '구글 눈치보기'도 심화되는 실정이다.
송경희 미래부 인터넷정책과장은 "운영체제ㆍ브라우저마다 장단점이 달라 용도에 따라 다른 소프트웨어를 사용해야 되는데 우리나라에서는 관습적으로 특정 제품만 사용하다 보니 종속 현상이 심해진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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