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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멍' 뚫린 출입국관리
입력2010-02-19 18:02:59
수정
2010.02.19 18:02:59
탈레반 의심되는 30대 파키스탄인<br>남의 여권 이용 17차례나 '들락날락'
오는 11월 주요20개국(G20) 정상회의를 앞두고 이슬람 무장단체 요원으로 의심되는 외국인이 남의 여권으로 국내외를 수시로 출입한 사실이 드러나 출입국관리에 비상이 걸렸다.
경찰청 국제범죄수사대는 아프가니스탄의 무장 이슬람 정치단체인 탈레반 소속이라고 밝힌 파키스탄인 A(31)씨를 출입국관리법 위반 혐의로 구속했다고 19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A씨는 지난 2003년 8월 다른 파키스탄인의 여권을 이용해 입국, 국내의 한 이슬람사원에서 성직자인 '이맘'으로 활동하면서 2008년 7월까지 17차례에 걸쳐 불법으로 입출국한 혐의를 받고 있다.
2001년 9월부터 2003년 6월까지 한국에 머물렀던 A씨는 조사 과정에서 "당시 탈레반 지도자 잘랄루딘 하카니 등에게서 한국의 미군기지 정보를 수집하라는 지시를 받고 들어왔다"고 진술했다고 경찰은 전했다.
경찰은 A씨가 실제로 국내 정보를 입수해 탈레반에 넘겨줬는지 파악하지 못했지만 그의 주장에 신빙성이 아예 없지는 않다고 보고 수사하고 있다.
경찰의 한 관계자는 "현재는 탈레반으로 의심만 하는 단계다. 아직 뚜렷한 증거를 찾지 못했지만 국가보안 문제여서 본인뿐 아니라 주변인을 상대로 추가 수사를 벌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경찰 관계자는 "2001년 9ㆍ11테러 이후 공항과 항만 등에서 외국인들의 출입국을 엄격하게 관리했는데 A씨가 남의 여권으로 수시로 입국하면서 적발되지 않은 것은 출입국관리의 심각한 허점을 보여준 사례다. G20 정상회의를 앞두고 대책마련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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