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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가 영향 단기 그칠듯, 투자심리도 안정 조짐
입력2003-09-25 00:00:00
수정
2003.09.25 00:00:00
김정곤 기자
환율 쇼크가 채 진정되기도 전에 유가 급등이라는 복병이 나타나면서 주식시장이 다시 하락세로 방향을 틀었다. 오후장들어 낙폭을 크게 줄였지만 장 중 한때 700선 붕괴되기도 했다. 또 시가총액 상위 종목들이 줄줄이 약세를 보이면서 지난 이틀간의 기술적 반등 폭을 모두 잃어버렸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오전장에서 24포인트나 빠졌다가 낙폭을 11포인트로 줄인 것은 투자자들이 환율쇼크 때와 달리 심리적 안정을 빨리 회복했기 때문”이라며 “유가가 미치는 영향은 환율쇼크보다 더 단기에 끝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또 700선 전후에서는 저가매수세가 유입돼 하방경직성을 유지할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시장을 짓누르는 복병이 잇따라 출현하고 있는데다 이를 견뎌낼 시장의 내성도 약한 만큼 당분간 시장의 추이를 지켜보는 전략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25일 종합주가지수는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감산 결정과 미 증시 급락에 영향을 받아 전일보다 11.18포인트(1.54%) 떨어진 713.52포인트에 마감했다.
장중 한때 699.83포인트까지 떨어져 지난 8월12일 40여일만에 700선이 깨지기도 했다. 하지만 외국인이 640여억원 어치를 순매수한 데 이어 개인이 1,180여억원에 달하는 주식을 순수하게 사들이며 3일째 매수행진 이어간 데 힘입어 낙폭이 급속도로 줄어들었다.
◇환율에 이은 오일쇼크, 시장 복병으로 부상=OPEC의 감산결정은 투자심리를 다시 냉각시켜 이날 거래소시장에서 오른 종목은 173개인데 반해 내린 종목은 598개에 달했다.특히 원화강세 수혜주와 경기방어주들도 큰 폭으로 하락하는 등 유가 급등의 여파가 업종과 종목 구분 없이 악재로 작용하는 모습을 보였다.
투자컨설팅사 BIBR InLabs의 신동준 사장은 “원유 수입비중이 큰 국내 경제특성상 고유가는 경기 회복을 지연시킬 것이라는 우려를 키웠다”며 “이날 들어온 개인들의 대규모 매수세는 단기 시세 차익을 노린 큰 손(스마트머니) 등의 매수세로 해석된다”고 말했다.
◇고유가 피해주와 수혜주는=전문가들은 OPEC의 감산결정에도 불구하고 국제 유가 상승은 단기에 그칠 가능성이 높다며 주식시장에 미치는 영향도 오래가지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유가의 변동성이 커지며 불안한 흐름을 보일 경우 업종과 종목별로 희비가 엇갈릴 것으로 전망했다.
송영선 한국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유류비가 제조원가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높은 항공ㆍ해운업종에 불리하게 작용할 것으로 분석된다”며 “반면 국제유가 인상분을 제품가격에 전가할 수 있는 정유업종 등은 수혜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680선이 지지선으로 작용할 듯=김세중 동원증권 투자분석가는 “조정이 더 이어질 경우 단기적으로 680선까지 밀릴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며 “외면상으로는 환율 및 유가 충격으로 주가가 급락한 것으로 보이지만 본질적으로는 5개월 동안 주가가 많이 오르며 누적됐던 조정 압력이 환율ㆍ유가 등 외부 악재에 민감하게 반응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680선은 올해 종합주가지수 저점이었던 512포인트와 고점이었던 775포인트의 3분의1정도이며, 기술적으로도 중기추세선인 120일 이동평균선이 위치해 있는 지수대다.
김 투자분석가는 “환율이나 유가 부담에도 불구, 아직 상승추세가 꺾였다고 보는 것은 이르다”며 “조정을 거치고 난 뒤 다음달 후반께에는 다시 강세장으로 돌아갈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김학균 굿모닝신한증권 투자분석가는 “환율이나 유가의 방향성보다는 하락 또는 상승 속도가 더 문제”라며 “국제 유가가 지난해 미 텍사스산 중질류(WTI)기준으로 31달러 수준을 유지했음을 고려해 볼 때 중장기적으로는 큰 부담이 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추세가 무너지지 않은 개별 종목을 저가 매수하는 전략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김정곤기자 mckids@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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