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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엿보기] 밤에 우는 매미는 사람탓?
입력1999-08-08 00:00:00
수정
1999.08.08 00:00:00
이균성 기자
밤잠을 설치게 하는 매미(蟬)의 심야 울음소리는 「무죄」다.최근 매미가 밤 늦도록 울어대는 바람에 잠을 설친다고 호소하는 사람이 많다. 특히 주변에 녹지가 조성된 대도시일수록 그런 현상이 심하다.
서울 여의도, 반포아파트 단지, 중구 정동 등이 대표적인 곳.
여의도는 여의도 광장이 공원으로 변하고 국회의사당 인근 윤중로∼마포대교∼서울대교∼광장로 일대에 매미가 좋아하는 벚나무와 수양버들이 많기 때문이다. 『요즘 매미는 심야까지 소음에 가까울 정도록 극성스럽게 울어대 잠을 설친다』는 게 이곳 주민들의 이야기다. 심지어 관할 구청인 영등포구청이 매미 퇴치문제를 놓고 심각한 고민에 빠질 정도다.
그러나 이같은 매미의 심야 울음은 무죄라는 게 곤충학자들의 주장이다.
국립중앙박물관 자연사연구실 안승락(安承樂)박사는 『매미는 원래 낮에만 운다』며 『대도시의 경우 환한 불빛 때문에 매미가 밤을 낮으로 착각해 우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매미의 심야 울음엔 그만한 이유가 있는 것이다.
매미의 울음이 무죄인 이유는 또 있다. 매미는 울어야만 한다. 그것도 될 수 있으면 크게 울어야 한다. 그래야 종족을 번식시킬 수 있다.
安박사는 『매미는 수컷만 운다』며 『암컷이 수컷의 울음소리를 듣고 짝짓기를 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특히 수컷의 울음소리가 크면 클수록 주위에 암컷이 많이 모인다. 말하자면 매미의 울음은 「세레나데」인 셈이다.
매미의 생태를 보면 울지 않을 수도 없을 것 같다. 종류에 따라 다르지만 매미는 7일간 살기 위해 7년 세월을 땅속에서 유충으로 지낸다. 종족 번식을 위한 그 긴 인고의 세월을 감안하면 참으로 처절한 세레나데인 것이다.
사정이 이러한데 어찌 매미의 심야 울음을 탓할 수 있겠는가. 매미에겐 울 권리가 있고 특히 심야까지 울게 만든 건 바로 인간 자신인 것이다.
우리나라엔 참매미·애매미 등 현재 15종류의 매미가 서식하고 있다. /이균성 기자 GSLEE@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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