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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지갑 열게하려면 기업투자심리 살려야

“경기가 바닥을 찍고 점차 회복되고 있다고요. 그것은 책상머리 경기입니 다.” 여운진 홈플러스 북수원점장은 “경기변화에 민감하지 않은 할인점업계에이런 불황은 처음”이라며 “바닥은 아직 멀었다”고 단언했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을 비롯한 경제연구기관들이 올해 경제성장률을 일제히 상향 조정하고 있지만 내수경기는 풀릴 기미가 없다. 할인점업계는 내수침체로 매출이 뚝 떨어지자 이달 들어 경쟁적으로 30~50%의 폭탄세일과 경품행사 등 이른바 ‘백화점식’ 판촉에 들어갔다. 박리 다매로 가격경쟁력을 무기로 삼는 할인점업계는 백화점의 전유물인 세일은 창립기념일을 앞두고 1년에 한차례 갖는다. 여 점장은 “예년에는 주말매출이 2배 가량 늘었지만 이번에는 20~30% 신장에 그치고 있다”며 “세일이 끝나고 정상가로 환원하는 오는 5월부터가 더 문제”라고 우려했다. 경기에 민감한 백화점은 상황이 더 심각하다. 지난 18일로 끝난 백화점의봄 정기세일 매출은 하루평균 기준으로 지난해에 비해 7~9% 감소했다. 연간 4차례 열리는 백화점 정기세일의 매출감소는 2002년 가을 세일 이후 내 리 6번째다. 백화점업계는 매출부진을 그나마 만회하기 위해 세일기간을 17일로 4일 연장하는 고육책까지 동원하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수출이 매월 30~40%씩 폭발적으로 증가하는데도 내수경기가 이 처럼 싸늘하게 식은 이유를 수출발 성장동력이 내수로 연결되는 ‘선순환’ 성장구조가 붕괴된 데서 찾는다. 수출이 늘면 설비투자를 확대하고 일자리를 늘리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기업들이 가동률을 높여 생산물량을 늘리고 있어 투자가 살아나지 않고 있는 것이다.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 기업규제, 기업의 해외이전, 부품과 원자재의 해외조달 등이 투자를 가로막거나 줄이는 요인이다. 일자리가 늘어나고 소득도 증가해야 소비자들이 지 갑을 열지만 일자리 제공과 소득발생의 원천인 기업의 투자심리 회복이 뒷 받침되지 않으면 선순환구조는 요원할 수밖에 없다. 그러나 내수를 회복시킬 마땅한 정책수단이 없다는 게 당국의 고민이다. 특소세 인하와 고용창출형 투자에 대한 세금감면 등 조세정책을 총동원했고 물가가 불안한 마당에 금리를 인하할 여력은 없다. 이에 따라 전문가들 은 단기적인 정책수단을 동원하기보다는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성장동력을확충하도록 ▦기업환경 개선 ▦정책 일관성 유지 ▦노사관계 안정 등을 추 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특히 성장중심의 기존 경제정책 을 훼손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17대 총선 이후 여당이 국회 에서 다수의석을 확보함에 따라 정책추진의 탄력이 높아져 불안심리가 해소될 것이라는 관측이 있는 이면에는 참여정부의 코드인 ‘분배’에 경제정책의 무게중심이 실리지 않을까 하는 우려 또한 적지않다. 박원암 홍익대 경영학부 교수는 “분배의 악화는 부유층의 소득이 상대적으로 증가했다기보다는 성장둔화로 실업률이 오르고 고용의 질이 악화된 것이 더 큰 원인”이라며 “성장잠재력을 확충해 분배를 개선하는 것이 바 람직하다”고 지적했다. 오문건 LG경제연구원 상무도 “400만명에 육박하는 신용불량자와 높은 가계부채, 물가불안이 한꺼번에 겹치면서 소비심리가 위축됐다”며 “신불자 문제 등 금융시장 불안요인은 당장 해결될 수 있는 사안이 아니기 때문에기존 정책을 일관성이 있게 추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수출-내수간 연계고리를 회복하기 위해서는 기업의 투자심리부터 되살려놓 아야 한다는 지적이다. 이헌재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이 취임 직후부터 ‘고용창출형 투자’를 그토록 강조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배상근 한국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외국기업이 투자한다면 돈의 성격을따지지 않으면서 국내기업이 투자한다고 하면 자금의 출처부터 묻는 풍조에서 어떤 기업이 투자하겠냐”며 “외국인이 투자하면 현금까지 되돌려주 는 마당에 국내기업을 경시한다면 수출과 내수 둘 다 잃어버릴 수 있다”고 경고했다. 권구찬기자 chans@sed.co.kr <저작권자ⓒ 한국i닷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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