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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요초대석] 김재철 무역협회장

"韓·中·日 자유무역협정 서둘러야" "우리경제가 좋지 않은 것은 사실이지만 정도 이상으로 비관적이고 위축돼 있습니다. 위기의식을 갖되 좀더 자신감을 갖고 능동적으로 대처하면 좋은 결과를 이뤄낼 수 있습니다." 김재철(66) 한국무역협회 회장은 비관적 질문에 희망적 답변으로 인터뷰를 시작했다. 해외시장개척단과 함께 각국을 돌아다녀보면 외국인들은 우리를 무척 부러워하는데 정작 우리는 스스로가 너무 처져 있다는 것이다. 김 회장은 세계경제가 침체에 빠져 있는 가운데 미국을 중심으로 한 각국의 보호무역주의 색채가 강화되고 있는 반면 뉴라운드 체제 출범, 중국의 세계무역기구(WTO) 가입 등 '수출 한국'에 위기와 기회가 동시에 다가오고 있다며 정부ㆍ정치권ㆍ기업 모두가 국가경쟁력 강화를 위해 고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관련기사 30년 원양업 외길 '산업사회 1기생' -4일 후면 무역업계 최대행사인 무역의 날을 맞습니다. 올해 수출부진이 계속되고 있어 마음이 착잡하시겠습니다. ▲정보기술(IT) 산업 침체로 인한 세계경기 동반 침체가 계속되는 와중에 미 테러 참사로 불확실성 증대와 소비심리가 더욱 위축돼 수출에 어려움을 겪고 있으니 아무래도 축제분위기일 수는 없겠지요. 하지만 수출내용이나 경쟁국과 비교해보면 그렇게 낙담할 일은 아니라고 봅니다. 수출감소는 반도체가 주요인이며 다른 부문은 나름대로 선전하고 있습니다. 또 10월 말 현재 우리 수출이 전년 대비 11.1% 줄었는데 경쟁국인 일본이 14%, 타이완이 18% 감소한 것에 비춰보면 비교적 잘 대처하고 있는 것이지요. 올해 무역의 날은 신발끈을 질끈 매고 다시 뛰는 계기로 삼아야지요. -미국 등 주요 국가들이 경기침체의 탈출구로 자국산업보호를 위한 수입규제 조치 등 통상압력을 강화하는 추세여서 수출여건이 더욱 악화될 것으로 우려됩니다. ▲세계가 하나의 시장으로 통합되는데 따른 여파지요. 선진국ㆍ개도국 구분 없이 모두 수출에 열중하다 보니 전세계적으로 공급과잉이 빚어지고 있습니다. 이 결과가 수입규제 강화입니다. 우리나라는 10월 말 현재 23개국으로부터 121건의 각종 수입규제를 받고 있습니다. 미 테러 사태 이후에는 그런 움직임이 부쩍 많아졌고 시장개방 압력도 가중되고 있습니다. 정부가 통상역량을 강화해 상대국이 수입규제를 남발하지 않도록 외교적 노력을 경주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잘못된 규제에 대해서는 WTO 제소도 적극적으로 해야 할 것입니다. -중국이 무섭게 변하고 있습니다. 일부에서는 세계경제의 돌연변이라는 표현까지 나올 정도입니다. ▲중국의 부상은 우리에게 위협이자 기회 요인이 됩니다. 일부에서는 중국의 경제력을 과대평가하고 우리자신의 잠재력은 과소평가하지만 저는 달리 생각합니다. 지정학적 요인이나 우리 국민의 자질을 감안할 때 기회 요인이 훨씬 많다고 봅니다. 다만 우리의 대중국 전략이 서로 협력하는 파트너로서 '윈ㆍ윈'관계를 구축할 수 있어야 할 것입니다. 양국이 합작투자 등을 통해 협력구조를 심화시킬 필요가 있지요. 예를 들어 중국 내수시장의 공동진출, 천연자원의 공동개발, 대북한 우회진출 등의 방안을 모색할 수 있을 것입니다. 중장기 관점에서 한ㆍ중ㆍ일 3국의 자유무역협정도 적극 추진해야 할 것입니다. 중국 관광객 유치 전략도 중요합니다. 1,000만명이 한국을 찾아와 1인당 1,000달러씩만 써도 100억달러라는 관광수입이 생깁니다. 이는 500억달러 이상의 상품수출 효과와 맞먹는 것입니다. 1,000만명이라고 해봐야 중국인구의 1%도 안됩니다. -그동안 한국상품에 대해 '고급품은 미일의 위세에 눌리고 중ㆍ저가품은 중국 및 동남아의 추격에 발목을 잡힌 답답한 상황'이라는 평가가 많았습니다. 탈출구를 찾기도 만만치 않은데요. ▲그런 지적들이 많지요. 하지만 앞으로 전개되는 지식ㆍ정보화시대에는 선진국과 어깨를 나란히 해야 발전할 수 있다고 봅니다. 우리 국민은 순발력이 뛰어나요. 지식을 돈보다 소중히 여기는 높은 교육으로 지식ㆍ정보화 시대의 강국이 될 잠재력이 충분합니다. OECD에서도 최근 한국의 지식산업 성공 가능성이 세계 10번째, 아시아에서는 첫번째라고 꼽지 않았습니까. 우리는 IT 산업뿐 아니라 전통산업에서도 경쟁력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이를 잘 연계하면 앞날은 매우 밝다고 생각합니다. 정밀화학ㆍ신소재ㆍ정밀부품ㆍ바이오ㆍ전자상거래 부문도 충분히 승산이 있는 미래성장 산업이고요. 한가지 덧붙이자면 국가이미지를 미국이나 일본 수준으로 높일 수 있는 노력이 병행돼야 한다는 점입니다. 하나의 상품에는 기업과 국가의 이미지, 문화적 향기까지 담겨져 있고 동시에 이 같은 복합적인 이미지가 상품에 투영된다는 점에서 결코 소홀히 할 수 없는 부분입니다. -무역업계는 아무래도 환율변화에 가장 민감하게 반응할 수밖에 없습니다. 최근 외국인 투자자금이 서울증시로 대거유입돼 이들의 움직임에 따라 환율의 급변동 가능성이 큰데요. ▲우리 기업들은 그동안 체질개선을 위해 많은 노력을 펼쳤지만 아직까지는 환율변화에 상당한 영향을 받고 있습니다. 수출도 부진한 상황에서 환율이 하락해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지요. 문제는 우리경제의 기초여건이 별로 좋지 않다는 점입니다. 최근과 같이 금융장세에 의한 환율하락은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아직 우려할 수준은 아니지만 앞으로 원화강세 현상에 대비해 외환당국이 지속적인 대책을 강구해야 할 것입니다. 당분간은 미국 및 일본 경제의 사정으로 봐 환율이 크게 변동하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됩니다만 외환시장은 누구도 예측할 수 없는 것 아닙니까. -내년에는 지방자치단체장 선거와 대통령 선거가 치러집니다. 이 때문에 정치논리가 더욱 기승을 부릴 것이라는 우려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어느 국가든 경제가 정치논리에 종속되면 어려움을 겪게 마련입니다. 정치가 경제에 희망을 줘야 국민경제가 활력을 얻게 됩니다. 양대선거를 치르는 과정에서 수출경쟁력의 기초인 물가 등 거시경제 변수가 교란되는 일이 없도록 세심한 주의를 기울여야 할 것입니다. 정부가 최근 경기부진을 극복하기 위해 내수진작책을 추진하고 있는데 단순히 내수만 부양하는 것이 아니라 기업 및 국가의 수출경쟁력 전반을 함께 높이는 방향으로 추진되기를 희망합니다. 내년을 말씀하시니 생각나는데 월드컵과 아시안게임이 예정돼 있지요. 월드컵은 전세계에 한국을 홍보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입니다. 만반의 준비를 통해 국가이미지 및 우리 제품을 널리 알리는 계기로 삼아야 할 것입니다. -수출부진이 심화되면서 무역인들의 사기도 많이 떨어진 것 같습니다. 무역인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것이 있으시다면. ▲우리 국민의 장점은 위기에 강하다는 것입니다. 지금 경제환경이 어렵다고 하지만 암담했던 외환위기에 비하면 훨씬 희망적입니다. 무역인들은 국민경제 발전의 주역이라는 자부심과 책임감을 갖고 수출활성화를 위해 더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합니다. 정리=김형기기자 사진=신재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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