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휘자 정명훈이 자신이 예술감독으로 있는 서울시립교향악단을 이끌고 VIP석 기준 티켓 한장값 57만원, 2인 기준 114만원에 달하는 상업용 호화 민간 오페라공연 출연문제로 또다시 구설수에 올랐다. 정명훈은 올 연초에도 서울시립교향악단에서 20억 4,200만원의 연봉(2010년 기준), 한번 지휘에 4,244만원ㆍ유럽 출장 때 1등석 비행기 왕복표 2장을 받아온 화려한 개인생활이 드러나 논쟁이 됐었다.
5일 문화체육관광부와 국립오페라단에 따르면 정명훈과 서울시립교향악단은 오는 28일과 30일, 9월 1일과 2일 연세대 노천극장에서 개최되는 '마에스트로 정명훈과 안젤라 게오르규와 비토리오 그리골로의〈라보엠〉'이라는 이름의 한 민간 오페라 공연에 공식출연한다. 이 공연은 미미역에 '안젤라 게오르규', 로돌포 역에 '비토리오 그리골로' 등 해외 성악가들을 초청했고 프랑스 '오랑쥬 페스티벌' 제작진이 참여했다는 명분을 내세워 VIP석 티켓 1장값이 무려 57만원에 달하는 초고가 공연이다. R석이 45만원, S석의 경우도 25만원에 달한다. 통상 오페라공연의 경우 동반관람객이 대다수라는 점에서 VIP석의 경우 2인 기준 114만원을 내야 된다는 계산이다. 결국 서울시립교향악단과 정명훈이 도시근로자 월급에 해당하는 돈을 내야되는 민간주최의 초호화공연에 주연으로 참여하는게 바람직하느냐는게 논란의 시발점이다. 게다가 이 공연은 야외극장의 특성을 내세워 첫번째 인터미션(1막)이후 우천으로 인한 공연취소는 당일 공연이 완료된 것으로 판단해 환불이 불가능하다고 규정하고 있어 자칫 관객들과 대형 마찰 가능성도 내포하고 있다. '라보엠'은 이탈리아 푸치니의 작품으로 전체 4막으로 구성돼 있다.
서울시립교향악단측은 이에대해 "서울시의 지원예산이 적어 자체 수익사업 차원에서 출연을 하게됐고, 정명훈 감독은 티켓값은 모르고 있으며, 구체적인 출연료는 공개할 수 없다"고 해명하고 있다. 하지만 국내 오페라계는 자신의 이름을 내세워 치뤄지고 있는 공연에 출연하는 공립 예술단체와 그 예술감독의 해명으로는 바람직하지 않다고 지적하고 있다. 특히 이 고액 공연은 지난 4월 국립오페라단이 창단 50주년 기념 야심작으로 정명훈과 서울시립교향악단의 협연으로 만들었던 같은 이름의 오페라'라보엠'과 대비되면서 국내 오페라계가 불쾌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당시 서울 예술의전당에서 올렸던 국립오페라단 50주년 기념작 '라보엠'의 경우 VIP석 티켓 최고가격은 15만원 이었다. 당시 이 공연의 경우도 출연자는 국내 성악가들이 맡았지만 제작진은 연출 마르코 간디니를 비롯 세계 최정상급 예술가들이 참여했다. 국내 오페라계 한 관계자는 "예산이 부족했다면 20억원 규모인 본인 연봉을 추가로 조정하는 방안도 고려할 수 있는 것 아니냐"며"공공기관의 예술감독이 논란여지가 큰 민간 호화행사에 주연으로 참여하는 것은 신중하지 못했고 같은 이름으로 협연해 무대에 올렸던 국내 오페라계에 대한 배려도 부족했다"고 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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