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1ㆍ4분기 실질임금 증감률이 1년6개월 만에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이에 따라 지갑이 얄팍해진 서민 가계가 오락이나 취미, 여행 등 여가활동 소비를 크게 줄일 것으로 전망된다. 5일 한국은행 등에 따르면 지난 1ㆍ4분기 실질임금은 236만4,074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246만4,718원보다 4.08% 줄었다. 실질임금은 월급명세서에 찍히는 명목임금을 물가상승률로 나눈 뒤 100을 곱해 구한다. 물가상승 효과를 제거했기 때문에 가계부문의 실질적인 구매력을 나타낸다. 실질임금 증감률이 마이너스를 나타냈다는 것은 명목임금 증가율보다 물가상승률이 더 높아 실제로는 임금수준이 줄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전년동기대비 실질임금 증감률이 마이너스로 돌아선 것은 2009년 3ㆍ4분기에 마이너스 0.47%를 기록한 이후 처음이다. 실질임금 증감률은 2009년 3ㆍ4분기 마이너스 0.47% 이후 4ㆍ4분기 2.52%, 2010년 1ㆍ4분기 4.22%, 2ㆍ4분기 3.51%, 3ㆍ4분기 5.93%, 4ㆍ4분기 1.54% 등 증가세를 유지해왔다. 하지만 올해 상반기 소비자물가지수가 4.0%를 웃돌면서 실질임금 증감률은 마이너스로 바뀌었다. 전년 동기와 비교한 올해 1ㆍ4분기 명목임금 증감률은 물가상승률에 훨씬 못 미치는 0.19%에 그쳤다. 월별로 보면 올해 실질임금 증감률은 1월 5.43%, 2월 -13.44%, 3월 -2.94%, 4월 -2.73%로 1월을 제외하고는 3개월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명목임금과 실질임금 증감률은 2010년 2분기까지는 1~2%포인트가량 차이가 났지만 2010년 3분기 3.09%포인트, 4분기 3.67%포인트, 2011년 1분기 4.27%포인트까지 벌어졌다. 올해 5월과 6월 물가상승률이 각각 4.1%, 4.4%로 여전히 높았던 점을 감안하면 2분기에도 실질임금 증감률은 마이너스를 이어갈 가능성이 크다. 손민중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올해의 경우 소비자물가지수는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지만 5인이상 임금 근로자의 상여금 등 변동급여는 지난해보다 줄었다”며 “식품 등 필수소비는 그대로 유지하겠지만 오락, 여행 등 선택적인 소비는 크게 줄일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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