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에 제대로 된 우리말 교육프로그램이 없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KBS의 ‘상상플러스’ ‘우리말 겨루기’ 등 우리말을 소재로 한 오락 프로그램들이 인기몰이를 하고 있고, ‘상상플러스’의 경우 주간 시청률이 매번 전체 3~4위권에 있는 등 우리말에 대한 관심은 높지만 정작 이 욕구를 채워줄 프로그램은 절대적으로 부족한 실정이다. KBSㆍMBCㆍSBS 등 지상파 방송사들은 매일 5분 정도 분량의 우리말 교육 프로그램을 편성하고 있다. KBS는 ‘바른말 고운말’을 매주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오전 11시55분~낮 12시) 방송한다. MBC도 시간(오전 10시55분~오전 11시)만 다를 뿐 ‘우리말 나들이’라는 제목으로, EBS도 ‘우리말 우리글’이라는 제목으로 오전 11시~오전11시 5분까지 주말을 빼고 내보내고 있다. 반면 SBS는 ‘사랑의 우리말’을 토ㆍ일 오후4시 40분에 2분 정도 방송한다. 제목 조차 차별화되지 않은 이들 프로그램들은 실제 방영 시간이 채 5분도 되지 않는데다, 프로그램 내용도 단순히 어떤 표현(단어)이 옳고 그른지를 알려주는 정도의 수준에 불과하다. 방송 시간도 한결같이 시청률이 적은 점심시간으로 잡혀 있어 방송사들이 우리말 교육에 무관심한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상상플러스’ 등 우리말을 소재로 한 오락 프로그램들이 있지만 최근에는 이들 오락 프로그램들마저 우리말을 단순히 재미의 소재로만 이용하는 모습으로 변질돼가고 있다. KBS의 ‘우리말 겨루기’, MBC의 사투리 퀴즈 프로그램 ‘말 달리자’ 역시 퀴즈라는 프로그램 형식상 우리말 교육에는 한계가 있다는 평이 나오고 있다. 이관규 홍익대 국어교육과 교수는 “우리말 교육 프로그램의 방송시간이 짧고 방송시간대도 오전인 것은 지상파 방송, 특히 공영방송의 우리말에 대한 무심한 편성을 보여주는 단적인 예”라고 말했다. 지영서 KBS 한국어팀장은 “현 상황이 만족스럽지는 않지만 방송사도 이 문제에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는 만큼 앞으로 우리말 교육 프로그램을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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