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스피해 놓고 주변5國 영유권 다툼 가열 석유매장량 풍부 '제2 중동'法 인정여부따라 권리 달라져이란-러시아 등 '첨예 대립' 이종배 기자 ljb@sed.co.kr '제2의 중동(中東), 카스피해를 아십니까' 세계 최대의 내해(內海)인 카스피해를 놓고 주변국들이 ‘바다와 호수’ 논쟁을 벌이고 있다. 카스피해는 러시아, 아제르바이잔, 투르크메니스탄, 카자흐스탄, 이란 등 5개국으로 둘러싸여 있는 데 어떤 국가는 호수, 다른 국가는 바다라고 주장하고 있는 것이다. 호수 라고 주장하는 측은 이란과 투르크메니스탄. 러시아, 카자흐스탄 등 나머지 3개국은 바다라고 맞서면서 한치의 양보도 하지 않고 있다. 국제법에 의해 호수이면 인접 국가들이 균등 분할하나 바다일 경우 국경선 비율에 따라 차등 분할된다. 한마디로 호수ㆍ바다 인정 여부에 따라 카스피해 영유권 주장 범위가 달라지는 것이다. 왜 이런 현상이 벌어지고 있을까. 바로 카스피해에 묻혀 있는 석유 때문이다. 카스피해 매장 석유량은 500억~2,000억 배럴 규모로 추산되고 있다. 세계 최대 산유국인 사우디아라비아의 매장량이 2,600억 배럴인 점을 감안해 보면 규모를 쉽게 이해할 수 있다. 바다와 호수 중 어떻게 보느냐에 따라 카스피해 영유권을 주장할 수 있고, 이는 결과적으로 바다 속에 묻혀 있는 검은 돈인 석유를 확보할 수 있게 되는 셈이다. 현재 이란과 아제르바이잔이 첨예하게 대립돼 있는 상태다. 여기서 최근에는 러시아까지 가세했다. 러시아는 카스피해에서 바다라고 주장하는 3개국과 공동으로 대규모 해상 훈련을 실시하기도 했다. 5개국 정상들은 여러 차례 회의를 갖고 카스피해의 법적 소유권 문제를 논의 했으나 현재까지 뚜렷한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다국적 석유 메이저들도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영국의 BP는 아제르바이잔 지역에서 100년간 석유 채굴권을 획득했다. 이에 대해 이란이 BP 석유 탐사선을 강제 추방시키는 사건이 발생하기도 했다. 현재 카스피해는 자원을 둘러싼 주변 국들의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대립되면서 석유 이권을 둘러싼 게임의 장이 되어가고 있다. 입력시간 : 2006/01/19 16: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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