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성장률은 좋다는데… 국민지갑은 언제 채워지나
입력2006-04-30 17:05:42
수정
2006.04.30 17:05:42
高유가등 교역조건 악화, GDP-GNI 괴리 커질듯<br>한은 내부 올 GNI 증가율 하향 전망<br>GDP 성장률과 격차 2~3%P 벌어져<br>민간硏들은 이미 장기화 가능성 경고
성장률은 좋다는데… 국민지갑은 언제 채워지나
高유가등 교역조건 악화, GDP-GNI 괴리 커질듯한은 내부 올 GNI 증가율 하향 전망GDP 성장률과 격차 2~3%P 벌어져민간硏들은 이미 장기화 가능성 경고
김영기 기자 young@sed.co.kr
경제성장률과 국민들의 실제소득 증가율이 따로 노는 현상이 장기화할 것이라는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경제 전반적으로는 그런대로 굴러가는데도 국민들의 호주머니는 좀처럼 채워지지 않는 것이다.
이는 유가 급등으로 교역조건이 갈수록 나빠지고 있는 데 따른 것인데 정부와 한국은행은 이미 내부적으로는 올해 연간 국민총소득(GNI) 증가율을 낮춰 잡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30일 한국은행과 재정경제부 등에 따르면 유가의 고공행진이 이어지면서 국민들의 실질소득을 표시해주는 연간 GNI 증가율이 연간 GDP 성장률에 턱없이 모자라는 2~3%에 머무를 것이라는 전망이 설득력을 얻어가는 분위기다. 올해 성장률이 5% 언저리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되는 점을 감안하면 2~3%의 괴리가 발생하는 셈이다.
실제로 국민계정 통계를 총괄하는 한국은행은 GNI 증가율을 이미 낮춰 잡은 흔적이 엿보이고 있다. 박승 전 한은 총재는 올초 연간 GDP 성장률과 GNI 증가율을 각각 5%와 4.5%로 책정했었다. 그러나 이성태 총재는 최근 국회 업무보고에서 “올해는 성장과 실질소득간 격차가 많이 줄어들 것이지만 GDP가 5% 정도 성장한다면 GNI는 3% 정도 증가해 격차가 2%포인트는 날 것”이라며 GNI 증가율을 사실상 하향 조정했다. 박 전 총재의 당시 발언이 다소 기대를 담은 것인 점을 고려하더라도 1%포인트 이상 낮춰 잡은 셈이다.
이 같은 상황 분석은 재경부도 비슷한 듯하다. 한덕수 부총리 겸 재경부 장관은 최근 재경위 업무보고에서 “유가가 예상보다 높아 1ㆍ4분기 중 GNI와 GDP 사이에 갭이 있을 것으로 예상되지만 연간으로는 GDP 수준(5%)에 접근해갈 것”이라며 외견상 낙관적인 입장을 보였다. 하지만 실무진은 사뭇 다른 뉘앙스를 풍긴다. 재경부의 한 관계자는 “부총리의 발언은 기대를 조금 담은 것이라고 볼 수 있다”며 “실제 GNI 증가율은 많이 낮아질 것”이라고 밝혔다.
GNI에 대한 회색빛 전망은 이미 최근 발표된 국내총소득(GDI:GDP+실질무역손익) 통계치에서도 드러났다.
한은에 따르면 1ㆍ4분기 GDI는 지난해 4ㆍ4분기 대비 0.1%가 도리어 줄어들었다. 전 분기와 비교한 것이지만 1년 만에 마이너스 증가율을 기록했다는 것은 그만큼 실질소득 증가에 비상이 걸렸음을 의미한다.
GNI는 GDI에다 국외순수치요소소득(해외로부터 벌어들이는 임금ㆍ이자 등 소득)을 더한 개념으로 통상 GDI와 GNI는 최대 0.2~0.3%포인트 정도 차이를 낸다. 결국 1ㆍ4분기 GNI 증가율도 극히 빈약한 수준에 머물 것이라는 계산이 나온다. 1ㆍ4분기 경제성장률이 전년동기 대비로는 6% 이상의 고공행진을 했던 것과 비교하면 실질 GNI와 GDP와의 괴리가 최근 수년 동안 가장 클 것이라는 분석이 가능하다.
민간 연구기관들 사이에서는 이미 이 같은 경고의 목소리가 불거지고 있다. 금융연구원은 최근 올해 GDP 성장률 전망치를 4.8%에서 5.2%로 상향 조정하면서도 실질 GNI는 2%에 머물 것으로 전망했다.
4.7%의 성장률을 내다본 LG경제연구원도 GNI 증가율은 2%대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LG연구원은 특히 “전년동기 대비 6% 이상의 높은 성장률을 보인 1ㆍ4분기에도 실질 GNI는 1% 미만에 머물 것으로 예상되며 국제유가가 하향 안정되지 않는다면 연간 GNI는 2%에도 못 미칠 수 있다”고 밝혔다.
배상근 한국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경제성장률과 GNI 증가율이 따로 노는 현상은 장기화할 가능성이 높다”며 “이는 소비의 본격적인 회복을 가로막는 핵심 요인이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 [용어설명] GDP·GDI·GNI
GDP(국내총생산ㆍGross Domestic Product):외국인이든 우리나라 사람이든 국적을 불문하고 우리 국경 내의 가계ㆍ기업ㆍ정부 등 경제주체가 생산활동에 참여해 창출한 부가가치(최종 생산물)를 시장가격으로 평가한 합계. GDP를 산출할 때 개별상품의 가격변동분을 제거한 것이 실질GDP이며 경제 성장률 지표로 사용된다.
GDI(국내총소득ㆍReal Gross Domestic Income):GDP에서 환율이나 수출입 단가가 바뀌면서 생긴 무역손실이나 이익, 즉 교역조건 변화에 따른 실질무역손익을 더해 산출한 금액. 교역조건 변화에 따른 실질 무역손익이다.
GNI(국민총소득ㆍGross National Income):GDI에 다시 '국외순수취요소 소득'을 더한 개념. 경제주체가 일정 기간에 생산한 총부가가치를 시장 가격으로 평가, 합산한 '소득지표'다. 즉 한 나라의 국민이 생산활동에 참여한 대가로 받은 소득의 합계로 해외에서 국민이 받은 소득(국외수취요소 소득)은 포함되고 GDP 중 외국인에게 지급한 소득(국외지급요소 소득)은 제외된다.
교역조건을 두루 담고 순수 우리 국민의 소득을 합산하다 보니 국민들의 체감경기를 보다 효율적으로 반영할 수 있다는 장점을 지닌다. (실질GNI=실질GDP+교역조건 변화에 따른 실질무역손익+국외 순수취요소 소득)
입력시간 : 2006/04/30 17:05
주소 : 서울특별시 종로구 율곡로 6 트윈트리타워 B동 14~16층 대표전화 : 02) 724-8600
상호 : 서울경제신문사업자번호 : 208-81-10310대표자 : 손동영등록번호 : 서울 가 00224등록일자 : 1988.05.13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4065 등록일자 : 2016.04.26발행일자 : 2016.04.01발행 ·편집인 : 손동영청소년보호책임자 : 신한수
서울경제의 모든 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은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Copyright ⓒ Sedaily, All right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