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메뉴

검색
팝업창 닫기
이메일보내기

[PEF 경영시대] <중>기업·산업 구조조정 선봉장

PEF, 두산·금호·현대 경영난 수습… 동양 부실 계열사도 살려내

은행 등 채권단서 구조조정 주도권 넘겨받아

건설·조선·해운업계 체질개선·성장 이끌어

대기업도 추후 우선매수 가능해 PEF와 제휴


최근 이뤄진 대기업 구조조정의 핵심에는 사모펀드(PEF)가 자리 잡고 있다. 두산과 금호·현대·동부그룹의 경영난은 PEF가 10조원 가까운 자금을 투입하며 사실상 수습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웅진과 동양·STX의 부실 계열사 회생도 PEF가 주도하거나 힘을 보탰다. 과거 기업 구조조정을 주도했던 은행 등 채권단의 역할을 PEF가 넘겨받고 있는 것이다. PEF는 전문성을 바탕으로 기업의 체질 개선과 수익성 향상에만 초점을 맞춰 구조조정의 시간을 앞당길 수 있으며 대기업들의 입장에서도 일정 기간이 지나면 기업을 되가져올 수도 있다는 점에서 PEF와의 제휴를 선호한다는 게 업계의 전언이다.

두산그룹은 구조조정에서 PEF를 빼놓고 얘기할 수 없을 만큼 PEF의 역할이 지대했다. 미국 건설장비 업체 밥캣을 인수한 뒤 건설경기 침체로 직격탄을 맞은 두산은 두산DST 등 3개 계열사와 한국항공우주산업(KAI) 지분 일부를 IMMPE와 미래에셋PE에 매각해 3,800억원가량을 조달하며 숨통을 틔웠다. 두산은 지난 2011년에도 IMM과 미래에셋에 하나대투증권PE가 가세한 컨소시엄에 두산인프라코어 중국법인인 DICC의 지분 20%를 팔았다.

경제위기 속에 대우건설을 고가로 인수해 '승자의 저주'에 빠진 금호아시아나그룹의 구조조정도 PEF가 이끌었다. 우선 산은PE와 칸서스자산운용이 만든 PEF가 2010년 금호생명(현 KDB생명)을 6,500억원에 인수한 데 이어 산은 PE가 주도한 사모펀드가 2011년 대우건설 지분(50.75%)을 3조3,000억원에 사들였다. 당시 금호그룹은 최근 재인수한 금호고속 지분 100%와 대우건설 소수지분(12.3%) 등을 9,500억원에 IBK투자증권PE 및 케이스톤파트너스 컨소시엄에 매각해 경영 정상화의 기틀을 다졌다.

일본계 PEF 운용사인 오릭스PE는 현대증권의 경영권이 포함된 지분을 자베스파트너스와 올 6월 약 6,500억원에 인수하며 현대그룹 구조조정에 사실상 마침표를 찍게 했다. 오릭스PE는 이달 말 금융당국의 승인을 얻어 다음달 초부터 본격적인 현대증권 경영에 나선다. 앞서 오릭스PE는 현대로지스틱스를 6,000억원대에 인수했으며 IMM PE는 지난해 4월 현대상선 LNG선사업부를 5,000억원에 사들였다. 운용사의 한 고위관계자는 "대기업 집단은 일부 계열사 매각 후 우선매수청구권을 확보해 다시 기업을 사들일 수 있어 PEF와의 거래를 선호하는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계열사 매각 후에도 경영난이 진행형인 동부그룹의 경우 PEF 운용사들이 인수한 기업들에 대해 매각에 나서고 있다. KTB PE와 큐캐피탈은 지난해 동부그룹에서 동부익스프레스를 6,500억원에 인수했지만 관계사인 동부건설까지 법정관리에 들어가자 동부익스프레스 매각작업을 본격화하고 있다. 스틱인베스트먼트와 원익파트너스 등도 동부팜한농 지분 50.1%를 인수했다가 최근 공개매각에 나섰다. 동부는 이들 PEF 운용사의 구조조정 압박에 동부팜한농을 계열분리하고 보유 중인 지분도 함께 팔기로 했다.

웅진그룹 계열사 정상화도 PEF가 핵심이 돼 국내 1·2위를 다투는 MBK파트너스와 한앤컴퍼니가 2013년 각각 웅진코웨이와 웅진식품을 1조2,000억원, 950억원에 사들였다. 이들 기업은 이후 추가 자금지원 속에 매출 및 영업이익이 증가하며 승승장구하고 있다. STX그룹 계열사였던 팬오션을 하림이 올 초 1조500억원에 인수하는 데도 중견 사모펀드 운영사인 JKL파트너스가 참여해 지원군 역할을 했다.

레미콘 업체인 삼표가 지난달 공중분해된 동양그룹의 최대 계열사인 동양시멘트의 지분 55%를 7,943억원에 인수할 때도 막강한 자금력을 자랑하는 산은PE가 든든한 후원군이 됐다. 지난해에는 글랜우드PE와 NH PE가 함께 동양매직을 2,800억원에 인수하면서 동양그룹 부실처리에 앞장선 바 있다. 김교태 삼정KPMG 대표는 "사모펀드는 기업 구조조정에 있어 '투자수익' 관점에서 원칙적 접근을 고수해 기업의 체질 개선과 성장성 회복을 끌어냈다"고 평가했다. 재계는 산업은행이 관리부실 속에 대우조선해양과 대우건설 등의 매각에 내몰리고 있어 이들 기업 인수전의 막이 오르면 역시 PEF가 중요한 축을 맡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주소 : 서울특별시 종로구 율곡로 6 트윈트리타워 B동 14~16층 대표전화 : 02) 724-8600
상호 : 서울경제신문사업자번호 : 208-81-10310대표자 : 손동영등록번호 : 서울 가 00224등록일자 : 1988.05.13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4065 등록일자 : 2016.04.26발행일자 : 2016.04.01발행 ·편집인 : 손동영청소년보호책임자 : 신한수
서울경제의 모든 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은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Copyright ⓒ Sedaily, All right reserved

서울경제를 팔로우하세요!

서울경제신문

텔레그램 뉴스채널

서울경제 1q6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