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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 성장산업, 관광이 승부수다] "가격경쟁력 발목 잡는 규제 전봇대 뽑아야"

<상> 풀어야 할 과제들<br>호텔등 제세공과금은 수출제조업의 거의 10배 달해<br>그린피 절반이 세금·골프여행 적자 年1조 8,000억<br>부가세 영세율등 관광호텔 稅혜택 영구적용 필요




지난해 세계경제포럼(WEF)이 발표한 관광경쟁력 평가보고서(Travel & Tourism Competitiveness Report)에 따르면 한국의 관광경쟁력종합지수는 총 124개국 중 비교적 상위권인 42위였다. 하지만 관광산업 가격경쟁력 부문에서는 중위권인 84위에 머물렀다. 가격경쟁력의 발목을 잡는 주요 원인은 다름아닌 관광산업 규제다. 골프장ㆍ호텔 등 관광산업 부문에 부과되는 세율은 수출 제조업에 비해 월등히 높고 이는 고스란히 가격상승 원인으로 작용한다. 이런 차별적인 세제나 규제는 정부가 관광산업을 다른 산업에 비해 덜 중요하게 느끼고 있다는 방증이다. 앞서 거론한 보고서의 관광에 대한 국가적 인식 부문 결과는 충격적이기까지 하다. 우리나라가 124개국 중 최하권인 118위를 기록하고 있기 때문이다. ◇골프 여행 적자 연간 1조8,000억원=국내 골프장 그린피는 중국ㆍ동남아의 3배 수준이다. 동남아 및 중국의 그린피는 5만~7만원 정도인 데 반해 국내 그린피는 14만~25만원에 이른다. 지난 2006년 기준 우리나라의 골프장은 총 251개. 이중 약 70%인 154개가 회원제 골프장이다. 회원제 골프장의 그린피는 대부분 22만원을 넘는다. 가까운 일본의 그린피도 10만~15만원으로 우리의 절반 수준이다. 가격경쟁력에서 다른 나라와 비교가 되지 않는다. 합리적인 소비자라면 당연히 외국으로 나가 골프를 칠 수밖에 없다. 한국골프장경영협회 자료에 따르면 2006년 해외로 골프 여행을 떠난 내국인 수는 약 100만명에 이르렀다. 반면 골프를 치러 국내에 들어온 외국인은 6만명 정도에 불과했다. 외국인 한 명이 들어올 때 우리는 17명 정도가 나간 셈이다. 1인당 평균 여행비를 200만원이라고 하면 골프 여행에서만도 약 1조8,800억원이나 되는 적자를 낸 셈이다. ◇그린피 중 세금비율 50%=우리나라 골프장의 그린피는 왜 이리 비쌀까. 이유는 그린피의 절반 정도가 세금이기 때문이다. 그린피 가운데 특별소비세 등 세금이 차지하는 비율은 무려 47%에 달한다(표1). 회원제 골프장의 경우 사치성 업종으로 분류돼 세제감면 혜택을 전혀 받을 수 없다. 게다가 종합부동산세ㆍ재산세 등 다른 세제의 경우도 최고 세율이 적용된다. 한국골프장경영협회는 그린피 단가를 5만원 정도만 낮춰도 일본과의 경쟁력이 회복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린피에서 특별소비세(1만9,200원), 체육진흥기금(3,000원)을 폐지하고 원형보전지 종합부동산세율 및 골프장 개발지 재산세 세율을 인하하면 충분히 가능한 일이다. 현재 회원제 골프장의 개발지 재산세 세율은 4%로 공장용지 분리과세 0.2%의 20배에 달한다. 역대 정부는 한결같이 관광산업이야말로 미래산업이라고 공언해왔다. 하지만 이런 세제차별하에서 관광산업 부흥은 구호로 그칠 수밖에 없다. ◇호텔 제세공과금, 수출제조업의 10배=세제차별은 비단 골프장에만 적용되는 얘기가 아니다. 관광산업 전반에 걸쳐 성장의 발목을 잡는 게 바로 차별적 세제적용이다. 세제차별은 곧바로 가격경쟁력에 치명적인 악영향을 미친다. 한국의 관광호텔 요금은 일본 보다 10~20%, 중국보다 40~50%나 높다. 호텔 예약 사이트 평균 가격을 보면 한국은 13만9,000원, 일본은 12만6,000원, 중국은 9만2,000원이다. 중국과 일본에 비해 국가 인지도와 가격경쟁력까지 뒤지는 상황에서 외국인 관광객이 늘어나기를 기대하는 것 자체가 어불성설이다. 국내 관광호텔 요금이 비싼 이유는 높은 인건비, 원화강세, 물가에 따른 경비상승 등 다양하겠지만 높은 제세공과금도 무시할 수 없다. 호텔 매출액의 약 1.54%에 달하는 제세공과금은 0.16%인 수출제조업과 비교해 거의 10배나 높다. ◇한시적 세제혜택, 영구 적용해야=호텔 숙박비를 높이는 차별적인 세제적용의 원인은 다양하다. 호텔 객실료에 직접 영향을 미치는 원가요소인 도시가스 및 전력 요금부터 다른 산업보다 높다. 제조업의 경우 전력 및 도시가스 요금에 산업용 요율을 적용하나 관광호텔은 그렇지 않다. 그나마 전력 요금은 오는 2010년까지 한시적으로 산업용 요율을 적용하고 있지만 도시가스 요금은 일반용 중에서도 단가가 높은 ‘영업1’ 요금을 적용한다(표2). 영업1 요금의 경우 산업용 대비 21.18%나 비싸다. 2006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 부과된 도시가스 요금은 약 28억1,500만원. 산업용 요율을 적용했을 경우 약 22억1,900만원만 내면 돼 6억원 정도의 절감 효과를 보는 셈이다. 올해까지 한시적으로 적용되는 관광호텔의 부가가치세 영세율도 영구적으로 적용할 필요가 있다. 외국의 호텔 적용세율은 표준세율보다 현저히 낮다(표3). 노르웨이의 경우 표준세율이 23%인 데 비해 호텔에는 영세율을 적용한다. 프랑스도 표준세율이 20.6%인데 호텔 적용 세율은 5.5%에 불과하다. 때문에 업계에서는 “한시적인 시행령 체제를 법률 체제로 강화해 제도의 안정성을 확보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내년까지 한시 적용되는 관광호텔 종합부동산세 단일세율 적용도 마찬가지다. 최대 1.6%의 누진세율을 한시적으로 0.8%로 인하했지만 현재 세율하에서도 원가상승 요인은 상존한다. 연평균 공시지가 인상률이 11%에 달하고 과표 적용률이 매년 5%씩 인상되고 있다. 특히 관광호텔은 주로 도심에 있어 제조업 공장용지에 비해 과세표준이 훨씬 높기 때문에 종합토지세 부담이 훨씬 크다. 관광호텔은 사업수행을 위한 생산활동 부속토지라는 점에서 공장용지와 성격이 비슷하다. 그런 만큼 공장용지에 준하는 저율 분리과세(0.3%) 대상으로 전환할 필요가 있다. 현재 관광호텔 부지의 종합토지세는 별도합산 과세(0.3~3%) 대상이다. 오지철 한국관광공사 사장은 이와 관련해 “수출제조업에 비해 차별적으로 적용되고 있는 규제를 철폐하겠다”고 공언했었다. 이명박 대통령도 당선 이후 관광업 종사자들과의 간담회에서 “여러 규제와 법규 중 과감하게 바꿀 수 있는 것은 바꿔 지원해보자는 생각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과연 이 약속이 이번 정부에서도 공염불로 그칠지, 실질적인 변화로 이어질지 두고 볼 일이다.
[인터뷰] 강 옥 희 한국관광공사 관광투자유치센터장
"특혜 시비에 외자유치 힘들어" 지난해 외국인이 국내 산업에 직접 투자한 금액은 약 105억달러. 이 가운데 관광산업에 유입된 액수는 1억2,000만달러 정도다. 총투자액 대비 1.1%에 불과하다. 관광산업은 초기 투자비가 크고 투자비를 회수하는 데 걸리는 시간도 길다. 그런 만큼 정부의 투자지원책이 절실한 분야다. 강옥희 한국관광공사 관광투자유치센터장은 "관광산업의 경우 제조업 분야의 외자유치에 비해 세제지원책이 미흡할 뿐 아니라 외자유치에 대한 부정적 정서까지 있어 투자를 유치하는 게 힘들다"고 고충을 털어놓았다. -관광투자를 유치할 때 가장 힘든 점이 무엇인가. ▦규제보다 더 힘든 점이 있다. 바로 국내 민간자본의 역차별 문제다. 외자를 유치하려 하면 국내자본과의 형평성 문제와 특혜 문제가 제기된다. -외자유치와 민간자본과의 형평성 중 어느 쪽에 비중을 두는가. ▦이런 고민이 실제 업무와 충돌한 경우는 거의 없었던 것 같다. 그런 고민은 다른 산업처럼 투자가 활성화됐을 때야 할 수 있다. 관광산업의 경우 투자 자체가 워낙 적어 찬밥 더운밥 가릴 처지가 아니다. 하지만 평소에는 국내자본과 외자를 똑같이 대우할지, 외자유치를 우선시해야 할지 많은 생각을 한다. -왜 이렇게 관광산업 투자가 부진하다고 생각하는가. ▦3~5년 정도 만에 단기적으로 성과를 낼 수 없기 때문이다. 관광산업은 10년 이상 꾸준히 투자해야 성과를 볼 수 있다. 사실 관광이 산업이라는 인식이 확산된 것만도 과거에 비하면 엄청난 변화다. 예전에는 '관광' 하면 돈 벌 수 있는 수단으로 생각하는 경우는 거의 없고 주로 쓰는 쪽만 생각했다. -규제 때문에 생기는 애로사항은 없나. ▦인허가 절차를 융통성 있게 적용하는 것이 가장 힘들다. 거대자본을 유치가 어떤 법 하나로 뚝딱 해결되는 일이 아니다. 필연적으로 여러 법에 걸치게 된다. 법으로 해결하기보다는 사안별로 탄력성 있는 적용이 필요하다. 개념상으로는 전폭적인 지원을 하겠다고 하지만 실제 각론에 들어가면 넘어서지 못하는 부분이 생긴다. -그런 부분에서 배울 만한 해외 성공사례가 있나. ▦홍콩 디즈니랜드의 경우 때 홍콩 정부는 장기저리의 자금대출부터 중국인 무비자 허용 등 금융지원은 물론 관광객 유치를 위한 제도까지 손보면서 관광투자를 과감하게 유치했다. 해당 프로젝트가 순조롭게 시작되는 것은 물론 그 프로젝트가 자리를 잡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한다. -관광산업의 외자유치 실적이 저조한 이유는 무엇인가. ▦외국인들에게 투자하라고 요구만 하지 말고 그들이 체감할 수 있는 기대수익을 보여주는 데 노력할 필요가 있다. 개인이 외국 시장에 투자할 때 목적은 분명하다. 국내 시장보다 더 나은 수익을 기대하는 것이다. 가까운 중국ㆍ일본ㆍ베트남만 해도 외국 투자가들이 서로 투자하려고 한다. 반면 한국에 투자하는 것은 주저한다. 분명 한국 시장에 대한 기대감은 있는데 '과연 될까' 하는 의구심과 불안감이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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