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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리콜제 겉돈다
입력2001-08-19 00:00:00
수정
2001.08.19 00:00:00
올들어 45만대 작년比76% 급증불구 개선안돼최근 자동차 리콜이 폭발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하지만 자동차회사들은 소비자들이 차량결함을 수차례 호소하고 나서야 마지못해 리콜을 하는가 하면 막상 리콜이 실시돼도 부품공급이 달려 소비자들이 짧게는 며칠에서 길게는 몇 달씩 기다리는 등 불편이 잇따르고 있다.
◇급증하는 리콜
19일 건설교통부에 따르면 올들어 7개월여 동안 리콜을 실시한 차량은 45만2,040대에 이른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25만6,193대)보다 76%가 늘어난 것이고 97년도 전체 리콜차량(3만2,510대)의 무려 14배에 이른다. 이런 추세로 가면 올 연말에는 70만대를 훌쩍 넘을 것으로 보인다.
이를 차종별로 보면 최근 신차 출시가 줄을 잇고 있는 액화석유가스(LPG)와 디젤차가 압도적으로 많다.
기아가 카렌스(LPG) 13만1,107대를 비롯, 카니발 디젤 10만331대, 카니발 LPG 4만1,798대를 리콜했고 현대도 4만2,000대 가운데 트라제 XG가 2만7,459대로 대부분을 차지 했다.
특히 기아 카니발은 지난해까지 모두 7번의 리콜을 한데 이어 올해도 2차례나 했고 현대 트라제도 지난해부터 지금까지 5번의 리콜을 실시했다.
◇소비자들 불만 고조
지난해 3월 현대자동차에서 나온 액화석유가스(LPG) 차량인 트라제 XG를 구입한 윤대룡(30ㆍ광주광역시 광산구)씨는 요즘 차 때문에 몸과 마음이 만신창이가 돼 있다.
출고한지 며칠도 안돼 점화코일 불량으로 시동이 잘 걸리지 않아 AS를 받은 것을 시작으로 1년여만에 무려 50여차례나 정비업소를 드나들었지만 차량 결함은 아직도 시정되지 않고 있다.
기아자동차의 카니발을 운전하는 이모씨도 최근 엔진룸에서 극심한 소음이 들려 기아차의 협력 정비업체를 찾았다.
하지만 정비업체에서는 "예약이 밀려 수리는 2~3개월을 기다려야 한다"고 말했다. 이씨는 차량운행도 하지 않고 어떻게 기다리느냐고 항변했지만 부품 공급이 모자란다는 말에는 더 이상 이야기를 꺼낼 수 없었다.
소비자단체의 한 관계자는 "카렌스의 경우 엔진미션 부분에 하자가 있다는 신고가 계속 접수돼 지난해말 건교부에 리콜을 건의했으나, 기아차가 '해당 운전자의 운전습관'이라는 이유로 리콜을 거부하다 결국 두달이 넘어서야 리콜조처가 내려졌다"며 "아직도 업체들은 마지못해 리콜에 임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이처럼 리콜의 긍정적인 의미가 퇴색되면서 인터넷 공간에서는 '안티트라제' '안티카렌스' 등 안티사이트들이 속속 생겨나 불만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외국은 어떻게 하나
미국은 하루평균 1건꼴로 리콜이 일상화한 상태지만 소비자들의 불편은 크지 않다.
연방고속도로교통안전국(NHTS)이라는 국가 전문기관에서 지속적으로 차를 검증해 소비자들이 불편을 겪기 전에 미리미리 하자를 발견, 이를 해당업체에 통보해 자발적 리콜조치가 이뤄지도록 유도하기 때문이다.
리콜의 70%이상이 제조업자에 의해 자발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이런 기능이 부족해 소비자들의 불편으로 이어지고 있다. 소보원은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자동차 품질관리 강화 ▦신차 테스트 기간 연장 ▦리콜 적용범위 확대 등이 시급하다는 주장이다.
오철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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