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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그룹 포기, 대우건설 인수전 어떻게 되나
입력2006-04-28 13:14:17
수정
2006.04.28 13:14:17
28일 한화그룹이 전격적으로 대우건설 인수를 포기함에 따라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또 이 여파로 대우건설 매각 판도가 달라질 것인지에도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매각 주간사와 자산관리공사 등은 한화그룹의 포기 선언에도 불구하고 대우건설에 대한 현장 실사 등 매각작업을 예정대로 진행하기로 했다.
◇한화그룹, 왜 포기했을까= 업계에서는 한화그룹이 대우건설 인수를 사전에 포기한 것을 놓고 여러가지 추측이 난무하고 있다.
한화그룹은 인수 포기 이유로 '실사 결과 전체 수주물량 중 해외비중이 적고,핵심 중동지역 진출이 미흡해 해외 진출을 주 목표로 하는 그룹의 전략방향과 일치하지 않다는 점, 내수부문에 주택사업중심 사업구조를 갖고 있어 경제성이 떨어진다는 점' 등을 이유로 들었다. 하지만 업계는 이는 굳이 실사를 하지 않아도 다 알려진 내용이어서 새삼스러울 게 없다고 본다.
이에 따라 응찰도 해보지 않고 포기한 것에 대해 업계는 다소 이해할 수 없다는반응이다.
대우건설 입찰에 참여중인 A컨소시엄 관계자는 "인수시 경제성이 떨어진다고 판단되면 최종 입찰에서 가격을 낮게 쓰면 될텐데, 현장 실사가 끝나기도 전에 포기를선언한 것은 다소 의외"라고 말했다.
이보다는 자산관리공사가 대우건설 매각기준의 비가격 요소로 분식회계, 주가조작, 조세 포탈 등 위법 부당행위를 한 컨소시엄에 대해 '감점제(총 10점)'를 도입키로 한 것이 발목을 잡았을 것이라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한화그룹의 경우 최근 김재록 게이트를 계기로 대한생명 인수와 관련한 정.관계로비설이 재조명을 받고 있어 도덕성 부분에서 자유로울 수만은 없는 상황이다.
이 경우 감점제를 뛰어넘기 위해서는 타사보다 인수가격을 더 높게 써내야 하는데, 채권단의 대우건설 매각 지분이 72.1%로 늘어나 인수대금이 4조-5조원까지 높아질 것으로 예측되는 상황에서 자금 부담이 컸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대우건설 노동조합이 두산그룹과 함께 한화그룹을 인수 반대 기업으로 지목하고재무 건전성과 도덕성 등의 흠집내기를 해왔다는 점도 부담이 됐을 것이라는 지적도있다.
B컨소시엄 관계자는 "한화그룹은 그동안 대우 인수대금 마련에 그다지 적극성을보이지 않아왔다"며 "인수대금이 높아진데다 비가격 요소까지 고려하면서 그룹의 이미지까지 나빠지는 것에 적잖은 부담을 느꼈을 것"이라고 말했다.
대우건설 노동조합 정창두 위원장도 "한화그룹의 부채비율이 높은데 무리하게높은 금액을 써서 인수를 하더라도 득이 될 게 없다고 판단한 것 같다"며 "감점제가영향을 미친 것 같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한화그룹은 "매각 조건이나 가격보다는 그룹이 추구하는 방향과 맞지않아 포기했을 뿐"이라고 해명했다.
◇인수전 판도 변화올까= 한화그룹이 대우건설 인수를 포기함에 따라 입찰에 참여중인 업체는 금호그룹, 두산그룹 등 대기업 2개와 유진그룹, 프라임그룹, 삼환기업 등 중견기업 3개 등 총 5개 컨소시엄으로 압축됐다.
전문가들은 한화그룹의 이탈로 인해 대우건설 인수전의 판도가 크게 달라지지는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C컨소시엄 관계자는 "한화그룹은 자금조달 등 적극성을 보이지 않아 무서운 경쟁 대상은 아니었다"며 "종전 구도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한화그룹의 포기가 다른 컨소시엄에 영향을 줄 것이라는 예상도 나오고있다. 현재 두산그룹은 자산관리공사가 내세운 '감점제'에 대해 상당한 불만을 품고있고, 금호그룹 역시 이 기준에 부담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때문에 한화그룹에 이어 대우건설 본입찰을 앞두고 스스로 입찰 참여를 포기하는 회사가 더 나오거나 낮은 입찰가격을 써내 자연스레 탈락하는 모양새를 취하려는 회사도 있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이에 비해 중견 기업은 상대적으로 유리한 입장에 놓이게 됐다. 이들은 대우건설에 대한 재벌기업의 '출총제 완화' 적용이 지나친 대기업에 대한 특혜라며 반발해왔으나 감점제 시행 이후 안도하는 분위기다.
또 이번에 한화라는 재벌기업이 빠짐으로 인해 과당경쟁이 한 풀 꺾일 수 있고,재무적 투자자를 구하는데도 유리해진 것으로 보고 있다.
M&A 전문가는 "대기업은 자금동원력이 뛰어나다해도 냉정한 분석과 사회적 평판등을 감안해 무리하게 가격을 써내지는 않을 것"이라며 "오히려 대우건설 인수전이중견업체들끼리의 싸움이 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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