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부터 한낮 기온이 30도에 육박하는 초여름 날씨를 보이자 폭염에 대한 우려가 확산되면서 에어컨 주문이 늘고 있으며 일부 업체의 경우 벌써 주문량이 생산량을 초과해 올여름 전례 없는 물량 부족 사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이달 들어 주말 에어컨 판매량이 최성수기인 7월 평균 판매량에 육박하는 등 동기 판매 신기록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가전 업계에서는 올해 에어컨 판매량이 역대 최고 기록을 갈아치울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동기 대비 200% 이상의 에어컨 판매고 성장을 기록하고 있으며 프리미엄 제품이 전체의 70%를 차지한다고 밝혔다.
LG전자는 1∼5월 휘센에어컨 판매량이 지난해 같은 기간의 3배 이상으로 늘었으며 증가세가 지속되고 있다고 전했다.
5년 만에 다시 에어컨 시장에 뛰어든 동부대우전자(옛 대우일렉트로닉스)는 즐거운 비명을 지르고 있다. 40만∼120만원인 동부대우전자의 실속형 에어컨은 별다른 광고나 마케팅 없이 입소문만으로 하루 800대 이상 팔려나가면서 출시 2주 만에 누적 판매량이 1만2,000대를 돌파했다.
캐리어에어컨도 지난해 대비 200% 이상의 성장세를 보이고 있고 위니아만도 역시 들어 5월 현재까지 누적 판매량이 지난해의 2배라고 밝혔다.
주요 업체마다 에어컨 공장을 벌써 풀가동하고 있지만 이달 중순부터 주문이 몰리면서 공급이 달리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광주 에어컨 공장에서 7∼8월 여름철 에어컨 극성수기를 대비한 풀가동 체제가 이미 시행되고 있다"고 전했다. LG전자의 창원 에어컨 공장도 늘어나는 판매량에 야근까지 하며 바쁘게 돌아가고 있다.
업계 전문가들은 이 같은 추세로 간다면 조만간 재고가 바닥나 주문 후 설치까지 1∼2주나 걸렸던 지난해 여름과 같은 심각한 물량 부족 사태가 빚어질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위니아만도 관계자는 "지금 에어컨을 구입하면 설치까지 2∼3일이면 되지만 본격적인 더위가 시작되는 다음달부터는 수요가 급격히 늘어나기 때문에 설치까지 길게는 1주일까지 소요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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