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 장중한때 50弗 돌파

국제유가가 배렁달 50달러대에 접어들었다. 특히 최근 국제원유시장에서는 동절기를 앞두고 난방유 등의 수요가 꾸준히 늘고 있어 고유가현상이 당분간 고착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회복세를 보이던 세계경제는 물론 한국경제도 성장둔화 속에 물가는 뛰는 이른바 스태그플레이션이 우려되고 있다.

28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상업거래소에서 서부텍사스산중질유(WTI) 11월 인도분은 전일보다 26센트 오른 배럴당 49.90달러로 거래를 마치며 사상최고가를 기록했다. WTI는 이날 장중 한때 50.47달러까지 뛰어 장중시세로도 역시 사상최고가를 경신했다. 영국 런던 국제석유거래소(IPE)에서 11월 인도분 북해산 브렌트유도 전일보다 배럴당 52센트(1.1%) 오른 46.45센트로 사상최고가를 기록했다.

이날 유가가 급등한 것은 나이지리아 저항세력의 ‘전면전’ 선포와 석유생산 중단 위협으로 현지의 로열더치셸 공장이 근로자들을 소개(疏開)시키면서 주요 산유국인 이 나라의 석유생산이 차질을 빚을 것이라는 우려가 크게 작용했다.

여기에 허리케인의 여파로 미국 멕시코만 일대의 원유 생산과 수입이 어려움을 겪어 29일 발표되는 미국 원유 재고량이 계속 줄어들 것이라는 전망도 유가상승을 부채질하는 요인이 됐다. 석유전문가들은 미국이나 중국 등 주요 소비국들의 수요가 좀처럼 꺾일 기미를 보이지 않는 상황이어서 미국 원유재고량이 예상보다 저조한 수치를 보인다면 유가가 계속 강세를 나타낼 가능성이 크다고 예상했다.

이들은 또 석유수출국기구(OPEC)가 오는 11월 카이로회담 전까지 별다른 수급대책을 준비하고 있지 않은데다 지난 6년간의 평균 수요보다 2배 이상 늘어난 원유수요 추세를 감안할 때 당분간 유가급등세가 이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