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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처는 취업여성 '기회의 場'
입력2002-01-23 00:00:00
수정
2002.01.23 00:00:00
벤처기업은 일하는 여성들에게 기회의 땅이다.이들은 채용부터 남녀 차별을 두지 않고 있으며 결혼 후에도 가정과 회사일을 병행할 수 있도록 배려해 장기적으로 여성들의 경쟁력 강화에 밑거름을 제공하고 있다.
90년대 초 까지만 해도 대기업에 취직한 여성들은 단지 여자라는 이유로 차별을 받기도 했다.
당시 대학원을 졸업하고 대기업에 취직한 한 전문직 여성은 인사고과에서의 불이익은 차치하더라도 남자 동료들보다 최소 10%이상의 월급차이를 감내해야만 했었다.
이들에게 결혼은 곧 퇴직과 동의어였다. 일부 부서장들이 결혼을 앞둔 여사원에게 퇴직을 종용하던 게 일반적인 상식으로 통하기도 했다.
하지만 90년대 후반부터 여성들에 대한 대기업의 정책이 점차 개선되기 시작했고 벤처 붐이 일기 시작한 90년대 말부터는 능력을 갖춘 여성들에게 기회가 오기 시작했다.
벤처업체들은 승진에 대한 불이익을 전혀 주지 않고 있으며 결혼 후 육아문제를 해결하기위해 육아휴직제를 권장하고 있다. 또 남녀 차별없이 근속년수에 따라 안식월 제도를 도입하는 곳도 늘고 있다.
두루넷, 코리아닷컴, 나모인터랙티브 등은 출산휴가외에도 육아휴직제를 적극 권장해 기혼여성들의 정당한 쉴 권리를 보장하고 있다.
나모인터랙티브의 경우 전체 직원 122명중 41명이 여자다. 약 33%정도가 여성인력이 차지하고 있다.
나모에는 팀장급 여성들도 늘고 있는 추세다. 기술문서팀의 유영경팀장(30)은 마이크로소프트에서 지난해 나모로 옮겼다.
출산휴가를 2주 앞둔 그는 “나모의 모성을 보호하는 복리후생제도가 이끌려 옮기게 됐다”며 “자율출퇴근제와 개인적으로 복리후생제도를 선택해서 사용할 수 있는 포인트제도 등으로 기혼여성들이 집안일도 돌 볼 수 있을 정도의 여유가 생겼다”고 말했다.
나모는 다른 벤처기업들에 비해 기혼 여성들의 복리후생에 각별히 신경을 쓴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육아휴직 후 최대 1년간 아이를 돌볼 수 있는 육아휴직제도다.
나모에서는 이 제도가 법률적으로만 명시된 것이 아니라 기혼 여성들이 직접 사용할 수 있도록 분위기를 형성했다는 것이다.
최근 4개월간의 육아휴직을 마치고 출근한 허선영대리는 “회사에 다시 출근했을 때 모두 반겨 줘 마음 한구석에 자리잡고 있었던 죄책감이 눈녹듯 사라졌다”며 “더 열심히 잘 해야 겠다는 책임감도 갖게 됐다”고 말했다.
온오프라인 유아교육사업전문업체인 ㈜누리네(대표 최은)는 전체 임직원 중 70%가 여성이다. 이 회사는 기획운영팀, 교육팀, 출판팀 등 주요 부서를 책임지고 있는 팀장급들이 모두 아줌마다.
이들은 아이들을 둔 엄마로서 누구보다도 육아와 교육문제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있다. 이 회사에서는 아이들 급식당번이나 일일 교사 등으로 학교를 가야 할 경우에도 눈치를 보지 않는다.
조은하 기획운영팀장은 “복리후생 및 육아 등에 대한 구체적인 제도는 없지만 무엇보다 비슷한 처지에 있는 여성들이 함께 일하고 있어 편견이 없다”며 “서로 이해하는 분위기가 형성된 것이 제도적인 장치보다 더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임직원들의 집안 대소사를 해결해 주기위해 제도를 마련한 회사도 있다.
이모션에서는 라이프 도우미 서비스란 명칭의 LCS(Life Care Service)서비스를 도입해 각종 공과금 납부는 물론 경조사 대응, 재택 근무 환경 조성 등 직원들이 생활에 필요한 업무를 지원해주고 있다.
직장 여성들의 고충을 자문해 주는 홍수경 노무사는 “일반 기업들은 법적으로 보장된 3개월의 출산휴가도 제대로 다 쉬지 못하게 하는 경우가 많다”며 “그러나 벤처업체들을 중심으로 기혼 여성들이 마음놓고 회사생활을 할 수 있도록 배려하는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래픽=이모션(www.emotion.co.kr)
장선화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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