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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의 행복론
입력2002-06-06 00:00:00
수정
2002.06.06 00:00:00
코스닥증권시장의 CEO로 일해온 지 100일 정도가 지났다. CEO로 취임할 때의 흥분과 긴장, 설렘과 막연한 두려움은 지금도 기억에 새롭다.
우선 CEO가 되니 하루하루가 너무 빨리 지나간다. CEO는 근무시간이 따로 없는 것 같다. 퇴근해서도 회사의 미래를 생각하며 잠 못 이룰 때가 자주 있다. 일에 바쁘다 보니 CEO의 즐거움이란 도대체 없는 것 같다. 그러나 곰곰 생각해보면 보람과 즐거움도 많다.
그 으뜸은 일하는 즐거움이다. 나는 매사에 '수처작주 입처개진(隨處作主 立處皆眞)'이라는 말을 실천하고자 노력한다. 이는 '어디서나 주인정신을 갖고 일하면 일하는 곳 어디서나 참되다'는 뜻이다.
때로는 일에 대한 강박관념에 사로잡혀 일 중독에 빠질 때도 있으나 일에 대한 열정은 내게 기쁨과 보람으로 돌아오곤 한다.
CEO로서 또 하나의 즐거움은 우수한 인재를 모으고 최고의 인재로 키우는 것이다. 일찍이 맹자는 '득천하영재 이교육지(得天下英才 而敎育之)'라고 했다.
천하의 영재를 얻어서 교육하는 것 또한 인생의 보람이라는 말이다. 회사경영은 인재가 만사다. 나는 때로는 가혹한 조련사이고 싶다. 젊고 유능한 직원들이 명마로 우뚝 성장하는 것을 보는 것은 큰 보람이요 즐거움이다.
일을 하면서 새로운 것을 경험하고 배우는 보람도 크다. 세상이 변하고 고객이 변하는 만큼 회사는 늘 새로움을 추구하고 최고를 지향해야 한다.
공자도 '학이시습지 불역열호(學而時習之 不亦悅呼)'라 했다. 나이가 들면서도 배울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지고 지식이 주는 유익함에 눈뜰 때 삶은 더욱 풍부해진다.
마지막으로 땀 흘린 후의 휴식이 주는 상쾌함이란 느껴본 사람만이 알 수 있다. 주중에 모든 열정과 에너지를 일에 쏟고 주말에는 자연을 즐겨 찾는다.
가까운 산을 찾아 자연과 벗삼으며 한가로움과 여유를 만끽한다. 나에게 있어 산은 회복의 의미가 있다. 본래의 나의 모습을 찾게 해주고 모든 것을 제자리로 돌려놓는다.
CEO에게는 CEO만의 고민이 있다. 누구도 대신해줄 수 없는 CEO만의 고독함이 있다. 괴롭고 외로운 결정을 내려야 하는 어려운 순간이 있다. 비난의 화살을 무릅쓰고 혼자 악역을 감당해야 하는 괴로운 경우도 있다.
CEO로서의 일은 온갖 두려움과의 싸움의 연속이다. 혹시 잘못되거나 비난받을 결정은 없는지, 회사를 제대로 경영하고 있는지 늘 고민하게 된다.
월드컵의 영웅 거스 히딩크 감독은 이렇게 말했다. "나의 목표는 승리가 아니다. 한국팀이 세계에서 강팀이 되는 길에 조그마한 기여를 하고 싶다. 나는 영웅이 되기를 원치 않는다. 나는 다만 일을 사랑할 뿐이다."정말 가슴에 절실하게 와 닿는 말이다.
/신호주<코스닥증권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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