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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국 '솜방망이 징계'에 불법대출 되풀이
입력2000-11-24 00:00:00
수정
2000.11.24 00:00:00
당국 '솜방망이 징계'에 불법대출 되풀이
동방금고 사건에 이어 열린상호신용금고(서울)에서도 대주주에 대한 불법대출이 적발됨으로써 신용금고가 일부 부도덕한 벤처기업인의 사금고로 전락한 것이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더욱 거세지고 있다.
이 같은 신용금고에 대한 불신은 졸부가 된 일부 젊은 벤처기업인의 비도덕성에 금융당국의 느슨한 관리ㆍ감독이 어우러진 결과라는 지적이다.
◇불법대출 경위와 배경
MCI코리아가 열린금고를 인수한 것은 지난 해 8월. 열린금고는 인수 직후 한달간 당시 에이스캐피탈(MCI코리아 전신)의 관계사인 시그마창투에 337억5,000만원을 불법대출했다가 금감원에 적발됐었다.
당시 금감원은 열린금고에 대출금을 회수토록 하고 임원 4명을 문책조치했다. 열린금고는 그러나 금감원 검사가 끝난 지 5일만에 다시 시중은행 특정금전신탁에 550억원을 예치, 이 가운데 약 250억원이 시그마창투에 연계콜 형식으로 제공되도록 하는 변칙을 저질렀다.
금감원은 지난 3월 종합검사에서 이 건을 적발, 손성호 대표이사와 남궁정 감사를 면직하는 등의 조치를 취했지만 열린금고를 이용한 MCI코리아의 불법행위는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열린금고는 올 5월 이후에도 MCI코리아의 관계사인 동신 등 3∼4개 업체에 300억원을 불법대출했으며 이 자금은 MCI코리아에 유입돼 진 부회장의 기업사냥에 사용된 것으로 추정된다.
금감원은 검사기간에 대출 잔액이 모두 상환됐기 때문에 관련법규상 영업정지 조치를 내릴 수 없었다고 설명했지만 대주주가 직간접적으로 처벌을 받는 조치를 취하지 않고 고용경영인의 옷만 벗기는 징계에 그침으로써 대주주가 다시 불법행위를 할 여지를 남겨놓았다는 점에서 금융감독당국이 책임을 회피하기 힘든 상황이다.
한편 진 부회장은 "불법대출 사실을 뒤늦게 알았고 잘못한 일이라고 생각한다"며 "이달 말까지 대출금 전액을 메워넣기로 금감원에 각서를 제출했다"고 말했다. 그는 또 "금감원은 상환만 이뤄지면 영업정지는 시키지 않기로 했고, MCI는 열린금고를 매각할 계획이었다"고 설명했다.
◇진승현과 MCI코리아
MCI코리아는 파생상품ㆍ채권중계ㆍM&Aㆍ주식투자 등을 주업무로 하는 투자회사. 지난해9월 설립돼 서울열린금고, 현대창투, MCI개발(부동산임대업), 클럽MCI(인터넷 쇼핑몰 추진중)등4개의 자회사를갖고있다.
대유리젠트증권ㆍ리젠트화재등을 자회사로 갖고 있는 금융지주회사KOL(Korea Online Limited)의 지분을 20% 갖고 있는2대 주주이기도 하다. MCI코리아는 지난4월 스위스계 은행 컨소시엄을 구성해 한스종금을 인수한다고 나서면서 일반인들에게 알려지기 시작했다.
그러나 스위스계 컨소시엄이 한스종금 인수를 포기해 금감원은 외자유치가 한스종금이 벌인 자작극이라며 MCI와 갈등이 빚어지기도 했다. MCI의 모태는 지난해2월 65억원의 자본금으로 시작한 ACE캐피탈.
미국과 홍콩 금융시장에서 일하던 진승현 대표이사 부회장 등7명이 65억원의 자본금으로 시작했다. 진 부회장은 현재 MCI의 지분 40%를 갖고 있는 대주주.
30대 초반의 젊은 나이로 한국에서 대학을 다니다 중간에 미국으로 건너가 파생상품 등 실무 경험을 쌓고 지난해 한국에 돌아와M&A를 시작, 시장에서 주목을 받아왔다.
김영기기자
우승호기자
입력시간 2000/11/24 0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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