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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움직이는 우먼파워] <2> 떡잎부터 만든다

"여성 DNA를 심어라" 기획부터 여자… 여자… 여자…<br>심리·니즈·생활패턴 분석 '여성 맞춤형'으로 승부<br>운전자 손톱보호 車도어… 요리법 알려주는 냉장고<br>수납공간 많은 아파트 등 여심 공략법 갈수록 진화



SetSectionName(); [세상을 움직이는 우먼파워] 떡잎부터 만든다 "여성 DNA를 심어라" 기획부터 여자… 여자… 여자…심리·니즈·생활패턴 분석 '여성 맞춤형'으로 승부운전자 손톱보호 車도어… 요리법 알려주는 냉장고수납공간 많은 아파트 등 여심 공략법 갈수록 진화 이재용기자 jylee@sed.co.kr ImageView('','GisaImgNum_1','default','260'); ImageView('','GisaImgNum_2','default','260');

'화장품을 먹는다.' 식품기업인 CJ제일제당은 지난 2009년 여성 피부 보습효과가 있는 특정 물질의 상업화에 착수했다. 데이터를 통해 '히알우론산' 성분이 피부 보습에 좋다는 사실을 확인했지만 어떻게 상품으로 만들지가 고민이었다. 답은 현장에서 찾았다. CJ제일제당은 400여명의 여성 패널들을 만나 이들이 직접 느끼는 피부 속 수분효과를 데이터화했다. 확실한 제품 구성과 포지셔닝을 위해 연령대와 복용기간별로 여성 패널들을 나눠 추이를 분석했다. 이렇게 떡잎부터 '여성'을 정밀추적한 이 회사의 먹는 화장품 '이너비'는 올해 상반기에만 200억원 가까운 매출을 올리는 대박상품이 됐다. 여성들의 생생한 반응을 제품 구성과 디자인에 반영해 탄생부터 여자에게 꼭 맞게 설계한 결과다. 제품 설계와 디자인 등 기획단계부터 여성의 DNA를 심으려는 기업들의 노력이 한층 진화하고 있다. 과거처럼 화려한 겉모습이나 실용적인 가격만으로 여성 소비자들의 관심을 끄는 일은 이제 옛말이다. 여성들의 니즈와 감성, 생활 패턴 등을 철저히 파악해 뼛속부터 '여성 맞춤형' 제품과 서비스로 승부수를 던지고 있다. '여성'을 잡기 위한 기획의 핵심에는 여성 심리의 본질을 꿰뚫는 통찰력이 밑바탕에 깔려 있다. 에어컨 등 가전의 명가로 불리는 LG전자는 '주부들이 일상의 지루함을 쇼핑뿐 아니라 인테리어 등 실내공간의 변화를 통해 해소한다'는 연구결과를 도출했다. 에어컨 등 가전제품이 성공하려면 여성들에게 언제나 새로운 느낌을 전달할 수 있어야 한다는 메시지가 던져진 것이다. 이는 즉각 하나의 제품에 여러 표정을 가진 제품 개발로 이어졌다. 지난해 그래픽디자인계의 혁명가로 인정받는 영국의 네빌 브로디가 제품 디자인에 참여한 '휘센 에어컨' 신제품들이 그것. 이들 제품은 브로디가 고안한 패턴을 새기고 홀로그램을 입혀 바라보는 각도에 따라 색다른 모습을 연출하는 게 특징이다. 삼성전자의 '지펠 e-다이어리' 냉장고도 출시단계부터 여성의 마음을 담아냈다. 와이파이 기능이 내장된 이 제품은 무선네트워크 연결이 가능한 것은 물론 500여가지 메뉴의 요리 방법이 들어 있는 요리앨범 기능을 통해 식단 구성에 대한 주부들의 고민을 덜어준다. 여성을 잘 아는 기획자가 아니라면 이런 상품을 만들 수 없음은 물론이다. 남성의 상징처럼 여겨졌던 자동차도 탄생 전부터 '여성의 터치'가 입혀지기 시작했다. 시트의 따뜻함을 즐기는 여성이 핸들의 차가움을 싫어한다는 것을 남자들은 모른다. 여성 운전자의 긴 손톱이 차 도어에 부딪혀 자주 깨진다는 사실 역시 남성 개발자들은 알 턱이 없다. 현대ㆍ기아차가 올해 '뉴 모닝'에 '열선 스티어링 휠'과 여성들의 손톱 손상 방지를 위한 '그립 타입 아웃사이드 도어 핸들' 등 여성용 사양을 넣게 된 것은 온전히 여성 직원들의 아이디어 덕이다. 여성의 감수성이 딱딱하고 차가운 기곗덩어리에 여심을 아로새긴 것이다. 이에 힘입어 신형 모닝은 출시 한 달 만인 올 2월 1만2,160대가 팔려나갔다. '그랜저' '아반떼' 등 현대ㆍ기아차의 대표 차종들을 모두 제치고 국내판매 1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이를 계기로 현대ㆍ기아차는 디자인ㆍ컬러ㆍ소재ㆍ편의사양 등 각 부문에 걸쳐 개발단계부터 여성의 기호를 반영하는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제조업계뿐 아니라 건설업계도 아파트 곳곳에 여성을 배려한 공간을 배치하는 등 여심잡기가 더욱 정교해지고 있다. GS건설은 '강서한강자이' 아파트에 집안의 죽은 공간인 기둥이나 모퉁이에는 수납장으로 설계한 '코너벽장', 비행기에서처럼 화장지를 아래로 뽑아 쓰는 '티슈 디스펜서' 등을 설치해 여성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GS건설의 한 관계자는 "주부들이 좋아하는 수납공간을 더 많이, 더 좋게 설계하면 분양성적으로도 이어지기 때문에 주방 수납에 각별히 신경을 쓰고 있다"고 말했다. 금융권 역시 여성들의 라이프스타일을 고려한 특화상품을 내놓고 여심 공략에 나섰다. 롯데카드는 쇼핑ㆍ영화ㆍ커피 등 20~30대 여성들의 지출이 많은 업종에서 포인트 적립과 할인, 스페셜 기프트 등 다양한 혜택을 제공하는 여성 특화카드 '샤롯데 플래티넘 스타카드'를 선보이고 있다. 외환은행도 여성 직장인 대출 전용상품인 '여성파트너론'과 일반 여성 및 여성 사업자를 대상으로 한 저축예금인 '여성파트너예금' 등 여성 전용상품을 판매하고 있다. 김난도 서울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여성 소비자를 공략하기 위한 제품을 만들기 위해서는 여성들의 특성과 생활 패턴을 이해하는 일이 가장 중요하다"며 "이를 위해 제품 기획이나 개발단계에 여성들을 직접 참여시키고 여성 소비자들의 실제 생활 패턴을 조사하는 등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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