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판결은 지난해 7월 대법원 전원합의체에서 전매차익 역시 과세 대상이라고 판단한 데 따른 후속판결로 현행법은 이 같은 행위가 위법하기 때문에 매매계약 자체가 무효가 돼 조세포탈에 대한 책임을 묻지 않았다.
대법원1부(주심 안대희 대법관)는 토지를 가계약한 후 전매하면서 자신이 팔지 않은 것으로 위장해 전매차익에 대한 양도소득세를 내지 않은 혐의(특가법상 조세포탈) 등으로 기소된 김모씨에 대해 조세 부분에 대해 무죄 판결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부산고등법원으로 돌려보냈다고 1일 밝혔다.
재판부는 “소득세법상 양도는 매도ㆍ교환 등으로 자산이 유상으로 사실상 이전되는 것을 규정하고 있을 뿐 매매 등의 계약이 법률상 유효할 것까지를 요구하고 있지는 않다”며 “매매 계약이 위법 내지 탈법적이라 무효라고 하더라도 계약이행으로 매매대금을 받아 보유하고 있다면 경제적 이익이 매도인에게 귀속된다고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 2005년 김씨는 부산 기장군 기장읍의 토지거래허가구역 내 S사의 땅을 가계약한 후 토지거래허가를 받아냈다. 이후 이씨를 비롯한 2명이 김씨의 토지 지분 일부를 사러 오자 김씨는 자신이 아닌 S사와 매매계약을 맺는 것처럼 계약서를 꾸몄다 당국에 적발됐다. 이 과정에서 김씨는 19억여원의 이익을 챙겼다. 검찰은 김씨를 조세포탈혐의 등으로 기소했다.
앞서 1ㆍ2심은 토지거래허가서를 위조한 혐의만 유죄로 판단해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대법원전원합의체는 지난해 7월 “매매계약이 무효라는 이유로 그 양도차익에 과세할 수 없다면 조세 정의에 어긋난다”며 ▦매매거래에 따른 이전등기가 말소되지 않은 상태고 ▦ 중간 매도인과 2차 매수인 간 매매대금이 반환되지 않았다면 양도소득세를 과세할 수 있다고 결론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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