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수 경기 침체로 판매부진을 겪고 있는 백화점 업계가 외국인 전용 특별 세일에 돌입했다.
백화점의 대표 비수기인 8월에 외국인을 위한 세일을 하는 것은 이례적이다.
7월 한달 동안 진행한 여름 정기 세일에서 별 재미를 못 본 백화점들이 해외 손님을 끌어 모아 실적을 만회해보려는 의도로 분석된다.
26일 백화점 업계에 따르면 롯데백화점은 오는 31일까지 외국인 전용 세일 행사를 진행한다. 행사에는 중국, 일본 등 해외 관광객들에게 인기 있는 60 여개 브랜드가 참여했다.
특히 중국에서 인기 있는 MCM, 헤지스, 지오지아, 르샵, 블랙야크 등 40개의 브랜드는 특별 사은품도 제공하고 있다.
롯데는 소공동 본점 건물 외벽의 대형 광고판에도 명품 브랜드 광고 대신 '외국인을 위한 세일'광고를 내걸 정도로 외국인 관광객을 대상으로 적극적인 구애에 나서고 있다.
실제로 롯데 본점의 경우 올해 중국인을 비롯한 외국인 고객 매출이 1,500억원을 돌파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웬만한 지방 소형 백화점 1개 점포의 연 매출에 육박하는 수준이다.
신세계백화점도 앞서 26일까지 외국인 전용 여름 세일을 진행하고 국내 정기 세일의 절반 수준인 150 여개 브랜드 제품을 30% 가량 할인 판매했으며 구매액별로 백화점 상품권도 증정했다. 신세계는 중국의 국경절 연휴기간(9월30~10월7일)에 맞춰 9월말에 다시 외국인 전용 세일 행사를 진행하는 한편 K팝 스타 이벤트 등의 마케팅도 준비할 계획이다.
갤러리아 명품관도 해외 손님 모시기에 적극적이다.
갤러리아는 국내 우수고객들만 사용이 가능했던 VIP룸을 8월부터 중국인 VIP 고객에도 개방했다. 또 8월부터 중국인 고객의 쇼핑 편의를 위해 위안화와 홍콩달러화로도 결제가 가능토록 했다. 외국인들의 1대 1 쇼핑을 돕는 컨시어지 서비스 전담인력도 늘리기로 했다.
현대백화점 압구정본점은 외국인 고객 유치를 위해 청담동과 압구정동 일대 피부과, 성형외과와 협력 관계를 구축해 의료관광과 백화점 쇼핑을 연계시키는 한편 가로수길 등 강남 유명 맛집 정보를 수시로 업데이트해 컨시어지를 통해 소개해주고 있다.
백화점 업계가 외국인 마케팅에 팔을 걷어부친 이유는 연휴 시즌만이 아닌 연중 상시적으로 해외 고객이 몰리기 때문이다. 외국인 관광객이 이제 '단순한 일회성 손님'이 아니라'관리 고객'이 됐다는 얘기다.
백화점 업계의 한 관계자는 "최근 백화점들이 외국인을 대상으로 마케팅을 강화하는 것은 관광객 증가에 부합하려는 이유 외에도 장기화하고 있는 내수 판매부진을 만회해보려는 노력의 일환"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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