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IT(정보기술) 업체들이 최근 '개방' 보다는 '독점'에 주력하는 방식을 통해 사업 확장에 나서고 있다. 2일 업계에 따르면 개방을 통해 성장했던 구글은 차츰 폐쇄적으로 변하고 있다. 특히 검색결과 제공 방식에서 이전과 다른 행보를 선보이며 자사가 구축한 콘텐츠와 하부 서비스들을 다른 콘텐츠보다 우선 노출하고 있는 것. 이 때문에 미국의 여행 사이트인 'TripAdvisor.com'의 경우 구글이 노출 방식 변경을 발표한 10월중순부터 구글에서 유입되는 트래픽이 10% 이상 떨어졌다. 이에 대해 구글은 외부 경쟁자 배체가 아닌 이용자 만족도를 기반으로 검색 노출방식을 바꾼 것뿐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지난 11월 EU 독점금지당국은 구글이 검색 결과를 조작했는지에 대한 여부를 조사하겠다고 공식 발의하기도 했다. 구글이 현재 무료로 서비스하고 있는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도 독점 전략의 일환으로 보인다. 안드로이드는 애플의 운영체제인 iOS를 따라잡기 위해 개방을 내세워 세를 불렸지만 영향력이 차츰 커지면서 폐쇄적인 정책을 취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OS 업그레이드 권한을 구글이 쥐고 있어 다양한 방식으로 관련 업체들을 통제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페이스북은 최근 이용자 정보를 독점적으로 관리하며 이익 창출에 힘쓰고 있다. 이 때문에 구글은 페이스북이 구글의 정보를 활용해 친구추천 등의 서비스를 제공한 데 비해 페이스북은 정보를 공개하지 않아 불만을 제기하기도 했다. 페이스북의 이 같은 전략은 개인 정보가 향후 온라인 광고 유치에 중요한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페이스북은 얼마 전부터 페이스북을 기반으로한 소셜 게임에 대한 수익 배분 기준도 자율에서 7대3 비율로 고정시키고 있다. 이외에도 중국 시장 진출을 위해 중국 당국의 자체 검열에 유연하게 대처하겠다는 의사를 밝히며 초기의 개방적인 모습을 줄여나가는 모양새다. 하지만 이런 전략 덕분인지 페이스북은 최근 구글을 제치고 미국에서 방문자 수가 가장 많은 사이트로 집계되기도 하며 승승장구하고 있다. 세계 최대 마이크로 블로그인 트위터도 자체 페이지뷰를 늘리기 위해 제3 개발자 인수에 나서며 개방보다는 독자적 행동에 나서고 있다. 한 트위터 관련 개발자는 "트위터가 응용프로그램개발환경(API)을 공개해 개발자들과 함께 성장했지만 규모가 커지면서 전략의 변화가 생긴 것 같다"며 "실제 트위터의 기업가치는 페이스북의 10분의 1 정도에 불과하는 등 수익모델이 명확하지 않기 때문에 이러한 방향 전환은 어쩔수 없는 측면도 있다"고 밝혔다. 무엇보다 이러한 업계의 '닫힌' 행보는 1위 업체에서 활발하기 때문에 IT업계의 트렌드가 변하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다. 국내 IT 업계 관계자는 "초기 전략이 어떻게 됐듯 1위 업체가 수익 창출을 위해 독점적 지위를 활용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이라며 "애플이 폐쇄적인 전략으로 아이폰 열풍을 일으킨 후 IT 업계의 개방성에 대한 맹신이 사라지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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