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품명에 삐삐 바람/식품업계 신세대 겨냥

◎해태 「삐삐 블랙」「삐삐 화이트」/롯데 「1004바」 오뚜기 「삐삐면」 등식품업계에 정보통신 바람이 불고 있다. 보수적 이미지를 갖고 있는 식품과 도전, 첨단의 이미지를 지니는 정보통신과의 만남은 다름아닌 식품업체들이 주소비층인 청소년들이 많이 이용하는 무선호출기(일명 삐삐)를 제품명으로 활용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제품으로는 해태제과의 초콜릿 제품인 「삐삐 블랙」 「삐삐 화이트」와 바형태의 아이스크림인 「0242」, 롯데제과의 「1004바」, 오뚜기에서 시판한 컵라면인 「삐삐면」 등이 있다.

해태제과의 삐삐블랙과 삐삐화이트는 초등학생을 겨냥한 제품이다. 해태제과는 초등학생들이 가장 갖고 싶어하는 것이 삐삐라는 사실에 착안, 지난 8월 시판이후 월 평균 8억원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또 조만간 선보일 예정인 포도 천연과즙을 함유한 아이스크림 「0242」는 신세대들이 무선호출기 이용시 자주 사용하는 약어를 브랜드화한 것이다. 0242는 발음나는 대로 쓰면 「연인 사이」로 들려 연인들 사이에서 주로 사용되는 암호다. 0242는 하나의 포장지속에 바가 2개 들어있어 연인들끼리 나누어 먹을수 있게끔 되어 있다. 해태제과는 이같은 제품특성과 브랜드의 궁합으로 인해 아이스크림 비수기인 겨울철에 상당한 매출을 올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처럼 무선호출기의 암호를 이용한 제품으로는 롯데제과가 지난 4월 내놓은 「1004바」도 들 수 있다. 이 제품은 원래 「후르츠바」로 선보였으나 「천사」를 의미하는 1004바로 바꾸어 인지도를 높이는데 성공했다.

이와함께 오뚜기는 지난 4월 「삐삐면」을 시판, 용기면 시장에서 높은 판매실적을 올리고 있다. 이에 오뚜기는 5월에는 「김치맛」과 「자장면」을, 7월에는 「새우맛」과 봉지면인 「삐삐면 새우 야채」를 추가로 시판했다. 삐삐면은 현재 월 15억원대의 매출액을 기록하고 있다.

이처럼 식품업체들이 삐삐 마케팅을 활발하게 전개하고 있는 것은 20대의 경우 절반이 삐삐를 소유하는 등 삐삐의 주이용자가 제품의 공략대상과 일치하기 때문이다.

컴퓨터·무선호출기·인터넷 등 첨단제품과 정보통신에 민감한 반응을 보이는 신세대들을 주소비층으로 삼고 있는 식품업계의 이같은 현상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문병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