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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 포커스] 외면받는 목돈 안드는 전세대출

코드형 상품의 초라한 행색… '제2 재형저축' 되나<br>국민주택기금과 수요겹치는데 금리 경쟁력은 오히려 떨어져<br>일선 영업점 상담고객 거의 없어 집주인 질권설정 거부감도 문제


목돈안드는 전세대출(2형)이 출시됐던 지난 23일 오후, 서울 종로에 위치한 A은행의 영업점.

하루 중 고객이 가장 많은 점심시간에 번호표를 뽑아 순번을 기다렸다. ‘대기고객 15명’. 월말 기업체 급여날짜와 겹치며 객장이 분주하게 돌아갔지만 정작 “목돈안드는 전세대출을 상담받고 싶다”고 말하는 기자에게 영업점 직원은 “(목돈안드는 전세대출을 문의하는) 오늘 첫 손님”이라고 답했다.

이날 목돈안든는 전세대출을 동시에 출시한 6개 시중은행 영업점 직원들 역시 “하루 종일 (목돈안드는 전세 대출과 관련) 영업점 내방 상담 고객이 1~2명에 불과했다”며 분위기를 전했다.

현 정부가 ‘렌트 푸어’ 구제를 위해 야심차게 출시한 ‘목돈 안드는 전세대출(2형)’이 전세자금마련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세입자들에게 ‘단비’가 돼줄 것이라는 기대가 컸다. 하지만 상품 출시 첫날 일선 영업점의 반응은 조용하다 못해 썰렁한 느낌이 감돌 정도였다.

일반 수신상품과 달리 대출의 경우 상담부터 대출 실행까지 일주일 정도가 소요되지만 목돈 안드는 전세대출은 출시 첫날 상담 고객조차 찾아볼 수 없었다. 그만큼 큰 관심을 끌지 못하고 있다는 얘기다.

일선 영업점 직원들은 “어느 정도 예상했던 결과”라며 오히려 담담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목돈 안드는 전세대출의 수요자와 국민주택기금 수요자들의 상당수가 겹치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목돈 안드는 전세대출이 ‘제2의 재형저축’으로 전락하는 것 아니냐는 회의적인 전망마저 나오고 있다.

◇‘국민주택기금의 틈새상품(?)=목돈안드는 전세대출은 부부합산 연소득 6,000만원 이하의 무주택 세대주를 대상으로 하고 있다. 이는 주택금융공사가 운용하는 국민주택기금 전세자금대출의 자격요건인 연소득 5,000만원 이하의 무주택 세대주랑 고객군이 상당부분 겹친다.



금리 경쟁력은 목돈안드는 전세대출이 확연하게 뒤진다. 목돈안드는 전세대출의 실제 평균 대출 금리는 대략 3%대 후반에서 4%대 초반 수준에 형성될 것으로 보인다. 반면 국민주택기금 전세대출(근로자 서민전세자금대출)의 금리는 3.3%로 목돈안드는 전세대출보다 최대 1%포인트 가량 저렴하다.

이 때문에 일선 영업점에서는 목돈안드는 전세대출을 국민주택기금 전세대출의 ‘틈새 상품’이라 인식하고 있다. 시중은행의 한 관계자는 “(목돈안드는 전세대출의) 최대 한도가 2억6,600만원이라는 사실을 빼고는 잠재수요자들을 유인할 요인이 적다”고 지적했다. 상품 자체의 경쟁력이 떨어진다는 뜻이다.

사각지대에 대한 아쉬움을 표하는 목소리도 있다. 무주택 세대주에 대한 지원에만 초점을 맞추다 보니 ‘하우스푸어 전세 세입자’ 등 일부 사각지대가 존재한다는 얘기다. 금융계 관계자는 “전세를 끼고 주택을 구입해 정작 본인은 전세에 거주하고 있는 유주택자 렌트푸어도 상당수 존재한다”고 말했다.

◇‘골치 아프다’며 저항하는 집주인=목돈안드는 전세대출에 대한 집주인(임대인)의 저항도 넘어야 할 산이다. 최근 출시된 목돈안드는 전세대출 2형은 세입자가 집주인에게 전세보증금을 납부하고 이를 받을 권리(보증금 반환 청구권)를 은행에 넘기는 방식이다. 이 때 집주인은 이와 관련한 질권설정에 동의하는 확약서를 작성해야 한다. 집주인들이 질권설정에 거부감을 보이고 있다. 금융계 관계자는 “질권을 설정하더라도 집주인에게 피해가 가는 것이 없지만 복잡한 서류작업 자체를 꺼리는 집주인들이 많다”며 “집주인이 반대해 목돈안드는 전세대출을 신청하지 못한다고 하소연하는 고객들도 적지 않다”고 말했다.

일선 영업점에서도 업무량 증가를 우려하고 있다. 은행 영업점을 내방하지 않는 집주인들을 일일이 찾아다니며 질권설정 확약서를 받아와야 하기 때문이다.

시중은행 영업점의 한 관계자는 “개인금융 대부계 전담 직원이 두 명인데 한 명은 동의서를 받기 위해 외근을 다녀야 할 판”이라고 한숨을 쉬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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