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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들리는 세계경제] 엔화 급락 배경과 전망

"1弗=150엔대까지 추락" 전망도나스닥 2,000 붕괴 소식에 가뜩이나 불안하던 아시아 통화가치가 급속하게 냉각되기 시작했다. 특히 나스닥 폭락에 따른 아시아 주식시장의 동반 하락과 엔저 우려는 아시아 통화에 최대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 ◇흔들리는 엔 일본의 경기 전망이 계속 악화되는 가운데 정치 불안까지 겹쳐 엔화 가치의 폭락은 더욱 가속화하는 추세다. 지난 12일 일본 4ㆍ4분기 경제성장률은 0.8%로 지난 3ㆍ4분기보다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지만 엔화는 이날 외환시장에서 한때120.50엔 선이 무너졌다. 뉴욕 산와은행 외환부 부사장인 제프리 유는 "엔에 대한 전망을 어둡게 보고 있다"며 일본 경제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을 드러냈다. 외환 전문가들은 엔화가 130~150엔대까지 하락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내놓고 있다. 특히 미국 경기의 움직임에 따라 일본 엔화의 하락폭이 결정될 전망이다. 13일 도쿄외환시장에서 장 초반 하락하던 엔화는 미국 경제에 대한 어두운 전망으로 달러도 약세를 보이면서 일단 진정되는 분위기였다. 그러나 미국 경기의 회복세가 가시화되면 엔화의 추락은 급격하게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니혼게이자이(日本經濟) 신문은 이날 오블리 G. 랜스턴의 수석 이코노미스트인 데이비드 존스의 분석을 인용, 엔화가 최악의 경우 150엔대까지 추락할 수 있다고 보도했다. 일본의 높은 부채규모도 엔화 하락을 부추기는 중요한 요인이다. 일본 정부의 재정적자는 국내총생산(GDP) 대비 6.7%를 차지하고 있으며 정부부채는 GDP 대비 136% 수준에 이른다. 또 전세계적으로 경제 상황이 악화되는 상황에서 일본의 재정적자 상황은 더욱 악화될 가능성이 높다. 결국 적절한 경기부양책 실시에 어려움을 겪어 엔화 회복은 더욱 어려워질 것이라는 분석이다. ◇혼조보이는 동남아 외환시장 압두라만 와히드 대통령을 둘러싼 정국 혼란으로 1만1,500대까지 급격하게 떨어졌던 인도네시아 루피아화는 13일 중앙은행의 시장개입으로 회복 기미를 보였다. 그러나 부채비율이 높은 인도네시아 기업들은 분기결산을 앞두고 달러 매입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는데다 현재 중앙은행을 제외하고는 달러공급처가 없는 상황이라 루피아화의 가치도 쉽게 회복되지 못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특히 인도네시아는 국제통화기금(IMF)와 구제금융에 대한 협상이 어떻게 이루어지느냐가 중요한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JP모건의 외환전략가인 레베카 패터슨은 "IMF로부터 구제금융이 이루어질 것이라는 소식이 루피아화 상승을 불러올 것"이라고 말한 반면 일부 전문가들은 IMF와의 불화로 인해 파리클럽으로부터의 58억달러 상당 채무재조정이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며 부정적인 전망을 내놓았다. 또 이날 타이완 달러도 주식시장의 약세에 영향 받아 하락세를 보이고 있으며 페소화도 하락세를 면치 못했다. ◇유로는 보합세 유로도 미국 나스닥 폭락에 따른 기술주의 하락으로 유로도 불안정한 움직임을 보였지만 미국 경제의 둔화가 당분간은 유로의 상승세를 자극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또 유럽금리도 현 수준에서 당분간 유지될 것으로 보이고 있어 올 하반기 미국 경제가 급속도로 회복하지 않는 이상 유로는 '1유로=1달러'시대를 향해 계속 전진할 것으로 보인다. 최원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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