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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종금 등 여신 초단기화/기업 자금운용 “하루살이”

◎재벌그룹마저 결제 허덕금융기관과 기업 및 금융기관간의 불신이 확산되면서 종금사 등 2금융권뿐 아니라 은행들의 기업여신까지 초단기화돼 재벌그룹조차 매일 자금결제에 허덕이고 있다. 22일 금융계에 따르면 최근 기아그룹에 부도유예협약이 적용된후 금융기관 여신이 길어야 한달, 심한 경우 하루짜리로 만기가 극도로 짧아지고 있다. 특히 종금사 등 2금융권뿐 아니라 은행마저 최근 자금난에 허덕이는 모그룹에 대해 교환 회부된 어음을 연장해주면서 만기를 하루로 정하는 등 조금이라도 부도설이 나도는 기업에 대한 여신운용을 초단기화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부도설에 휘말린 기업뿐 아니라 2금융권 여신비중이 높은 대기업들의 경우 매일 수백억원의 결제자금을 일부 상환하면서 연장하기 위한 피말리는 전쟁에 시달리고 있는 형편이다. 이처럼 금융기관 여신이 초단기화되고 있는 것은 근본적으로 최근 금융시장 불안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고 있는데다 금융기관과 기업, 금융기관간의 신뢰가 땅에 떨어졌기 때문이라고 금융관계자들은 지적하고 있다. 또 금융기관들마저 외국에서 차입한 해외자금의 만기가 갈수록 짧아져 외화수급을 맞추느라 매일 쩔쩔매고 있는 실정이다. 1백50억달러 규모의 외화자산을 운용하고 있는 대형 시중은행의 경우 70% 이상의 외화자산 만기가 단기화되고 있어 매일 10억달러 가량의 외화자금을 조달하고 있는 실정이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하루짜리 외화차입의 규모는 과거보다 크게 늘지않았지만 외화를 빌려주겠다는 해외 금융기관이 줄어들어 자금조달이 용이하지 않고 금리가 오르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종금사들의 경우 초단기화되고 있는 해외차입자금 부족분을 메우지 못하면서 이에 맞춰 원화자금의 운용까지 극도로 단축하고 있는 실정이다. 금융관계자들은 이같은 불신풍조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기본적으로 기아사태 해결과 함께 정부가 금융시장 안정을 위한 강력한 의지를 표명해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이세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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