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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가 1·4분기 5조원대 영업이익을 지켜낼 것이 확실시되는 것에 대해 재계에서는 "이재용 부회장이 이끄는 삼성호(號)가 궤도에 올랐다"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이달 초 공개한 갤럭시S6가 전 세계적인 호평을 받으면서 다음달 출시를 앞두고 있는데다 올해 첫 실적마저 선방한 것으로 분석돼 기분 좋은 첫발을 떼는 데 성공했기 때문이다.
삼성 안팎에서는 1·4분기 삼성전자 실적이 5조원에 미치지 못하며 다시 감소할 경우 이 부회장의 리더십에도 타격이 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었다. 전자 업계의 한 관계자는 "이 부회장이 지난해 3·4분기 '어닝쇼크' 이후 조직을 조용히 추스르며 턴어라운드의 기반을 닦았던 점이 효과를 보고 있다"고 평가했다.
◇반도체 초격차 전략으로 실적 견인=전자 업계의 1·4분기는 명절과 대규모 할인행사 덕분에 통상 실적이 좋은 4·4분기와 달리 계절적 비수기로 꼽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삼성전자가 지난해 4·4분기(5조2,880억원)를 뛰어넘는 영업이익을 달성하면서 업계에서는 앞으로 본격적인 실적 개선 드라이브가 걸릴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삼성전자가 사활을 건 갤럭시S6에 대한 반응이 뜨거운데다 실적을 뒷받침하는 반도체도 견조한 실적을 내고 있어 이 같은 기대감은 더욱 커지고 있다.
스마트폰 사업이 흔들리는 가운데서도 삼성의 방파제 구실을 했던 반도체, 그중에서도 메모리 반도체가 이번에도 영업이익 5조원을 견인했다. 업계에 따르면 반도체를 담당한 삼성전자 부품(DS) 부문은 1·4분기 3조원 안팎의 영업이익을 올린 것으로 보인다.
연간 십수조원대 설비·연구개발(R&D) 투자를 통해 경쟁사와 월등한 기술격차를 유지하는 '초격차 전략'으로 프리미엄 메모리 시장을 장악한 덕분이다.
삼성전자는 최신 D램 규격인 DDR4 D램 시장에서 70~80%의 점유율을 기록한 것으로 알려졌다. 프리미엄 스마트 기기와 대용량 서버 등에 탑재되는 삼성의 DDR4 D램은 20나노 공정으로 양산된다. 아직 이 공정 단계에 이르지 못한 경쟁사들보다 앞선 성능과 좋은 전력효율을 갖추고 있다. 여기에 업계 유일의 3차원(3D) 낸드플래시를 양산하면서 낸드 분야에서도 1위를 고수하고 있다.
◇갤럭시S6 효과 얼마나=반도체가 따라올 수 없는 1위 자리를 굳혔다면 남은 숙제는 다음달 출시를 앞둔 플래그십(대표) 스마트폰 갤럭시S6의 부활 여부다. 어쨌든 스마트폰이 확실히 살아나야 삼성전자를 둘러싼 위기론을 완전히 불식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전 세계 20개국에서 동반 출시되는 갤럭시S6에 대한 반응은 현재로서는 긍정적이다. 신종균 삼성전자 IM 부문 사장이 직접 나서 '프로젝트 제로(0)'라는 개발명 아래 바닥부터 제품을 다시 훑어 전작의 부진을 씻어낼 수 있는 작품을 만들어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금융투자 업계에서는 올해 삼성전자의 2·4분기 스마트폰 출하량이 8,450만대에 이르러 전년 대비 5% 이상 증가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다만 갤럭시S6가 워낙 고가의 부품들을 쓰다 보니 영업이익률 자체는 떨어지지만 매출 측면에서 외형을 키울 수 있다면 이는 삼성전자뿐만 아니라 계열사 전반의 실적 호전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이 고무적이다.
또한 삼성전자가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밀고 있는 기업간거래(B2B) 분야에서도 올해 의미 있는 결과가 나올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는 최근 독일 하노버에서 열린 정보기술(IT) 전시회 '세빗(CeBIT 2015)'에서 B2B 전용 브랜드인 삼성 비즈니스(SAMSUNG BUSINESS)를 처음으로 공개하며 시장 공략을 선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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