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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비 엇갈리는 금감원·산은 퇴직임원

● 금감원

'관피아' 논란에 발목… 재취업 사실상 차단

● 산업은행

성기영 등 부행장 출신들 잇달아 금융계 요직 진출

금융계 전반의 물갈이 인사가 진행되는 가운데 금융감독원과 산업은행 퇴직자들 간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금감원은 퇴직 임원들이 '관피아' 논란에 발목 잡혀 재취업이 사실상 차단된 반면 산은 부행장 출신들은 줄줄이 금융계 주요 요직을 꿰차고 있다.

금감원과 산은은 신입사원 공채시험을 같은 날 보는 '금융계 A매치' 경쟁자다. 재취업이 막힌 금감원 내부에서는 최근의 인사 추세와 관련, '산은이 훨씬 낫다'는 자조 섞인 푸념도 나온다.

27일 금융계에 따르면 산은 출신 성기영 전 부행장이 한국선박금융 사장에 취임했다. 한국선박금융은 대우조선해양 등 산은이 대주주인 회사들과 산은이 공동 출자한 회사다. 앞서 지난해 초 퇴임한 김윤태 전 부행장은 KB 계열사인 KB데이타시스템 사장으로 발탁됐다.

최근 퇴임 임원들 가운데 김열중·김상로 전 부행장 등이 아직 자리를 못 잡기는 했으나 올 상반기 산은캐피탈 등 계열사 사장단이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어 이 자리로 진출할 가능성도 높다.



반면 금감원은 최근 부원장보가 4명이나 대거 퇴임했으나 퇴직 임원들이 재취업 길이 사실상 막힌 상태다. 예전에는 각종 금융협회나 금융회사 감사로 나가는 것이 일반적이었지만 강화된 공직자 윤리법에 따라 3년간은 갈 곳이 거의 없다

설사 갈 자리가 생긴다 해도 금감원 출신 낙하산을 보는 시선이 여전히 매섭다는 것이 부담이다. 이에 따라 금감원 내에서는 국장들의 임원 승진 기피 현상과 함께 정년을 어떻게든 채우겠다는 분위기가 팽배하다.

금융계의 한 고위 관계자는 "관피아도 문제가 있지만 30여년을 금융감독 현장에서 뛴 전문 인력들이 버려지는 것도 국력 낭비"라며 "금융교육 등 다양한 분야에서 이들이 역량을 펼칠 기회를 만들어줘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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