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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닉스 D램 분쟁 패소 영향과 파장

한국이 하이닉스 반도체에 대한 미국의 상계관세 부과를 둘러싼 통상 분쟁에서 사실상 패소함에 따라 국내 반도체 산업에 대한 유럽연합(EU)과 일본 등 경쟁국의 `견제'가 강화될 것으로 우려된다. 세계무역기구(WTO)의 이번 판정으로 인해 하이닉스가 직접적으로 받는 영향은크지 않지만, 이번 판정이 유럽과 일본 등 국내 반도체 업계에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고 있는 각국의 향후 대응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관측되기 때문이다. 통상교섭본부는 이번 판정이 현재 진행중인 EU나 일본과의 분쟁에도 악영향을 미치지 않을지 우려하면서 향후 남은 분쟁에서 최선을 다해 대응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유럽과 일본의 `옥죄기' 심화되나 = WTO 상소기구는 28일 하이닉스의 D램 제품에 대한 미국의 상계관세 부과 조치가 WTO협정에 위배된다는 분쟁조정패널의 당초판정을 뒤집고 사실상 미국의 손을 들어줬다. 분쟁조정패널은 앞서 작년말 미국이 상계관세의 근거로 삼은 한국 정부와 채권단의 지원이 보조금에 해당한다는 미국측의 주장을 대부분 배척하고 한국에 유리한판정을 내렸었다. 상소기구는 쟁점사안인 미국의 상계관세가 적절한 것인지에 대한 견해는 담고있지 않지만 앞서 한국에 유리하게 나온 분쟁조정패널의 판단 기준이 잘못됐다는 점을 분명히 밝히고 있어 사실상 미국의 손을 들어준 셈이다. 일단 업계에서는 이번 결정이 직접적으로 하이닉스에 미칠 영향은 크지 않지만앞으로 남아있는 유럽이나 일본과의 통상 분쟁에 나쁜 영향을 미치지 않을 지 우려하고 있다. 하이닉스 D램을 둘러싼 EU와의 분쟁은 지난 17일 내려진 WTO 분쟁조정 패널의판정에서 한국이 부분 승소에 그쳤기 때문에 양측의 상소 가능성이 남아있는 상태다. 특히 당시 분쟁조정 패널은 지난 2001년 10월의 하이닉스 구조조정과 수출보험공사의 수출보증 및 산업은행의 회사채 신속인수 프로그램을 EU가 보조금으로 간주한 것은 협정위반이 아니라고 판정, 부분적으로 EU측의 손을 들어줌으로써 분쟁의불씨를 남겼다. 게다가 일본 정부는 작년 8월 엘피다 및 마이크론 재팬의 요청으로 하이닉스에대한 상계관세 부과 여부를 검토중인 상황이어서 이번 WTO의 결정이 `자극제'가 될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일본 정부는 자국의 D램 생산업체인 엘피다 등이 지난해 한국 정부의 보조금 지급을 이유로 하이닉스가 일본으로 수출하는 D램에 상계관세를 매겨줄 것을 요청하자이를 받아들여 조사를 벌여왔으며 조만간 예비판정을 내릴 것으로 알려졌다. 통상당국과 하이닉스는 상계관세 부과 결정이 나올 가능성이 그다지 높지 않은것으로 전망하면서도 일본이 예상을 깨고 전격적인 관세 부과 조치를 취할 수도 있다고 보고 대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이처럼 미국과 EU, 일본이 전방위로 상계관세 압박을 강화할 경우 모처럼 경쟁력을 회복해 워크아웃에서 탈피하려는 하이닉스에 악영향을 줄 것으로 전망된다. ◆하이닉스 "해외 공장으로 상계관세 난관 돌파" = 하이닉스는 예상밖의 이번판정에 대해 "별다른 영향이 없다"고 설명하면서도 WTO가 돌연 입장을 바꾼 데 대해내심 당혹스러워하는 분위기다. 하이닉스 관계자는 "이번 판정결과가 예상밖의 것이어서 아쉽긴 하지만 이미 지난 2003년부터 상계관세가 부과됐었고 지금까지 부과액이 매우 미미한 수준이어서별다른 영향은 없다"고 말했다. 실제로 하이닉스는 그동안 상계관세가 부과되는 상황속에서도 지속적인 구조조정을 추진, 7분기 연속 흑자를 기록하면서 실적이 호전돼 워크아웃 졸업을 눈앞에두고 있다. 하이닉스는 이처럼 전세계 각국 경쟁업계의 견제가 심화되고 있는 상황을 헤쳐나가기 위해 미국 현지공장(유진공장)을 설립하고 중국에도 합작공장을 설립하는 등상계관세에 대한 대비책을 추진해왔다. 하이닉스는 미국 현지공장의 생산 물량을 지속적으로 확대함으로써 상계관세 문제를 극복하고 대만 프로모스사와의 합작을 통해 수탁가공 물량도 늘려 나갈 계획이다. 여기에 지난 4월 중국 장쑤(江蘇)성 우시(無錫)시에 ST마이크로사와 합작으로착공한 반도체 공장이 올해말께 완공되면 해외 각국의 상계관세 문제를 원천적으로해결할 수 있다고 자신하고 있다. 하이닉스 관계자는 "이번 판정으로 경영 정상화 등에 미치는 영향은 거의 없다"면서 "미국과 중국, 대만 등에서의 생산 체제를 갖춤으로써 상계관세 문제를 해결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김지훈 송수경 정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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