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당나라 제국은 7세기에 세계의 중심이자 대제국으로 활동했다. 당나라의 수도 장안에는 동서양의 수많은 상인들이 오갔으며 세계 각지의 문물이 모여 들어 섞이고 융합하면서 찬란한 당삼채(세가지 빛깔의 도자기)를 비롯 화려한 세계 문화를 꽃피웠다. 이 모든 것을 가능하게 했던 군주가 바로 정관지치로 유명한 당태종 이세민이다.
정관정요는 세계 제국을 이룩했던 당태종과 신하들이 천하 경영을 놓고 서로 묻고 답하며 토론한 기록들을 모아 놓은 책이다. 거대한 제국을 무리 없이 이끌었을 뿐만 아니라 반석 위에 올려놓을 수 있었던 비밀의 일단을 엿볼 수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게 바로 정관정요다.
그러나 정관정요는 여러 판본이 혼재돼 있으며 편제시기를 정확히 특정할 수 없어 아직까지도 학계에서 논란이 분분하다. 이 책은 그 같은 여러 판본 중에서도 과본(戈本)을 토대로 세밀한 비교와 주석작업을 벌인 사회과학연구원 교수 셰바오청의 '정관정요집교'(貞觀政要集敎)를 저본으로 삼고 있다. 셰바오청은 수당대사(隋唐代史)의 대가로 알려져 있다.
당태종 이세민은 역대 최고의 명군 가운데 한 사람으로 꼽을 만하다. 그의 치세기간 중 중국은 정치적으로 안정되고 경제적으로 번영했다. 당 태종은 일찍이 사신들에게 이런 말을 했다. "구리로 거울을 만들면 의관을 단정하게 할 수 있고, 역사를 거울로 삼으면 천하의 흥망성쇠와 왕조 교체의 원인을 알 수 있고, 사람을 거울로 삼으면 자신의 득실을 분명히 알 수 있다. 짐은 일찍이 이 세 가지 거울을 구비한 덕에 허물을 범하는 것을 막을 수 있었다."
기초를 튼튼히 하고 자신을 끊임없이 갈고 닦는 것은 오늘날을 살아가는 현대인들에게도 필요한 자기계발의 일부라고 할 수 있다. 이처럼 정관정요에는 현대인들에게도 여전히 유효하고 새겨 두어야 할 경구들이 많이 담겨 있어 시대를 뛰어넘는 인문학의 고전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3만원./정승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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