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르네상스] 4. 위기는 기회다 삼성·LG, 中서 휴대폰매장 늘리고 브랜드 투자 늘려주문형 제품 공급등 복합전술 통해 불황 파고 넘어 ImageView('','GisaImgNum_1','default','260'); 중국 베이징 셔우드(首都) 국제공항에서 자동차로 30분 거리인 싼위엔치아오(三元橋) 인근 전자제품 양판장인 쑤닝(蘇寧)전기 매장. 1층 핸드폰 매장에 들어서자 선명한 삼성 로고 밑에 세련된 외모의 20대 여성들이 줄지어 있다. 이들이 찾고 있는 것은 삼성전자가 트렌드세터(유행을 만드는 사람) 고객군을 타깃으로 만든 ‘삼성 터치위즈폰’. 이들은 마치 ‘세상에서 이런 느낌은 처음’이라는 표정으로 폰을 만지며 감탄사를 연발한다. 잠시 뒤 말쑥한 차림의 30대 남성들이 풀터치 스마트폰인 ‘옴니아’를 구경하러 왔다. 이들의 모습도 20대 여성들과 별반 다르지 않다. 연신 “쩐 하오(眞 好ㆍ정말 좋다)”를 외치며 기꺼이 지갑을 연다. 세계 시장은 물론 중국에서도 모든 브랜드를 막론하고 수요가 10~20% 줄었다고 아우성이지만 고객의 요구를 제대로 파악하고 있는 혁신적인 기업에겐 ‘불황이 기회’임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불황이 오히려 기회=세계 경기 한파는 중국 베이징도 예외는 아니었다. 이를 입증하듯 중국 베이징 번화가 씨단(西單)에 있는 대약성백화점 매장은 한산하기 이를 데 없었다. 한 중국인 판매원은 “월 300대까지 팔리던 핸드폰이 9월 이후에는 200대로 줄었다”고 말했다. 때마침 매장 한켠에 설치된 대형 LCD TV에선 주가조작과 비자금 조성으로 최근 구속 수감된 황광위 궈메이(國美) 회장의 수사 속보가 흘러 나왔다. 쑤닝과 함께 중국 양대 전자제품 양판점 중 하나인 궈메이는 급기야 부도설까지 나돌면서 전자업계에는 일촉즉발의 긴장감이 감돌고 있었다. 오후 늦게 LG전자 중국본부를 찾은 기자는 “경기가 안좋아 너무 힘들지 않냐”는 위로의 말을 건넸다. 그러나 돌아 온 말은 예상 밖이었다. 핸드폰 영업을 총괄하는 이장화 상무는 “모토롤라와 100여 로컬업체들이 문을 닫거나 축소되는 이때야말로 절호의 기회”라며 “LG전자는 내년 투자를 2~3배 늘리겠다”고 말했다. 그는 “어제 서울로 출장을 가 본사에서 회의를 끝내고 지금 막 공항에서 돌아오는 길”이라며 “공격경영은 톱매니지먼트의 의중”이라고 귀띔했다. 실제로 LG전자 중국본부 사무실은 마케팅 강화 프로젝트에 여념이 없었다. 사무실 한켠에선 중국 전도를 걸어놓고 LG전자 휴대폰 매장 수를 최소 2~2.5배 늘릴 장소를 물색하고 있다. 다른 한켠에선 중국 CCTV 등에 올릴 휴대폰 광고시안을 품평하며 난상토론이 벌어졌다. 경기불황을 기회로 삼아 반전의 계기로 삼겠다는 건 비단 LG전자만이 아니다. 취재팀이 동경에서 만난 김영일 팬택계열 일본법인장은 “모든 사업자, 제조업체가 위기라고 생각하지만 기회도 될 수 있다”며 “엔화가 오르면 우리에게 유리하다”고 진단했다. 김 법인장은 내년에도 올해 수준의 휴대폰 판매량을 자신했다. 그만큼 드라이브를 걸겠다는 얘기다. ◇복합 전술로 파고 넘는다=“5,998위안(한화 132만원 가량)의 옴니아폰을 많이 찾아요. 주로 30~40대들이 옴니아폰을 사갑니다” 베이징 쑤닝 매장에서 만난 린밍(23) 매장관리 매니저는 “삼성은 비싸지만 디자인이 예쁘고 기능이 좋은 프리미엄폰의 대명사”라고 소개했다. 그에게 “그렇다 해도 중국 소비자들에게 너무 비싼 축에 속하는 옴니아가 잘 팔리냐”고 묻자 “없어서 못 판다”는 대답이 돌아왔다. 그러면서 그는 “삼성이 추구하는 마케팅 전략은 중국 전역에서 최고”라며 “특히 심도합작(주문형 휴대폰공급) 전략은 다른 제조사들이 배워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실제 삼성전자는 현지 통신사와 옴니아 심도합작 계약을 맺어 소비자가 지불하는 돈을 3,538위안으로 줄였다. 차액(2,460위안)은 현지 통신사가 보조금으로 지급하도록 한 것이다. 이상화 삼성전자 상무는 “내년에도 심도합작을 크게 늘려 불황의 파고를 넘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차이나모바일 등 중국 통신3사의 입맛에 맞는 휴대폰을 출시, 이들과 손잡고 시장확대에 나서겠다는 복안인 것이다. 삼성전자는 또 소비자들이 직접 휴대폰매장에서 휴대폰을 사는 ‘오픈마켓’을 겨냥, 브랜드 투자를 대폭 늘리는 등 마케팅도 한층 강화할 방침이다. 양동전술로 소비자와 사업자 시장을 공략, 시장점유율을 25%로 높인다는 전략이다. 삼성전자의 공격경영은 단지 중국에 국한된 국지전술이 아니다. 주우식 삼성전자 부사장은 지난 8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투자자 컨퍼런스에서 “내년 세계 휴대폰 시장 전망이 밝진 않지만 오히려 이를 기회로 삼아 세계시장점유율을 20% 이상으로 높일 것”이라며 “특히 미국과 유럽 등 선진시장에서는 통신사업자와의 관계를 돈독히 해 스마트폰 시장을 적극 공략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위기에 투자를 늘리고 공격경영에 나서는 삼성전자와 LG전자, 팬택의 모습에서 글로벌 경제위기가 끝나 세계경기가 회복세를 탈 때쯤 노키아를 제치고 세계 1위로 우뚝 선 한국 휴대폰 군단의 위용이 선명하게 그려졌다. ■특별취재팀=송영규차장(팀장)·이규진차장·황정원기자·임지훈기자 skong@sed.co.kr ▶▶▶ 관련기사 ◀◀◀ ▶ "차이나텔레콤등과 제휴 CDMA시장 적극 공략" ▶ "디자인중시 중국인 겨냥 고급기종으로 승부할것" 혼자 웃는 김대리~알고보니[2585+무선인터넷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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