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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스로 '베스트뱅크' 선정해놓고 1년안돼 독단경영이라 나가라니…

■ 금감원의 이율배반<br>"정치적 배경있나" 갈수록 의혹 증폭

지난해 2월 열린'대한민국 베스트뱅커대상' 시상식에서 최수현(왼쪽) 당시 금융감독원 수석부원장(현 금융감독원장)이 이장호 당시 부산은행장(현 BS금융지주 회장)에게 상패를 전달하고 있다. 이날 이 회장은 금감원장상인 '베스트뱅크상'을 수상했다. /서울경제DB

부산은행은 지난해 2월 국내 은행을 대상으로 최고를 고르는 '베스트뱅크'로 뽑혀 금융감독원장상을 받았다. 당시 은행장은 이장호 현 BS금융지주 회장이 겸직하고 있었다. 부산은행은 쟁쟁한 주요 시중은행을 제치고 상을 탔다. 지난 수년간 비약적인 성장을 거듭한 것을 인정한 것이었고 금감원은 이를 객관화한 점수로까지 매겨 부산은행을 거리낌없이 베스트뱅크로 선정했다.

그런데 그로부터 1년도 안돼 금감원의 입장은 180도 달라졌다. 지난해 9월 실시한 종합검사의 결과를 토대로 부산은행의 경영 행위를 공격했고 이를 명분으로 이 회장의 퇴진을 요구한 것이다. 그것도 금감원의 부원장이 직접 나섰다. 누가 봐도 '이율배반'일 수밖에 없고 퇴진을 요구한 배경이 석연치 않음을 알 수 있다.

◇압도적인 점수로 최우수 은행으로 선정해놓고…=지난해 2월 부산은행이 베스트뱅크로 선정될 당시 후원자는 금융위원회와 금감원이었다. 당시 선정 기준을 보면 ▦공익 추구 및 윤리경영 노력(30점) ▦사회공헌과 고객 만족도(20점) ▦리더십과 업계 기여도(20점) ▦고객 서비스 개선(20점) ▦경영성과 및 효율성(10점) 등으로 이뤄져 있다. 금감원은 이 같은 기준을 토대로 점수를 매겼는데 부산은행은 예상을 뒤엎고 1위를 차지했다. 실제로 부산은행의 자산은 지난 2005년 말 20조원에서 지난해 말에는 40조원으로 무려 두 배나 급증했다.

이후 7개월여가 지난 뒤 진행된 금감원의 검사에서는 상황이 달라졌다. 금감원 핵심 관계자는 6일 "이 회장 문제는 지난해 9월 검사 때 집중적으로 들여다봤다"며 "자신의 특정 인맥을 주요 자리에 앉히고 임원들이 본인에게는 아무 말도 못하게 할 정도로 문제가 심각했다"고 했다. 이 관계자는 "당시 이 같은 문제를 집중적으로 검사하면서 이 회장 측에 신호를 줬고 '시너지를 낼 수 있도록 경영에 집중하겠다'는 취지의 답변을 들었다"고 덧붙였다. 그는 "그때 어느 정도 끝난 얘기"라고도 했다. 간접적으로 이 회장의 '항복'을 받아냈다는 뜻이다.

그런데 이런 문제가 갑자기 다시 불거졌다. 조영제 금감원 부원장이 취임 후 대놓고 이 회장의 퇴진을 요구했기 때문이다. 금융계에서는 지금까지는 가만있던 금감원이 왜 갑자기 학맥과 지배구조 문제를 뒤지기 시작했는지도 궁금해한다. 지난해 말 현재 BS금융지주와 자회사 임원 54명 가운데 24명(44%)이 이 회장과 동문인 부산상고나 동아대 출신이지만 이는 말 그대로 해묵은 일이다. 퇴진을 요구할 명분이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직접적으로 이 회장을 제재한 게 없으면서도 초법적인 권한을 행사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이고 결국 다른 '무엇'이 있다는 얘기다.



◇정치적 배경 있나=이번에 퇴진을 요구한 조 부원장의 이력도 독특하다. 조 부원장은 공교롭게도 지난 2009년 파생상품 투자 실패 책임을 물어 황영기 KB금융지주 회장에게 중징계를 내릴 때 선봉에 섰던 인물이다. 당시 은행서비스국장을 맡아 황 회장의 징계를 주도했다. 전직 금감원 고위 관계자는 "KB 회장을 하고 싶던 인물이 선진연대를 통해 황 회장을 몰아내도록 꾸민 일이었다는 소문이 금융계에 나돌았다"며 "그때도 내부적으로는 무리한다는 말이 많았다"고 했다.

일각에서는 고 노무현 전 대통령 고교 후배로 민주당 측 인사들과 친분이 두터운 것이 원인이 된 것 아니냐는 말도 있다. 하지만 이 회장의 경우 부산ㆍ경남 출신의 청와대 인사와 새누리당 국회의원들과의 친분도 있다는 점에서 의문이 가시지 않는다. 금융권 고위 관계자는 "내부적으로 최고경영자(CEO)를 노리는 사람이 있거나 낙하산을 보내기 위한 수순 아니겠느냐"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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