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독일, 일본 등 선진국 제조기업의 지난해 실적이 크게 개선된 반면 우리는 오히려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29일 LG경제연구원의 ‘선진국 제조기업의 경영성과 좋아지고 있다’ 보고서를 보면 우리 제조기업의 매출액 증가율은 지난해 1.1%(전년 대비)로 2013년 2.1%에서 뒷걸음질 쳤다. 반면 미국은 3.1%에서 4.7%로, 독일은 1.2%에서 4.4%, 일본은 4.6%에서 6.2%로 개선됐다. 한국은 루블화 폭락으로 경제 전체가 휘청인 러시아(4.5%), 브라질(3.5%)에도 못 미치는 등 비교대상 10개국 중 가장 저조했다.
기업의 내실을 보여주는 영업이익률도 암울했다. 우리는 지난해 3.7%로 전년과 동일했다. 반면 미국이 2013년 3%에서 지난해 4%로, 독일이 5.8%에서 6.6%, 일본이 4.4%에서 4.9%로 상승했다. 비교 대상 10개국 중 영업이익률이 전년에 비해 개선되지 않은 곳은 한국 뿐이었다. 이번 분석은 각국 상장 제조기업을 대상으로 실시됐다.
가장 큰 이유는 환율이었다. 2013~2014년 달러대비 원화 가치는 7% 상승했다. 역시 비교 대상국 중 가장 높았다. 이에 반해 엔화는 무려 24.5% 하락했고 달러도 2.5%(달러 인덱스로 산출)상승하는 데 그쳤다. 유로도 3.4% 상승해 우리의 절반에 불과했다.
세계 각국이 “그래도 경제성장의 원동력은 제조업”이라며 다시 제조업 강화정책을 펴는 것도 원인이다. 미국은 그동안 해외로 빠져나간 제조 공장을 다시 국내로 불러들이는 ‘리쇼어링(reshoring)’정책을 펴고 있으며 독일도 ‘제조업 4.0’을 기치로 걸었다. 엔저를 앞세워 제조업 구조조정을 실시하는 일본도 마찬가지다.
특히 선진국 제조기업들은 개선된 실적을 바탕으로 미래 먹거리 창출을 위한 투자에 적극 나서고 있다. 우리 기업의 경쟁력이 장기적으로 타격을 받을 수 있다는 이야기다. 미국의 매출액 대비 설비투자 비율은 2010년 2.2%에서 지난해 3%로 상승했다. 독일도 같은 기간 3.2%에서 4.1%로 상승했고 일본도 2.6%에서 3.2%로 증가했다. 한국만 2011년 4.5%에서 지난해 3.4%로 역주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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