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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의보감] 체질·질병 상태에 맞는 음식이 보약

‘식이약’(食而藥)이라 하여 일상에서 먹는 음식이 약과 같은 것이라는 말은 고전에 속하는 상식이다. 음식을 보약처럼 먹는 최상의 방법은 역시 다양한 식품을 골고루 먹는 것이다. 만일 몸에 특정한 질환이나 질병이 생겼다면 약 처방을 받는 것과 함께 도움 되는 식품을 일상 식단에 추가하는 것으로 더욱 빠른 치료 효과를 기대할 수가 있다. 매일 먹는 밥 한 가지만 예를 들더라도 비장과 위장에 허열이 있어 음식을 잘 토하고 신(腎)의 기가 허해 소변이 깨끗하게 잘 나오지 않고 남성이 약해졌을 때 좁쌀이나 옥수수쌀을 섞어 밥을 지으면 효과가 있다. 위장이 차가워 생기는 만성적 소화불량, 설사와 진땀이 나거나 여성의 대하에는 찹쌀밥이 도움 되고, 기가 허해 오는 소화불량에는 보리밥이 도움 되며, 성질이 따뜻한 수수는 만성 설사와 구토증상을 개선한다. 마찬가지로 체질이나 질병 상태에 따라 그에 맞는 채소나 과일을 알아두고 즐겨 먹으면 건강 유지에 도움이 될 수 있다. 그러나 어떤 증상에 어떤 음식이 좋다는 소문만 가지고는 내게 맞는 음식을 구하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사람의 질병은 표면상 똑같은 증상이 나타난다 하더라도 그 원인은 차가워서 온 것과 뜨거워서 온 것, 기가 넘쳐서 온 것과 부족해서 온 것으로 각기 상반되는 경우가 허다하다. 만일 증상의 원인을 정 반대로 잘못 판단하여 예컨대 뜨거워서 나타나는 증상에 열을 더하는 음식을 먹는다면 병은 더욱 악화될 수가 있다. 체질을 따라 먹는다는 경우도 있는데, 사람의 체질은 건강상태 질병의 종류에 따라 언제든지 다르게 나타날 수 있는 것이므로 너무 고정관념처럼 따를 필요는 없다. 내게 도움 되는 음식이라도 오히려 지나치게 먹음으로써 역효과가 나타나는 경우도 있다. 성질이 뜨거운 고추는 습사를 없애고 혈액순환을 도와 감기를 쫓는데 도움이 되지만, 만일 몸이 허하여 땀이 많이 나는 감기라면 먹지 말아야 하며, 평소에도 너무 많이 먹으면 위와 간을 손상시킬 수 있다. 마늘 역시 따뜻한 식품으로 해독과 곪는 질환 등에 효과가 있으나 지나치면 간을 손상시키며 양기를 약화시킨다. 간이 손상될 때는 눈에 위해를 끼칠 수도 있다. 어혈을 없애고 신장을 따뜻하게 하여 정력제로 알려진 부추는 지나치게 먹으면 정신이 혼미해지고 눈이 어두워질 수 있다. 만능 영양제인 사과도 지나치면 심장과 신장에 부담을 줄 수 있으며, 배는 몸이 차가운 사람이 너무 많이 먹지 않는 게 좋다. 무엇이든 지나쳐서 좋은 것은 없다. 이은주ㆍ서울 강남구 역삼동 대화당한의원장ㆍ한국밝은성연구소장ㆍwww.daehwad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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