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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산가족 상봉 1년, 김애란 할머니의 오늘

"지속되지 않을 꿈이라면 차라리 만나지 말것을…""꿈같은 만남이었지만 지속되지 않는 꿈이라면 차라리 만나지 않았던 편이 좋았을 것 같습니다." 지난해 8ㆍ15 제1차 남북이산가족 상봉에서 가장 극적인 장면으로 온 국민의 기억속에 남아있는 남쪽의 어머니 김애란(87ㆍ서울 마포구 서교동)씨와 북쪽의 아들 량한상(70)씨의 병원 재회. 당시 량씨는 어머니의 생존을 확인하고도 노환으로 상봉장에 나오지 못한 어머니 김씨를 보지 못하다가 평양으로 떠나기 직전 남북당국의 배려로 세브란스 병원에서 짧은 만남을 가졌다. 아직도 노환으로 자리에 누워있는 노모 김씨만 보면 가슴이 아프다는 양한종(65)씨는 "어머니가 나이가 드셨으니 몸이 아픈 것은 어쩔 수 없다 하더라도 죽은 줄로만 알았던 형님의 생존 사실 때문에 어머니가 더 이상 편한 마음으로 쉬시지 못하는 것을 보면 안타깝기만 하다"고 지난 1년을 회상했다. 양씨는 "지난해에는 어머니께 '형님이 1년후에 다시 온다'고 말하며 병간호를 했지만 이제는 무슨 말을 해야할 지 모르겠다"면서 "아직 판단력이 있으신 어머니도 형님을 다시 볼 수 없다는 사실을 알고 계신 것 같다"고 말했다. 양씨는 "한동안 형님과 함께 북한에 있는 형수님과 조카까지 다시 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지만 현재 상황은 부정적"이라면서 "차라리 모르고 지나치는 편이 나았을 아픔을 건드린 것 같다"고 말했다. 양씨 가족은 6ㆍ25 전쟁 당시 형 한상씨의 자진월북으로 이산가족이 된 후 지난해 이산가족 상봉전까지 한상씨에 대한 얘기는 금기사항이었다. 양씨는 "가족들이 모이면 어머니께 형님이야기를 해드린다"면서 "가끔 상봉때의 장면을 담은 비디오를 어머니께 틀어드리지만 눈이 나쁘신 어머니는 화면속의 형님의 모습을 제대로 보시지 못한다"고 아쉬워했다. 양씨는 "형님이 떠날때 '다시 돌아올때까지 꼭 건강히 살아계시라'고 어머니께 한 말이 아직도 귓가에 울린다"면서 "어머니가 돌아가시기 전까지 한번만이라도 다시 형님을 볼 기회가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오철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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